[coc | 카베] 크리그어 ZERO
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
ZERO
W. 청서
같이 싸워요,
카라는 제 파트너잖아요?
KPC.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PC. 카라 프리지아
플레이 타임: 대략 7시간
엔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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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색과 잿빛이 맞닿는 경계 위로 하얀 김이 번져옵니다.
차가운 바람이 눈을 얼리는 듯한 감각에 눈가를 문지르면, 뒤에서 당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두툼하게 쌓인 눈이 내딛는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뒤 돌아보면 안 돼, 내면의 목소리가 당신을 꼬집듯이 속삭입니다.
그리하여 당신은 하염없이 앞으로 걸어갑니다.
남은 시간은, 앞으로.
완전히 지쳐버린 다리가 더 이상의 움직임을 거부하고 멈춰선 순간, 당신은 새하얀 눈밭 위로 고꾸라집니다.
코와 입 안으로 쓰라린 냉기가 밀려 들어옵니다.
이미 끝나버린 이야기의 다음이 궁금해지는 이유는 뭘까.
종장의 다음 장을 넘기는 손길에 후회가 없다면.
그리고 카라는 강한 충격과 함께 눈을 뜹니다.
오른쪽 다리의 강렬한 통증이 뇌를 뒤흔듭니다.
아니, 아픈 건 둘째치고, 귀가 찢어질 듯한 소리와 진동에 잠이 완전히 달아났습니다.
자세히 보니 허벅지에 총알이 스쳐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HP -1d4
카라 : 1D4 (1D4) > 1
이성 판정.
카라 : cc<=90 이성체크 (1D100<=9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1 > 51 > 보통 성공
카라는 빠르게 진정하고 상황을 정리합니다.
어디서 날아온 총알이지?
며칠 연속으로 외곽에 몰려드는 크리쳐를 사냥하고 수면 부족에 시달리던 참입니다.
식사할 시간도 없어 먹은 음식이라고는 초코바 몇 개와 뒤집어쓴 크리쳐의 체액 뿐입니다.
노동법이 뭔가요? 아무래도 크리쳐 군인의 권리는 보호 받기 힘든 편이죠.
이러한 피로와 총의 상태, 그리고 상처를 보니 아무래도 불침번을 서는 도중 잠든 모양입니다.
그것도 안전 장치가 해제된 총에 몸을 기댄 채로.
그러니까 당신은.. 본인의 총에 맞은 거죠.
몇 초 지나지 않아, 기대고 앉은 텐트가 몇 번 꾸물거리더니 지퍼가 열리는 소리와 함께 낯익은 머리가 튀어나옵니다.
잠이 덜 깬 베나스가 목만 쑥 내놓고 이쪽을 봅니다.
머쓱한 상황에 눈과 눈이 마주친 채 잠깐의 정적.
부스스한 머리 아래 덮인 자다 깬 얼굴은 무슨 일인지 설명해 보세요… 라는 듯한 표정입니다.
이러는 동안에도 하얀 눈밭 위로 붉은 웅덩이가 지고 있습니다.
카라 : …잘 잤어? (머쓱한 침묵…) 불침번을 서다 깜빡 잠들어 버렸어. …이 정도는 용서해줄래? (재빠르게 들고 있던 총에 안전장치를 건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 뭐어, 피곤할 만도 한가요! 설마하니 카라가 그럴 줄은 몰랐지만요~ (텐트를 열어 공간을 낸 후, 들어오라고 손짓합니다.)
응급 치료 상자를 열어 붕대와 소독약을 찾아낸 베나스는 침낭에서 꾸물꾸물 벗어나 카라의 상처를 지혈해줍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많이 피곤한 것 같기도 하고, 슬슬 본부로 돌아갈까요?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사실 피로 때문이 아니더라도 한 번 돌아갈 생각이긴 했어요! 위에서부터 소집이랑 공문이 내려왔거든요~
베나스는 들고 다니는 작은 노트북을 꺼내 열곤 그대로 돌려 카라도 볼 수 있게 해줍니다.
의아한 기분으로 화면을 보면 ‘승급전'이라는 세 글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카라 역시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게, 승급전은 베나스가 입사 직후, 일반 대원에서 단박에 최강의 인류라는 명예로운 호칭을 얻고 이 구역의 대표로 임명된 계기니까요.
이렇듯 말단조차 이 모의 전투에서 능력을 증명하면 크게 인정받을 수 있을 정도로 권위 있는 시험입니다.
카라 : 승급전... 확실히 너희에게는 관심 있는 이야기겠지만, 나랑은 뭔 상관인데, 그거.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당연히~ 상관있죠! 지금의 제 파트너는 카라잖아요? 소집 대상에 카라가 포함되어 있는 걸 보면, 승급전 참여 허가가 떨어진 거나 다름없기도 하고요~
카라 : ...귀찮아...... 지금이라도 다른 사람 알아보면 안 돼? 꼭 나랑 가야겠어?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카라가 같이 가주면~ 제가 소장님께 말씀드려서 휴가라도 얻어볼게요~! 승급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그 정도는 들어주시겠죠!
카라 : 난 휴가 없어도 돼... 좋은 성적 낼 자신도 없고... ......역시 네가 다른 파트너를 알아보는 게 나을 것 같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안돼요! 카라 아니면 안된다고요~! 으음, 이건 어때요? (제 목 부근 툭툭) 초커, 잠시 동안이라도 해제해보고 싶지 않아요?
카라 : 해제할 수 있는 거였어? ...........아, 알았어. 협조할게. 같이 가자고. 날짜 언젠데? 확인해봐.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약속한 거예요! (탄성 내지르고는 노트북을 조작해 페이지를 아래로 내립니다.)
베나스가 페이지를 맨 아래까지 내리면, 카라는 소집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소집은 오늘 오전 7시까지입니다.
그리고 현재 시각은 오전 5시 55분입니다.
잠시간의 적막이 흐릅니다.
텐트와 짐을 아무리 빨리 정리해도 5분, 여기서부터 숙소까지 전속력으로 뛰어가야 시간 내로 도착할까 말까, 심지어 소집에 응하지 않으면 탈영으로 간주해 무거운 처벌이 내려옵니다.
멍하니 화면을 보고 있으면, 어깨에 손이 올라옵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렇게 됐으니 1시간 내로 달리면서 회복해줘요~ 할 수 있죠?
베나스는 뻔뻔한 표정으로 양 주먹을 꾹 쥐며 파이팅! 포즈까지 취합니다.
카라 : ......되겠냐?!
…어쩐지 허벅지 상처가 쓰라려옵니다.
걱정이 무색하게 두 사람이 도착한 시각은 소집 시간으로부터 5분 전입니다.
도착 직후, 카라의 건강 판정입니다.
카라 : cc<=60 건강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7 > 67 > 실패
총상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이 구역의 모든 대원들이 소집된 듯, 본부 내에는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곳곳에 보입니다.
두 사람이 들어선 순간 이목이 집중되는 건 분명 기분 탓은 아니겠죠.
구역을 대표해 최전방에서 활동하는 것도 일종의 명예나 영광처럼 여겨지는 것 같으니까요.
베나스는 선선한 표정으로 신발끈을 고쳐 묶곤 카라에게 말합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소장님한테 이번 활동 보고하고 올 테니까요! 여기서 얌전히 있어요~
카라 : 얌전히 있을게. 다녀와.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손 가볍게 흔들곤, 저 멀리로 사라집니다!)
그렇게 카라는 휴게실 자판기 앞에 덩그러니 남겨집니다.
의자가 넉넉하게 비어있어, 적당한 자리에 앉아 목이라도 축이며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판기에는 온갖 종류의 음료수가 있는데, 옆에 붙은 판넬을 보니 요즘 사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건 팥사과사이다라고 하네요.
카라 : 뭔… 인간들은 이딴 걸 마시는구나… (자판기는 외면한 채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버린다. 조금이라도 쉬어 둬야지…)
카라가 쉬고 있으면 복도 너머에서 한 무리의 대원들이 걸어옵니다.
절도 있는 발걸음 소리는 익숙하지만, 전혀 처음 보는 얼굴입니다.
애초에 크리쳐 출신에 정식 입사 시험을 거치지 않아서 동기가 없는 카라가 아는 대원이 그리 많지는 않겠지만요.
가장 키가 큰 대원 하나가 이쪽을 보더니 성큼성큼 다가옵니다.
콘라드 신 : 반갑습니다. 실물로 뵙는 건 처음이네요, 카라 씨. 우리 구역을 대표하는 대원이라 그런가, 정말 얼굴 한 번 보기 힘드네요.
낯선 얼굴의 대원은 싹싹하게 웃으면서 말을 걸어옵니다.
심리학 판정이 가능합니다.
카라 : cc<=40 심리학 (1D100<=4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9 > 39 > 보통 성공
짓는 표정 만큼 그렇게 달가워하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콘라드 신 : 제 이름은 콘라드입니다. 일을 워낙 잘 해주셔서 최전방까지 나갈 일은 별로 없지만, 크리쳐 몇 체 정도는 잡아본적 있어요.
콘라드 신 : 아, 음료 한 잔 드시겠습니까?
카라 : 사 주신다면 감사하지. (고개 끄덕인다.) 내 이름은 알지? 카라.
콘라드 신 : (동전을 넣고, 팥사과사이다를 구매해 카라에게 내밉니다.)
콘라드 신 : 파트너랑 합을 맞추기 힘들지 않나요? 아, 베나스하고는 입사 동기거든요.
카라 : ...힘들어. 오늘도 난 승급전 같은 거 관심 없다고 했더니 온갖 수단을 쓰면서... 진짜 귀찮아.
콘라드 신 : (하하,) 그 친구가 조금 그런 면이 있죠. 그런데 정말 놀랐어요. 보통 구역 대표라고 하면 대대적으로 실력을 인정 받은 사람이 차지하는데, 처음 보는 대원이 갑자기 임명되어서요. 물론 당신의 실력이 의심 된다는 건 아니고요.
카라 : 아...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음료수 캔 따서 마신다.) 불만이야? 그럼 지금 나랑 일대일 떠서 이기시든가.
콘라드 신 : 앗, 설마 화난 건 아니죠? 그냥 웃자고 하는 이야기잖아요. 뭐, 당신의 출신이나 진짜 능력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다는 건 사실이지만요.
카라 : (존나 어디까지 지껄이나 하는 눈…) 내 파트너 놈이랑 성격이 똑같네. 동기끼리도 닮아가는 게 있나? 똑 닮았는데. 어딘가 돌아버린 점이.
콘라드 신 : 베나스랑 한데 묶이니까 기분이 좀 그러네요? 돌았다니 말씀이 심하시네. 틀린 말은 없잖아요? 낙하산? 이라고 하나? 아니, 저는 잘 모르는데, 그런 소문이 돌기도 하더라고요. 설마 아니겠지만요. 그런데 아시겠지만, 저희 소장님이 워낙 여기저기 정치계 쪽에 입김이 세다 보니… 아하하.
그가 말하는 내용은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카라가 크리쳐 군인이라는 사실은 AOC내에서도 극소수만이 알고 있는 군사기밀이므로….
하지만, 듣다보면 슬금슬금 속에서 짜증이 밀려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놈이 뭐라는 거냐… 이 몸은 크리쳐라고… 까진 아니더라도, 새벽까지 크리쳐를 잡고 왔는데 이런 소리를 듣고 싶진 않을 테니까요.
콘라드 신 : 그런데 그 초커는 뭔가요?
콘라드는 카라의 목걸이형 폭탄을 보며 관심을 표합니다.
알아서 뭐할건데, 이게 리모콘으로 폭파시킬 수 있는 단두대라는 사실을…….
카라 : (그러게 니가 알아서 뭐 할 건데...) 폭탄. 생포되어서 고문 당하거나 지금처럼 너 같은 놈들이 깝칠 때 동반자살하는 용도. (침묵...) 농담. 파트너가 준 선물이야.
콘라드 신 : 살벌한 농담이네요. 베나스라면 폭탄을 선물해도 이상할 건 없겠다, 라는 생각이 들지만요. 그런 파트너라도 잘 맞으니 같이 오신 거겠죠?
카라 : 잘 맞을 리가??? 내겐 발언권이 없었으니 가만 있었던 거지. 얼마 전에는 이런 귀찮고 짜증나는 놈이랑은 파트너 하기 싫다고 생떼 쓸 뻔 했다고. 넌 얘 성격 안 싫냐?
콘라드 신 : 저런, 많이 힘든 모양이에요. 베나스 성격이야 유명하죠. 그래도 어쩌겠어요, 실력이라도 좋은 파트너라 다행이지 않나요?
적당히 카라의 간을 보며 살살 놀리던 콘라드는 손목 시계형 모니터를 힐끔 확인하곤 상쾌한 표정으로 웃습니다.
콘라드 신 : 이런, 승급전 좌표가 전송됐네요. 우리 잘 해봐요.
그 말을 들은 카라 역시 손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니터가 반짝이며 몇 가지 텍스트를 흘려 보내고 있습니다.
텍스트는 타야 하는 헬기와 도착 장소로, 카라 역시 아는 곳입니다.
보고를 끝낸 베나스가 돌아옵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카라~! 많이 기다렸어요? 이번 승급전은 시시포스 산에서 한다던데~! 당장 헬기부터 타러 가요!
카라 : 어어... 따라갈게. 야, 근데 너 콘라드라는 녀석 알고 있냐? 입사 동기라던데.
베나스는 어쩐지 웃음 섞인 표정을 지으며 허공을 쳐다봅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 사이에 콘라드도 만났어요? 이것 참~
카라 : 만났으니 묻지. 머리 파래서 재수 없는 놈. 아니야?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네, 맞아요! 승급 시험의 2등이었죠~ 그리고 제 파트너였고요!
카라 : 아하… 이해가 가네. 파트너끼리는 닮아가나 봐.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럼 카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절 닮아가는 걸까요~!
카라 : 절대 싫어.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너무하네요~ (히히.) 콘라드가 뭐라고 했어요?
카라 : 나보고 낙하산이라고 대차게 까고 갔다. 아무것도 모르는 인간 주제에...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요컨대, 시비를 털고 갔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카라한테 화풀이했다면 저 때문일 거예요~ 2인 1조였는데도 저만 화제가 되고 찬밥 신세로 밀려났거든요. 워낙 명예욕이나 인정 욕구가 커서, 무시하는 편이 좋아요~!
카라 : 그런가, 뭐... 애초에 아무것도 모르는 인간이 하는 소리니까 크게 화나지는 않았어. 이제 됐으니까 빨리 앞서 가기나 해.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맞다~! 늦기 전에 가요! 이쪽이에요~
두 사람이 헬기에 몸을 실으면 두 사람을 태운 기체는 저 너머의 산맥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릅니다.
헬기 안에서 장비를 점검하던 베나스가 문득 던지듯 말합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이렇게 된 거 내기하지 않을래요? 누가 1등을 차지하는지 말이에요.
이 녀석 벌써 둘 중 하나는 1등이라고 확신하고 있어….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이긴 사람이 소원 하나 들어주기로 하고.
카라 : 둘 중 하나는 1등일 거라는 그 자신감 뭐야? 난 자신 없는데.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야 우리는 최강이잖아요~ 아까 보고하면서 카라 초커건을 물어봤는데 소장님이… 아, 아니다. 이런 거 관심 없죠? 내기도 관심 없고요?
아주 치사하게 나오네요.
카라 : …한 번은 어울려 줄게. 딱 한 번 뿐이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진작에 이렇게 나오지 그랬어요~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럼, 소장님이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는 1등이 되고서 알려줄게요~
카라 : 네가 이렇게 치사하게 굴잖아...
베나스의 히죽이는 얼굴을 보고 있자면, 얼마 지나지 않아 헬기가 도착합니다.
하늘은 흐릿한 회색입니다.
한기를 품은 바람이 뼈까지 스며듭니다.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쌓인 눈을 밟고 집합 지점까지 도달하면, 이번 승급전의 규칙이 공개됩니다.
사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한 듯, 헬퍼들이 대원들에게 GPS를 달아줍니다.
허공에는 소형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이 수십 대가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카라 : 생각보다... 단순한 규칙이네.
문득, 콘라드와 눈이 마주칩니다.
그는 아까처럼 태평한 표정으로 이쪽을 보더니, 이내 가까이 다가옵니다.
콘라드 신 : 방송이라도 되면 재미 있을 것 같은데, 아쉽네요. 싸우는 모습이 공개되면 우리도 인기도 많아지지 않으려나?
베나스가 태평하게 응수합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러게요, 그러다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면서 군인 아이돌로 데뷔하면 되겠네요!
카라 : 야, 야. 하지 마. 그러다 싸우겠다.
뭔가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잠시 오가는 듯 하더니, 콘라드가 웃으며 두 손을 휘젓습니다.
콘라드 신 : 오해할까봐 미리 말씀 드리는 건데, 악의 같은 건 없어요. 격차를 알고 있으니 라이벌로 삼을 생각 같은 것도 없고. 옛날이라면 모를까.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렇다네요, 카라~ 제가 이렇게 유능해요~!
카라 : 악의 없으면 적당히 꺼져주지 그래? 보다시피 우리 애가 웬만큼 미친 놈이 아니거든.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미친놈이라뇨! 꼭 잊을 만하면 그 소리를 하네요~
카라 : 그럼 네가 제정신이야?
콘라드 신 : 하하, 이거.. 저는 안중에도 없으시네요.
콘라드 신 : 그런데, 저 말고도 두 분께 그런 지저분한 마음을 품은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아서요. 조심하는 편이 좋겠어요. 규칙 잘 읽어보셨죠?
콘라드 신 : 살상탄을 쓰지 말라는 말은 있지만, 공격하면 안 된다는 규칙은 없잖아요?
그 말을 들은 뒤 대원들이 있는 무리를 향해 시선을 돌리면, 그들 중 대다수와 시선이 마주칩니다.
의식하지 못했는데 열렬한 감정입니다.
경계, 경외, 견제, 혹은 시선만으로는 알 수 없을 그 어떤 것까지.
관찰 판정.
카라 : cc<=50 관찰력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0 > 90 > 실패
그 안에서 콘라드의 파트너를 발견합니다. 그는 제복 후드를 깊숙하게 눌러쓴 채, 당신과 눈이 마주치면 슬쩍 시선을 돌립니다.
카라 : 아하, 콘라드라는 놈을 필두로 다같이 공격하러 오겠구나~ 네가 나 때문에 고생이 많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뭐~ 저런 사람들이 무더기로 온다고 해도, 우리한테 위협이나 되겠나요!
정신이 팔린 사이에 허공에서 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것으로 시작입니다. 동선이 꼬이지 않도록 한 팀씩 진입이 시작됩니다.
두 사람은 마지막 진입팀입니다.
베나스는 카라에게 눈짓하곤 설산 안으로 진입합니다.
베나스와 카라는 앞선 팀과의 거리를 줄이기 위해, 산길을 따라 달려갑니다.
새하얗게 눈이 내려앉은 검은 가지들이 행로를 막아서, 드러난 살갗을 할퀴고 베어냅니다.
짧게 한숨을 내쉰 베나스가 총 옆에 달린 전환 레버를 당겨 근거리 모드로 전환합니다.
작동 방식은 간단합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총 옆면에 달린 작은 스위치 레버를 누르면 총구의 길이가 줄어들고 수납된 검이 튀어나옵니다.
검날은 일격에 크리쳐의 핵을 부술 수 있도록 특수한 금속을 사용해 제련되었습니다.
살상탄 역시 발사할 수 있지만, 사정거리는 기존 모드에 비해 압도적으로 짧습니다.
요약하자면 검과 탄환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근접전용 무기입니다.
안전 거리를 확보할 수 없을 때 사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카라 : 시야가 가려지잖아. (전환 레버를 누르고 가지를 쳐낸다.)
그때, 깔끔해진 시야 너머로 서너 체의 금속형 크리쳐가 로켓 모양으로 딱딱한 몸체를 재조립하고 빠르게 돌진해옵니다.
새로운 무기를 시험할 좋은 상대네요. 카라, 베나스 도검 판정.
카라 : cc<=80 근접전(도검)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 > 6 > 대단한 성공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cc<=95 근접전(도검) (1D100<=9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0 > 20 > 어려운 성공
강철처럼 단단하던 금속형 크리쳐의 껍데기가 단숨에 4등분으로 조각납니다.
드러난 핵 역시 깔끔하게 4등분으로 절단된 상태입니다.
누가 해치운 것으로 할까요?
카라 : (조각난 핵을 주워든다.) 야, 이건 내가 해치운 거지. 빨리 인정해.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에이~ 그래도 반 정도는 제 지분이 있지 않을까요?
카라 : 속 좁네 진짜… 이번만 같이 해치운 걸로 치자. 받아. (핵의 한 조각 집어서 던진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탁 받고는) 감사~! 역시 파트너라면 나눌 줄 알아야죠!
카라 : 경쟁이라며...
그러게요, 경쟁인데 말이죠!
어찌 되었든 나아갑시다.
중간부터 길이 끊깁니다.
두 사람은 절벽을 올라서야 합니다.
절벽 코스의 경우, 경로가 짧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올라갈 때까지 시간이 단축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은 떨어지면 살짝 아프다는 것.
절벽 코스
벽면의 바위는 눈이 쌓여 단단하고 차가운데다 미끄럽기까지 합니다.
높이를 생각하면, 아무리 봐도 떨어졌을 때 살짝 아픈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카라와 베나스는 제복 허리춤에 묶여 있던 로프와 갈고리를 사용해 절벽을 타고 올라갑니다.
두 사람은 동시에 오르기 판정을 시도합니다.
카라 : 야… 너 이거 오를 수 있겠냐?
그 전에, 상호 [협력]한다면 보너스 다이스가 지급됩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글쎄요~ 해보기 전엔 모르죠?
협력의 기준은 세 가지로, 구두를 통해서라도 확실하게 서약해주세요.
1. 로프와 고리로 서로의 허리와 허리를 연결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끊지 않는다.
2. 둘 중 한 사람이 위험해지면 반드시 도와준다.
3. 등반 중에 전투가 발생할 경우 전투보다 당장의 암벽 등반을 우선시한다.
카라 : 경쟁은 잠깐 멈추자. 협력하면서 가자고.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정말~ 까마득할 정도로 높네요! 좋아요. 여기서 다치기엔 아까우니까요~
카라 : 연결한 줄 멋대로 끊지 않기로 하고… …그래도 내가 떨어지면 끊어버려도 돼. 난 도와줄 필요 없어.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에이, 파트너인데 어떻게 그러겠어요? 누가 떨어지면 같이 떨어지는 걸로 해요~!
카라, 베나스. 보너스 주사위 두 개 지급합니다.
오르기 판정.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cc(+2)<=20 오르기 (1D100<=2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2] > 7, 37, 17 > 7 > 어려운 성공
카라 : cc(+2)<=20 오르기 (1D100<=2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2] > 73, 33, 3 > 3 > 대단한 성공
지금부터는 본격적인 암벽 등반 시간입니다.
두 사람이 로프에 의지해 절벽을 오르고 있으면, 녹슬대로 녹슨 금속을 꺾는 듯한 소음이 들려옵니다.
울음소리입니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비행 중인 생체형 크리쳐 한 무리가 진액을 흘리며 이쪽으로 돌진하는 광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 가장 앞에 선 무리의 대장은 아가리를 벌리고 끔찍한 비명을 질러댑니다. 시작부터 쉽지 않네요.
허공을 배회하며 두 사람을 노리던 생체형 크리쳐 중 하나가 날쌔게 이쪽으로 날아듭니다.
공격 목표가 정해졌습니다. 카라는 크리쳐의 행동을 읽어 로프를 방어할 수 있습니다.
카라 : (여러 번 위협 사격 하며 서로 연결한 로프 사이를 방어한다.)
생체형 크리쳐는 카라를 공격합니다. 이를 회피하기 위해 로프를 잡아당기다 절벽 끝에 쓸려 로프가 마모됩니다.
로프의 HP -1, 잔여 로프 HP 14. 1ROUND가 종료됩니다.
위협사격을 피해 길게 선회한 크리쳐가, 다시금 목표물에 날아듭니다.
공격 목표가 정해졌습니다. 카라는 크리쳐의 행동을 읽어 로프를 방어할 수 있습니다.
카라 : 야... 다시 말하지만 내가 떨어지면 끊어도 된다. (로프 위쪽으로 검 휘두른다. 수비 주사위 결과 5!)
카라의 공격에 놀란 크리쳐가, 바로 방향을 틀어 거리를 벌립니다.
로프 HP 손실 없습니다. 2ROUND가 종료됩니다.
마지막 라운드입니다. 크리쳐도 두 사람이 곧 땅을 딛으리란 걸 알고 있는지, 더욱 집요하게 덤벼듭니다.
공격 목표가 정해졌습니다. 카라는 크리쳐의 행동을 읽어 로프를 방어할 수 있습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카라의 멋진 수비 솜씨에 휘익~ 휘파람 붑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전생에 허수아비였던 거 아녜요?
카라 : 옆에서 헛소리나 할 거면 끊는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좀 난폭한 허수아비~
카라 : (아... 내가 진짜 끊어야 되나?)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농담이에요, 사랑하는 거 알죠?
카라 : 어어, 나는 안 사랑해. (암벽의 튀어나온 부분을 강하게 딛고 사격 자세 취한다. 수비 결과는 10.)
크리쳐는 카라 위로 대범하게 날아들어, 로프를 쥐어뜯습니다. 로프 HP -5.
두 사람은 생체형 크리쳐들에게 로프를 전부 쥐어 뜯기기 전에 절벽 꼭대기에 도달해냈습니다.
앞서 올라가던 베나스가 먼저 땅에 발을 내딛고 이쪽을 향해 손을 뻗습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어쨌든 전 사랑하니까 괜찮아요~!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자, 수고했어요!
카라 : (손 꽉 맞잡아 올라온다.) 떨어질 수도 있는데 아무렇지 않게 손 내미는 자신감 뭐야? 그러다 언젠가 크게 다친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제가 떨어지는 날엔 카라가 잡아주겠죠~
참 근거 없는 확신입니다.
카라 : ...?? 나 믿지 마.
두 사람은 산길 코스로 이동합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반대 상황이라면~ 저도 그럴 거거든요!
- 산길 코스
경사는 가파르긴 해도 오르기 힘들 만큼 험준하지 않습니다.
바닥에 쌓인 눈은 군화로 밟을 때마다 푹푹 꺼집니다.
카라 : 사람은 일반적으로 머리가 터지면 죽는다는 건 알지?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죽으면 카라가 절 위해 울어주겠죠?
나무가 촘촘한 저지대보단 고지대쪽이 싸우기도 편하고 상대할 수가 많을 테니, 이대로 크리쳐를 발견할 때까지 올라갑니다.
최대한 안전한 코스만 골라서 걸은 끝에, 두 사람은 딜레마와 마주합니다.
바로 20m 정도의 흔들 다리.
나무는 곳곳이 썩어 지나가기에 영 꺼림칙한 상태입니다.
카라 : 안 울 거 같은데...
하지만 이걸 지나지 않으면 길이 없습니다. 선택지가 없네요.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황당해하는 걸로 그칠까요~!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뒷목 긁적이다, 흔들다리로 먼저 발을 내딛습니다.)
베나스가 발을 내딛으면, 음산한 삐걱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카라 : 어느 날 죽어버리면 크게 놀라고.... ... 그게 전부일 것 같은데. 그러니 죽지 마. ...제발 조심 좀 하고! (뒤에 바짝 붙어서 걷는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놀라기라도 해줘서 다행이네요! 말이야 이렇게 하지만, 이르게 죽을 계획은 없으니까요?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요, 카라의 듣기 판정.
카라 : cc<=50 듣기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8 > 78 > 실패
돌연, 베나스가 멈춰섭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포위당했어요.
빈말은 아니었던 모양인지, 흔들 다리의 도착지와 출발지의 나무 뒤에서부터 몸을 숨기고 있던 몇몇 대원들이 정체를 드러냅니다.
두 사람에게 적의를 품은 게 역력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 사람이야? 낙하산.”
“그런가봐. 저런 사람이 부당하게 콘라드 씨의 자리를 꿰차고 있을 줄이야.”
“자존심도 없는 거 아니야?”
그때, 도착지에 있는 한 무리의 대원들 뒤에서부터 콘라드가 뻔뻔한 표정으로 나옵니다.
콘라드 신 : 저런, 저는 그렇게까지 말한 적은 없지만요.
콘라드 신 : 하지만, 능력을 증명하지 못하는 사람이 높은 곳에 있는 것도 어불성설. 승급전이 끝날 때까지만 잠깐 어딘가에서 쉬게 해드리는 것 정도는 괜찮을지도.
6D6 (6D6) > 16[1,1,5,1,6,2] > 16
말이 끝나자마자, 16명의 대원들이 스위치를 당겨 근접용 무기로 전환시킵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잠깐 어디서 쉬게 해준다니, 어디 고급 호텔이라도 잡아준 거예요~?
베나스가 이죽거리는 한편, 무기를 고쳐쥡니다.
카라 : 내가 낙하산이면 니들이 어쩔 건데. 일대일로 뜨자니까 치사하게 우르르 몰려와서...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러게요, 저 사람들은 자존심도 없나 봐요~!
콘라드 신 : 글쎄요, 동굴 같은 곳이라도 넣어드린다거나. 이렇게 크리쳐가 드글거리는 산엔 호텔은 커녕 별장 하나 없을 테니까요. 후후, 하지만 수행하다보면 깜빡하고 두고 가버릴지도 모르죠. 운이 나쁘면 동사하려나? 낙하산인지 아닌지는, 이 자리에서 판가름날 테고요.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래요? 어때요, 카라. 시시포스산 메리어트 동굴에서 숙박하고 싶어요?
카라 : 겠냐? 그랬다간 넌 죽을 거 아냐.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쵸~! 저도 마음에 들지는 않네요~
입구에 선 대원들이 흔들 다리의 끈을 끊어버리려고 합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콘라드가 이를 제지합니다.
콘라드 신 : 모처럼 두 사람의 실력을 볼 수 있는 기회인데 아깝지 않나요? 직접 상대해봅시다.
전투가 시작됩니다.
실격되지 않기 위해선, 살상탄을 사용하지 않은 채 이들을 제압해야 합니다!
카라 : cc<=80 근접전(도검)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3 > 13 > 대단한 성공
카라 : 1d8+1d4 피해(근거리/도검) (1D8+1D4) > 5[5]+4[4] > 9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cc<=95 근접전(도검) (1D100<=9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9 > 79 > 보통 성공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1d8+0 피해(근거리/도검) (1D8+0) > 3[3]+0 > 3
카라, 아주 약간의 상처를 남기고 대원들을 기절시킵니다.
베나스, 어딘가 부러뜨려, 전치 1개월 이상의 부상을 입히고 기절시킵니다.
둘이 합쳐서 12명을 쓰러트렸네요!
남은 적들이 베나스를 공격합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cc<=70 회피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1 > 71 > 실패
베나스, HP -3.
카라 : 아... 총을 못 쓰는 게 아쉽네. 크게 다쳤어?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좀 깊게 베이긴 했지만~ 이만하면 멀쩡한 편이죠!
카라 : 그래, 그럼 계속 간다.
카라 : cc<=80 근접전(도검)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6 > 46 > 보통 성공
다시, 카라의 턴입니다.
카라 : 1d8+1d4 피해(근거리/도검) (1D8+1D4) > 7[7]+3[3] > 10
카라가 남은 적들을 부러뜨려(...) 제압합니다.
간신히 마지막 대원까지 쓰러뜨리면, 그 자리에 멀쩡하게 남은 건 콘라드와 두 사람 뿐입니다.
콘라드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습니다.
콘라드 신 : 낙하산… 정말 아니었던 건가요?
카라 : 겠냐? 부모 얼굴도 모르고 연줄 하나도 없어.
카라가 대답한 순간, 싸우는 내내 위태롭게 흔들리던 다리가 끊어집니다.
순식간에 추락하는 카라를 붙잡은 건 베나스입니다.
베나스는 끊어져 줄만 남은 다리를 붙잡은 채 매달려 간신히 버티나 싶더니… 그 줄마저 눈앞에서 뚝, 하고 끊깁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아, 뭣같네요~)
카라 : 야, 베니! (손 뻗어 감싸안는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정말로 떨어질 줄은 몰랐어요~!!
두 사람은 끝을 모를 높이를 지나, 그 아래로 맥 없이 떨어집니다.
..
...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카라는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떨어지며 부딪쳤는지 머리에서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본다면,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죠?
당신의 옆에는 베나스가 피를 흘리며 누워 있습니다. 이름을 부르거나 흔들어 깨워보아도 의식이 없습니다.
원하는 판정 가능합니다.
카라 : cc<=55 응급처치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0 > 40 > 보통 성공
카라 덕에 지혈은 완료되었습니다. 상처는 크지 않지만 추락 당시의 충격으로 인해 깨어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카라 : 야, 야... 목숨 던져서 지켜줬더니... 이 자식이... (하는 수 없네... 들쳐메듯 업어요...)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내리던 눈발은 차츰차츰 거세집니다.
폭풍이라도 밀려오는 것인지, 무시무시할 정도로 거센 바람이 온몸을 할퀴고 지나갑니다.
등에 업은 베나스는 군복 탓인지 무겁기 짝이 없습니다.
압도적인 체력과 회복력을 지니고 있는데도, 끔찍한 추위에 온몸이 덜덜 떨립니다.
그때, 카라는 흐릿한 눈발 너머로 무언가의 윤곽을 발견합니다.
놀랍게도, 허름한 통나무 집입니다. 외관은 당장 무너질 것처럼 조촐하지만, 들어가면 잠깐은 추위를 피하고 베나스를 눕힐 수 있겠네요.
카라 : 어쩔 수 있겠냐고... (바로 문 열고 들어선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내부는 의외로 그럴싸합니다. 방과 간이 주방, 거실이 있어서, 하나하나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카라 : (방 안으로 들어간다.)
가구라곤 거의 찾아보기 힘든 삭막한 방입니다.
사람이 살았던 흔적은 있지만, 그것도 꽤 오래 전인 것 같네요.
[간이 침대]와 [등산용 가방]을 하나 발견합니다.
카라 : 아, 무거워 죽겠네! (베니는 침대 위에 던져놓고 침대 꼬라지를 눈으로 대충 살펴요)
간이 침대 위에는 곰팡이 핀 모포 하나와 누렇게 변색된 베개가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위생 상태는 모르겠지만... 지금 그런 걸 따질 때는 아니죠.
카라 : .........괜찮겠지?
당장 더 나은 대안을 찾기도 어렵습니다. 아마 괜찮을 겁니다.
카라 : (걱정되는지 자꾸만 돌아보며... 등산용 가방 열어본다.)
등산용 가방을 열면, 오래된 비스킷과 캠핑용 가스 버너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밑바닥에는 구겨진 영수증이 몇 장 깔려 있습니다.
카라 : 어, 이거... 언제까지 사람이 살았으려나. (영수증이 발행된 날짜를 확인해 본다.)
관찰 판정.
카라 : cc<=50 관찰력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4 > 24 > 어려운 성공
1년 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간이 주방이나 거실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카라 : (간이 주방으로 나간다...... ...근데 정말 여기 눕혀놔도 괜찮겠지?)
정 걱정된다면, 체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도 찾는 게 좋겠네요. 구급상자 같은 물품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고요.
간이 주방은 가스 버너 하나 없는 조촐한 주방입니다.
벽장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카라 : (벽장 열어본다.)
캔으로 된 [레토르트 토마토 스프]와 [물] 몇 개를 발견합니다.
또한, 물을 끓일 수 있는 냄비 역시 찾을 수 있습니다.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식탁까지 있어, 불이 있다면 배를 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카라 : 버너 하나도 없지만... (거실로 나간다.)
소파와 벽난로가 있습니다.
실내로 들어왔어도 여전히 뼈가 시릴 정도의 추위가 도사리고 있으므로, 불을 피우는 쪽이 좋을 것 같습니다.
카라는 무엇이든 타당한 사유와 방법이 있다면 자유롭게 판정에 시도할 수 있습니다.
카라 : (누구나 주머니에 챙겨다니는... 건 아닌데 만약을 위해 챙겨뒀던 파이어 스틱 나무 위에 대고 칼로 마찰 일으켜 봐요...)
행운 판정으로 가봅시다.
카라, 행운 판정.
카라 : cc<=60 행운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8 > 38 > 보통 성공
카라, 불을 피우는 데 성공합니다!
스프라도 데워 먹을까요.
카라 : 딱히 배는 안 고프지만... 사람 일 어찌 될지 모르니까... (물과 스프 들고 와서 데워 봐요)
스프가 뜨끈해질 즈음, 베나스가 수척한 표정으로 모포를 덮고 나옵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와~ 저 주려고 하는 거예요? (기웃거립니다.)
카라 : 오... 죽은 줄 알았는데. 너 먹어. 몸 상태는 괜찮아? 어디 부러진 데 없어?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이런 걸로는 안 죽죠~! 맛있겠다~! (얼른 옆에 붙어 앉습니다.) 그냥저냥 괜찮아요~.. 떨어지기 전에 베인 부분이 더 아픈데요?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스프 먹으려고 들고 나온 서류 묶음 내려둡니다.)
카라 : 그 종이 다발은 뭐야?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우물거리다,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 말합니다.) 아~ 베개 밑에 있더라고요! 산장 주인과 관련된 것 같아서 가져왔어요~ (카라 쪽으로 서류 슥 밉니다.)
서류 뒤로는 연구자가 조사한 델타의 연구 결과가 상세하게 적혀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델타. 지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크리쳐의 4~5배나 되는 거대한 체구의 생체형 크리쳐.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스 부호를 알고 있어, 인간과 의사소통을 한 기록이 있다.
그 기록을 살펴보면, ‘건드리지 마' 라거나, ‘죽여버리겠어' 등, 공격적인 신호가 대부분이다.
델타와 조우 후의 생존률은 10% 이하. 그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아 살아남은 전례가 있다.
그렇다면, 적대적인 대처를 하지만 않으면 약간이나마 교류가 가능하지 않을까?
이를 시도하기 위해, 델타가 자주 발견되는 지역에서 그를 기다리기로 결심했다.
목숨을 건 시도지만, 성공하면 상급 크리쳐 연구에 큰 기여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놀랍게도, 그 뒤로는 그가 델타에게 모스 부호로 대화를 시도하다 어느 정도 라포 형성에 성공한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두 사람은 크리쳐와 인간인데도요.
하지만, 연구 일기는 1년 전에 뚝 끊겨 있습니다.
카라 : ......이 산에 이 정도나 되는 괴물이 있다고? 우리 지금 위험한 거 아냐?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어느새 스프 절반 넘게 먹어치우고) 저랑 카라가요? 아무리 절벽에서 떨어졌다곤 해도~ 저런 녀석에게 당할 정도는 아니죠!
카라 : 이 집의 주인은... 역시 죽었으려나?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크리쳐에게 당하지 않았을까요? 델타라는 녀석에게 말이에요~
카라 :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합리적이겠지. 그런 것보다도, 우린 이제 어떻게 돌아가냐...
마침 카라와 베나스의 손목에서 신호가 반짝거립니다.
본부의 알림입니다.
벌써 승급전의 절반이 지났다는 건조한 공지와 함께 중간 순위가 공개됩니다.
1위는 콘라드입니다. 그 다음은 굉장히 생소한 이름이 이어지는데, 아마도 콘라드의 파트너인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의 이름을 찾아 한참 내리면, 거의 맨 아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크리쳐 사냥은 한 번도 하지 못 했으니, 나란히 최하위권입니다.
베나스야 좌천되면 그만이지만, 카라는 쓸모 없다고 상부에 찍히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AOC 소속 연구소의 최대 걸작.
인권이라곤 조금도 존재하지 않는 전투 병기 크리쳐, 그게 카라입니다.
적어도 좋은 꼴이 되지 못 하겠죠. 다시 연구실로 돌아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베나스는 기록을 보곤 다시 총과 짐을 챙겨 나갈 채비를 합니다.
카라 : 너 다친 데는 괜찮은 거 맞지?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럼요~ 움직이는 거 보면 몰라요? 이제 슬슬 몸 풀릴 때도 됐죠! 스프는 잘 먹었어요!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거기다! 안 괜찮아도 움직여야죠! 최하위라니~ 가오를 위해서라도 이렇게 끝낼 순 없어요!
카라 : ...그럼 가자. 지금 순위 되게 자존심 상하니까.
이곳은 새하얀 설산, 베나스는 당신을 향해 총을 겨누며 말합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래요. 같이 싸워요. 카라는 제 파트너잖아요?
마지막에는 한 마디 덧붙입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리고, 지금은 싫어도 총을 쥐는 게 좋을걸요~
쿵!!!
문가에 육중한 무언가가 몸을 냅다 들이박는 소리가 들립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불을 써서 들켰을까요~?
베나스는 작게 중얼거리고 안전 장치를 해제합니다.
이 산장의 내구도를 생각했을 때 공성전은 별로 현명한 대처가 아닐 것입니다.
베나스는 문을 발로 걷어찹니다.
6D6 (6D6) > 30[3,5,6,6,6,4] > 30
두 사람은 생체형 크리쳐 30마리를 확인합니다.
아무리 크리쳐라고 해도 추위는 천적인듯, 새파랗게 질려 있습니다.
끈적끈적한 점액으로 온몸을 두른 듯, 표면이 번들거립니다.
전투가 발생합니다.
카라 : 그럼 마다하진 않지... 안 그래도 열받아서 화풀이 상대가 필요했는데.
카라, 사격 혹은 도검 판정.
카라 : cc<=80 사격(라/산)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8 > 88 > 실패
카라 : 앗, 빗나갔어. 맡길게? (무책임함!)
정신이 복잡한 탓인지, 크리쳐들은 카라의 총알을 피해냅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카라도 참~ 제가 카라 몫까지 다하는 수밖에 없네요!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cc<=95 사격(라/산) (1D100<=9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0 > 10 > 대단한 성공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4d6+0 피해(크리쳐탄/사격) (4D6+0) > 20[6,4,4,6]+0 > 20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나머진 부탁할게요~?
카라 : 내가 없어도 알아서 잘 하네, 너...
카라 : cc<=80 사격(라/산)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3 > 43 > 보통 성공
카라 : 4D6+1d4 피해(크리쳐탄/사격) (4D6+1D4) > 15[3,5,5,2]+2[2] > 17
카라와 베나스, 손쉽게 크리쳐들을 처치합니다!
전투가 종료되는 순간, 베나스가 당신의 이름을 외칩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카라!
카라 : 어?
그 순간, 카라는 허공으로 붕 떴다가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강렬한 충격에 눈 앞이 점멸하다 돌아옵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조심하세요, 상급 크리쳐예요! 아아아, 여기까지 유도 당했나 봐요!
뱀처럼 긴 무언가가 꼬리로 카라의 배를 끌어안고 질질 끌고 갑니다.
베나스가 따라오지만 크리쳐의 속도를 완전히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그 정확한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몸을 돌리면, 카라는 기이하게 목만 구렁이처럼 긴 크리쳐와 눈이 마주칩니다.
번들번들한 눈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두 사람을 별장에서 끌어내기 위해 다른 크리쳐를 부리다니, 보기 드물 정도로 똑똑하고 영악한 크리쳐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근처에서 발견될만한 상급 크리쳐라면… 문득, 아까 읽은 상급 크리쳐와 관련된 문서를 떠올립니다.
이 녀석이 델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델타가 카라를 붙잡은 탓에, 베나스가 쉽사리 이쪽을 공격하지 못합니다.
카라 : 나 맞아도 상관 없으니까 그냥 쏴!!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아니, 지금 그런 말이 나와요?! 그랬다가 저 녀석이 카라를 쥐어 터트리면 어쩌게요!
카라 : 터져도 승급전이 끝나기 전까지는 수복해 볼게!!!!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cc<=95 사격(라/산) (1D100<=9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2 > 42 > 어려운 성공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렇다면야...!
베나스가 총을 쏘면, 델타는 길게 비명을 지르며 날뛰기 시작합니다.
표면에서 분비되는 산이 살갗에 닿을 때마다 쓰라리고, 여기저기 휘두를 때마다 어딘가에 부딪혀 고통스럽습니다.
얼마간 제자리에서 괴로워하던 델타가, 몸을 웅크리더니 단숨에 도약해 뛰쳐 올라갑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어,
완전히 멀어지기 전, 베나스가 몸을 던져 델타의 꼬리를 붙잡습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안되겠다, 어떻게든 빠져나와봐요!
베나스가 외치지만, 말이 쉽지, 미친듯이 날뛰는 크리쳐에게 붙잡힌 채로 싸우기는 영 어렵습니다.
카라 : 되겠냐고!!!!!
카라는 무기를 사용한다고 선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제대로 다루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카라 : (머리 쪽을 향해 사격해 본다. 너무 흔들려서 조준하기 힘들지만!)
카라, 사격 판정.
카라 : cc<=80 사격(라/산)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9 > 39 > 어려운 성공
카라가 총을 쏘면 꼬리를 잡은 베나스의 어깨 주변을 스칩니다.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지만, 더 공격해보긴 어려울 것 같네요!
카라 : 야, 괜찮아?!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뭐 지나갔어요?!
생체형 크리쳐의 산은 튼튼한 제복조차 녹여버립니다.
전신이 타는 듯한 고통에 이성 판정 0/1.
카라 : cc<=90 이성체크 (1D100<=9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4 > 84 > 보통 성공
카라 : 뭐 괜찮으면 됐어!!!!!
이성치 감소 없습니다.
베나스 역시 양손의 장갑이 전부 다 녹아 손바닥이 새빨갛게 물들어 있습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이 겨울에 이토록 뜨거운 감각이라니~! 어이가 없네요~!
베나스는 어느 정도 적응한 것 같습니다.
카라 : 농담할 때냐!!
쏜살처럼 달려나가던 델타는, 어딘가로 뛰어듭니다.
그리고, 카라와 베나스는 여기저기서 낯익은 비명을 듣습니다.
사냥할 크리쳐를 찾으며 탐색하던 AOC 대원 한 무리입니다.
어느덧 그 높이를 다시 거슬러 올라온 모양입니다.
그 중에는 콘라드도 보입니다.
그는 두 사람을 보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콘라드 신 : 어떻게 다시 여기까지…?
베나스는 매달린 채 사색으로 대꾸합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크리쳐 버스 탔어요~
카라 말대로 농담할 상황은 아닙니다.
델타가 거대한 아가리를 벌려 앞에 있는 대원들을 눈에 보이는 대로 삼키기 시작합니다.
대원들 역시 저마다 총을 겨누거나, 달려들며 저항을 시도합니다.
카라와 베나스의 행운 판정입니다.
카라 : cc<=60 행운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5 > 45 > 보통 성공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cc<=56 행운 (1D100<=56)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3 > 83 > 실패
베나스는 대원들이 잘못 쏜 총이나 휘두른 검날에 맞아 다칩니다. HP -1D3
베나스가 결국 잡고 있던 꼬리를 놓치고 바닥을 뒹굽니다.
델타가 다른 대원들에게 정신 팔린 지금이 기회입니다.
어떤 공격 판정이든 가능합니다.
카라 : 제발 이거 좀... 놓으라고!!!!!!
카라 : cc<=80 근접전(도검)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2 > 22 > 어려운 성공
카라는 검날로 크리쳐를 찌르곤, 느슨해진 틈을 타서 빠져나옵니다.
조금만 더 잡혀 있었다간 전신이 부러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카라를 놓친 델타가 포효합니다.
뱀 같이 긴 몸을 뒤로 한 번 젖히더니, 끈적끈적한 살덩이를 다시 어딘가로 향해 길게 뻗습니다.
표적이 된 콘라드는 찰나의 순간 창백하게 얼어붙은 채, 그쪽을 쳐다봅니다.
그러나, 그의 뒤에서 후드를 뒤집어 쓴 사람이 콘라드를 밀치고 대신 잡힙니다.
그를 포획한 델타는 재빠르게 몸을 돌려 빠져나갑니다.
아마 둥지로 향하는 것 같습니다.
콘라드 신 : 오데트!!
콘라드가 소리 지릅니다. 아마도 콘라드의 파트너였던 것 같습니다.
다른 대원들이 따라가려는 콘라드를 만류하지만, 콘라드는 미친 사람처럼 그들을 떨치고 달려가려고 합니다.
베나스는 조금 진정한듯, 너덜너덜한 장갑을 벗어 던지곤 콘라드를 비롯한 대원들 앞으로 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합니다.
특히 콘라드를 보는 눈이 묘하게 냉랭합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저건 아마 상급 크리쳐 델타로 추정됩니다. 돌아다니던 도중 발견한 장소에서 연구 일지를 찾아냈거든요. 먼저 공격 안 한다고 적혀 있었는데~ 굉장히 포악하네요.
만류당해 제자리에 주저앉은 콘라드가 연신 고개를 흔듭니다. 어딘가 얼이 빠져나간 표정입니다.
콘라드 신 : 아니, 델타… 가, 아니야.
카라 : 야, 아는 게 있으면 입이라도 털지 그래.
콘라드는 양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대답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천천히 카라와 대원들 앞에 무릎 꿇습니다.
콘라드 신 : 부탁이에요, 다함께 오데트를 구해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콘라드 신 : 아무도 없다면 혼자라도 가겠습니다.
대부분의 대원들이 안타깝게 됐지만 그건 좀…. 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한 두 걸음 뒤로 물러섭니다.
그냥 상급 크리쳐를 잡는 것도 힘든데, 거처의 상급 크리쳐는 얼마나 대하기 까다로울까요.
더군다나 방금 전의 습격으로 부상을 입은 사람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카라 : 너 우리한테 한 짓이 있는 건 기억하고 이러는 거 맞냐? 양심 어디 갔어?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래요~ 덕분에 아직도 온몸이 쑤신다고요!
카라 : 아깐 괜찮다며.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원래 제 몸은 상황 따라서 달라져요~!
카라 : (무시하기로 함...)
콘라드 신 : ... 예, 여러분의 말이 맞습니다. 그렇다면, (몸을 일으키는 얼굴에 각오가 비친다.) 혼자 구하러 가는 게 맞겠죠.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카라 옆으로 가서 속닥속닥) 그런데~ 아까 그 크리쳐 궁금하긴 하지 않아요?
카라 : 그것도 그렇고... 애초에 구해줄 마음이 없는 건 아냐. 오데트는 잘못한 게 없잖아. 그냥... 네놈 부탁이니까 왠지 들어주기 싫다는 거지.
카라 : 우리를 공격한 거, 무릎 꿇고 사죄해.
콘라드 신 : 그건.. 도와주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콘라드 신 : 카라 씨, 그리고 베나스... (도로 무릎을 꿇고는 눈바닥에 이마까지 붙인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제발 부탁드립니다.
카라 : 도와준다고 생각하니까 진짜 싫네. 됐어, 가자. 베니, 넌 어쩔래?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뭐어~ 사과받으니 나쁘진 않네요! 가요, 카라~
그리하여 콘라드의 파트너를 구하기 위한 임시 조가 만들어집니다.
발걸음을 옮기며 베나스가 묻습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이렇게까지 되었으니 묻는 건데, 우리한테 왜 그런 거예요? 성격이 좀 삐딱하고, 꼴불견이고, 모난 데가 있긴 해도 이런 짓을 저지를 정도로 근본 없는 사람은 아니었잖아요~
잔뜩 돌려까는 것 같네요.
아니, 대놓고 까고 있습니다.
콘라드는 한참동안 대답하지 않습니다.
무언가 말하려다 말고, 말하려다 말기를 반복한 끝에 그는 입을 뗍니다.
카라 : 삐딱하고 꼴불견이긴 해.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역시, 제 파트너라니까요. (하이파이브~!)
콘라드 신 : 우리가 쫓는 크리쳐는 델타가 아닙니다. 그건 아마 최근에 새로 생긴 상급 크리쳐일 거예요.
콘라드 신 : 델타는……. 제 파트너입니다.
카라 : 뭐?
이어지는 말은 굉장히 충격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콘라드 신 : 델타, 아니… 오데트는 인간이 된 상급 크리쳐입니다. 상부에는 델타가 도망친데다, 총책임자가 사망해 연구가 무산되었다고 알리고 팀을 데리고 긴급 귀환했습니다.
콘라드 신 : 오데트는 인간이 되었지만, AOC의 전례 없는 특별한 연구 대상이 되었습니다. 심한 실험을 당하진 않았지만, 폭주를 억제하기 위해 매주 주사를 맞는데다 어딘가에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콘라드 신 : 하다못해 저와 오데트가 이 구역을 대표하는 최강의 자리를 차지한다면, 조금이나마 자유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카라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처지의 사람이었네요.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걱정마세요~! 오데트 씨는 무사할 거예요! 카라랑 제가 꼭 구할 거고요. 그쵸, 카라~?
이야기를 들은 베나스는 콘라드에게 오데트를 구해주겠다고 멋대로 약속합니다.
어딘가 신이 난 것도 같네요.
카라 : 내 의견도 안 묻고 약속해버리면 어쩌자는 거야...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럼 안 구할 거예요? 구할 거잖아요~! 그래서 여기까지 왔으면서요!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일단 헷갈리니까, 우리가 잡아야 하는 크리쳐 이름은 임시로 ‘감마’라고 지어둘까요~?
카라 : 꼭 구할 거라는 장담은 못 하겠으니까...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또또, 기운 빠지는 소리 하네요~ 제 파트너가 이래요~!
자초지종 설명이 끝났으니, 탐색 시간입니다.
카라 : 꼬우면 바꿔달라 하라고.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좋다는 얘기예요! 저랑은 아주 다른 사람이라서 좋아요~
카라 : 나는 너 싫어해.
카라 : cc<=60 행운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9 > 89 > 실패
카라, 행운이 10 증가합니다.
전투 발생.
6D6 (6D6) > 17[2,1,5,5,1,3] > 17
생체형 크리쳐 17마리와 마주합니다!
콘라드가 두 사람의 전투를 지원합니다.
각각 판정이 끝난 후 2D4마리의 크리쳐를 추가로 해치웁니다.
카라, 원하는 공격 판정.
카라 : 안 거들어주면 네놈 머리부터 터뜨리려고 했는데 말이지.
카라 : cc<=80 사격(라/산)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0 > 60 > 보통 성공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카라, 보기보다 뒤끝 있네요~
카라 : 심하니까 나한테 밉보이지 마라.
카라 : 4d6+1d4 피해(크리쳐탄/사격) (4D6+1D4) > 15[2,5,5,3]+2[2] > 17
콘라드 신 : 늘 무서운 말씀만 하시네요, 하하...
콘라드가 도와줄 필요도 없었네요! 최강의 인류답게 간단하게 해치웁니다.
카라, 행운 판정 뒤 외모 판정.
카라 : cc<=70 행운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4 > 74 > 실패
행운 10 증가합니다.
전투 발생.
6D6 (6D6) > 17[4,4,1,2,5,1] > 17
17마리의 생체형 크리쳐가 이빨을 드러냅니다.
카라 : cc<=80 사격(라/산)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1 > 31 > 어려운 성공
카라 : 4d6+1d4 피해(크리쳐탄/사격) (4D6+1D4) > 16[5,3,2,6]+2[2] > 18
카라, 이번에도 도움을 받을 필요 없이 손쉽게 성공하네요!
카라, 행운 판정 후 외모 판정.
카라 : cc<=80 행운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5 > 65 > 보통 성공
카라 : cc<=20 외모 (1D100<=2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7 > 47 > 실패
또다시 전투가 발생합니다. 이런, 오늘 무슨 날이라도 되나요?
카라, 행운 10 증가.
6D6 (6D6) > 31[5,5,5,6,6,4] > 31
31마리의 크리쳐가 다가옵니다.
카라 : 아... 이 지랄을 몇 번이나 더 해야 되는 거야. 그래도 등수는 꽤 오르겠네...
카라 : cc<=80 사격(라/산)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6 > 46 > 보통 성공
카라 : 4d6+1d4 피해(크리쳐탄/사격) (4D6+1D4) > 16[5,1,6,4]+1[1] > 17
콘라드 신 : 2D4 (2D4) > 5[1,4] > 5
카라와 콘라드, 22마리를 해치웁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살살 해요, 살살~!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cc<=95 사격(라/산) (1D100<=9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5 > 35 > 어려운 성공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4d6+0 피해(크리쳐탄/사격) (4D6+0) > 12[2,4,2,4]+0 > 12
남은 잔당은 베나스가 깔끔히 정리했네요!
카라 : 살살 했다간 내 머리가 터지게 생겼는데 그런 말이 나오냐?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대신 뒤에 제가 있잖아요~
카라 : 너 못 미더워.
카라. 행운 판정, 그 뒤 보너스 주사위 2개 포함하여 외모 판정.
카라 : cc<=80 행운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 > 1 > 대성공
카라 : cc(+2)<=20 외모 (1D100<=2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2] > 78, 38, 18 > 18 > 보통 성공
대성공을 띄웠으므로 다음 턴 판정도 자동 성공으로 칩니다.
묵직한 무게의 긴 생물이 쓸고 지나간 것 같은 자리를 발견합니다.
군데군데 무너져 있고, 나뭇가지가 부러져 있습니다.
이대로 흔적을 따라가면 될 것 같습니다.
가는 길목, 카라는 외상 없이 죽어있는 크리쳐들의 시체를 발견합니다.
일행은 조금 더 이동합니다.
근처에 거미줄처럼 보이는 끈적끈적한 실이 뭉쳐있는 길을 발견합니다.
거미의 것이라기엔 지나치게 굵고, 이상한 빛깔이라 상급 크리쳐 감마의 소행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상하네요, 겉보기엔 그런 실을 자아내는 기관이 없어 보였는데…….
카라, 행운 판정 이후 근력 판정.
카라 : cc<=80 행운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 > 4 > 대단한 성공
카라 : cc<=80 근력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7 > 77 > 보통 성공
수상한 흔적을 따라간 끝에 한 동굴을 발견합니다.
세 사람, 거처에 도착합니다.
동굴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세 사람은 거꾸로 묶인 채 매달려있는 시체들을 발견합니다.
이성 판정 1/1D3 후 진행합니다.
카라 : cc<=90 이성체크 (1D100<=9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 > 3 > 대단한 성공
이성치 1 감소.
콘라드 신 : 오데트, 오데트!!!! 어디 있어!!!
콘라드가 단검으로 그 줄을 끊어내며 자신의 파트너를 찾아다닙니다.
살아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아, 이미 늦은 건 아닐까 싶었던 그때…….
기침 소리와 함께, 벽에서부터 체구가 작은 사람이 떨어져나와 주저앉습니다.
콘라드의 파트너, 오데트입니다.
있을 리 없는 공간에서 사람이 빠져나오는 모습을 본 카라, 이성 판정 0/1 후 진행합니다.
카라 : cc<=89 이성체크 (1D100<=8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5 > 15 > 대단한 성공
이성치 감소 없습니다.
콘라드 신 : 걱정했잖아!
오데트 : 미안해, 난 괜찮아.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
오데트가 깎아지른 듯한 동굴의 절벽 끝, 그 아래를 가리킵니다.
오데트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면, 카라와 베나스는 그 밑에서 거죽 같기도, 허물 같기도 한 크리쳐의 시체를 발견합니다.
놀랍게도 아까 본 크리쳐와 똑같이 생겼습니다.
오데트 : 그 녀석의 진정한 모습은 우리가 본 게 아니야. 어디까지나 위장일 뿐이지.
오데트 : 그 상급 크리쳐의 능력은 정신계. 몸을 바꾸는 것 뿐만이 아니라, 자신보다 하위 계급의 크리쳐를 조종할 수 있는 것 같아.
그때, 베나스가 카라의 팔을 잡아당깁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굴이 무너질 것 같은데,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요~ 일단 나가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카라 : ...그렇다는데, 일단 나가자.
콘라드 신 : 어, 아.. 알겠어요. 들었지, 오데트?
굴이 크게 흔들립니다. 진동과 함께 쿵, 쿵, 소리가 들려옵니다.
네 사람은 한꺼번에 동굴 안을 빠져나옵니다.
그리고, 무너지는 굴 위에 올라선 에너미를 목격합니다.
생체형 크리쳐와 금속 크리쳐를 합친 외형의 크리쳐, 네 발로 서있고 녹아가는 잇몸, 이빨은 금속, 빳빳한 가시를 잔뜩 모습이 위협적입니다.
저게 감마의 진짜 모습일까요?
전투가 발생합니다!
오데트와 콘라드는 전투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카라와 베나스를 지원합니다. 자신의 턴이 끝나면 카라는 대미지 + 3D6을 해주세요.
카라, 원하는 공격 판정.
카라 : cc<=80 사격(라/산)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4 > 94 > 실패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카라, 긴장했어요?
카라 : 저런 걸 보고 안 쪼는 게 이상하다고...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네에, 변명 잘 들었어요~!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cc<=95 사격(라/산) (1D100<=9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4 > 64 > 보통 성공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4d6+0 피해(크리쳐탄/사격) (4D6+0) > 22[6,6,6,4]+0 > 22
카라 : (아 진짜 실수인척 쏠까??)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휘유~! 휘파람 붑니다!)
상급 크리쳐 감마 : 1D2 (1D2) > 1
상급 크리쳐 감마 : cc<=75 근접전(격투)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 > 6 > 대단한 성공
상급 크리쳐 감마 : 1d3+0 일반공격(몸통박치기) (1D3+0) > 2[2]+0 > 2
감마가 신체에 난 금속가시로 카라를 긁어냅니다.
다시, 카라의 차례입니다.
카라 : cc<=80 사격(라/산)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3 > 43 > 보통 성공
카라 : 4d6+1d4 피해(크리쳐탄/사격) (4D6+1D4) > 9[2,3,2,2]+4[4] > 13
오데트, 콘라드. 지원 사격합니다.
3D6 (3D6) > 12[2,5,5] > 12
너덜너덜해진 감마가 한 번 울부짖더니, 카라와 두 눈을 마주칩니다.
그 순간 형용할 수 없는 불쾌한 기분이 전신에 퍼져나갑니다.
카라는 그대로 의식을 잃습니다.
콘라드를 무척 싫어했다면 기분이 굉장히 나빠질지도….
정신계 크리쳐라고 했나요?
카라의 육체는 감마에게 의식을 지배 당합니다.
동료의 육체를 빼앗으면 공격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나봅니다.
하지만 베나스는….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카라, 정신 차려요~ 이번에야말로 안 차리면 쏠게요?
베나스는 카라(in 콘라드) 의 눈앞에서 총으로 카라(육체)를 쏘며 물리적으로 퇴마를 시도합니다.
콘라드 신 : (일단 기분이 굉장히 나빠짐!)
전투 라운드가 재개됩니다.
일반 CoC 전투 룰을 따릅니다.
상급 크리쳐는 무기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근접 전투를 굴립니다.
카라는 자신의 몸을 공격해야 합니다.
전투가 종료되면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자, 그럼 카라? 콘라드? 쏘세요!
콘라드 신 : ...........불쾌해.
콘라드 신 : cc<=70 사격(라이플)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0 > 60 > 보통 성공
콘라드 신 : 4d6+1d4 피해(크리쳐탄/사격) (4D6+1D4) > 17[5,1,5,6]+3[3] > 20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우와~! 아무리 카라 몸이라지만 너무한 거 아니에요?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보다, 카라 몸에 총 쏴도 돼요? 실격 처리되면~ (콘라드 몸 봄)
탕! 심장을 뚫린 카라의 육체가 허공에 피를 뿌리며 쓰러집니다.
콘라드 신 : 너도 평소에 자주 이러잖아. 실격....... 거기까진 생각 안 해봤네. 실격 처리 되든가.
감마의 의식은 카라의 육체가 사망하기 직전 빠져나간 것 같습니다.
상황이 잠시 소강됩니다.
오데트는 카라의 시체 앞에 무릎을 꿇고 앉더니, 가슴팍에 손을 얹고 무어라 중얼거립니다.
그러자, 빠른 속도로 상처가 회복되기 시작합니다.
오데트 : 이건 내가 델타였을 시절의 능력이야.
그 말을 들은 베나스가 묻습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회복 능력인가요?
오데트 :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대상의 시간을 돌리는 능력이지.
오데트가 카라를 가만히 보며 말합니다.
오데트 : 정신 상태에 영향을 심하게 받아서 정작 정말 사용하고 싶을 때에는 사용하지 못했지만.
문득, 아까 본 공간을 활용한 능력도 생각납니다.
무척 희귀한 특수 능력을 가지고 있네요.
오데트의 활약 덕분에 소생 시간이 대거 단축되었습니다.
카라, 소생합니다.
카라는 피가 섞인 기침을 뱉으며 몸을 일으킵니다.
콘라드 역시 의식을 되찾고 얼떨떨한 표정을 짓습니다.
자초지종을 설명해 줍시다. 네 안에 나 있었다고….
카라 : (베니 물끄럼...) ...이거 쩌네. 귀찮은 일이 되지 않아서 다행이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왜 그렇게 빤히 보는 거죠~) 아,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카라가 아까~ 당신 몸에 들어가 있었어요! (콘라드 가리킵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 상태로 본인 몸에 총을 쐈지 뭐예요~
카라 : ...크리쳐라고 생각해서 무심코... 그렇게 됐다.
콘라드 신 : 뭐, 뭐?
콘라드 신 : ... 그래도 몸 성히 돌려줘서 고맙습니다.
카라 : 아니, 이 몸이 인간이라고는 생각 못 했지. 미안. 그래도 여기까진 카메라가 없는 거 같으니까 우리끼리만 알고 넘기자.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저만 입 다물면 넘어갈 문제 같으니까~ 일단은 그렇게 하겠다고 말해둘게요!
카라 : 아, 그리고 오데트가 크리쳐라는 것도... 네놈이 정말 짜증나지만 조용히 넘어가 줄게.
오데트 : 그런데, 카라 씨도 지배당했어...
오데트 : ...크리쳐 아냐?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쉬잇, 오데트~ 쉬잇!)
카라 : 난 인간이다.
콘라드 신 : ...카라 씨의 비밀도, 잘 지켜드리겠습니다.
그때, 네 사람에게 동시에 무전이 옵니다.
[응답하라. 크리쳐 무리가 이상한 낌새를 보이고 있다. 승급전은 중지한다. 지금 당장 철수하라.]
[시시포스산의 크리쳐는 일시적으로 퇴각한 뒤 재정비해 토벌한다. 좌표의 헬기장으로 전원 집합하라.]
이래저래 구하고 싸우다가 승급전을 깜빡 잊고 있었습니다.
그보다 이상한 낌새라는 건 대체 뭘까요?
베나스도, 오데트나 콘라드도 감마가 영 마음에 걸리는 투지만, 당장은 명령에 따르는 게 좋겠습니다.
카라 : ...가자. 되도록이면 낙하산이 아니라 천재라고 소문 좀 내 줘.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래요~ 제가 괜히 능력도 없는 사람을 옆에 끼고 있겠어요?
카라 : 너라면 그럴 만도...
콘라드 신 : ... 베나스라면 그럴 만도 하죠.
콘라드 신 : 그래도 기억해두겠습니다.
헬기장에 도착하면 네 사람이 탈 헬기가 준비되어있습니다.
나머지 대원들은 전부 탑승해서 긴급 복귀 중인 듯 하네요.
탑승하면 위에서부터 보이는 풍경이 있습니다.
설산의 꼭대기에 개미떼처럼 새까맣게 모여드는 것들은… 분명히 크리쳐입니다!
크리쳐들이 일제히 모여 뭉치고 있습니다. 네 사람을 태운 헬기가 빠르게 상공으로 멀어져갑니다.
오데트 : 크리쳐들을 조종할 수 있는 감마가 저지른 짓인 것 같아. 지금 철수하면 안전지대를 공격할지도.
그렇습니다. 이 산은 안전지대에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안전지대에서 재정비해 반격한다면 안전지대 사람들 일부가 공격당할 것입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저걸 하나하나 잡다간 끝이 없겠네요~
콘라드 신 : 크리쳐에게 잘 먹히는 폭탄 같은 게 있으면 좋을 텐데…
카라, 지능 판정.
카라 : cc<=70 지능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2 > 42 > 보통 성공
카라는 마침 그런 폭탄이 자신의 목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런 편리한 폭탄이 어디 있을까요? (카라 목 빤-)
카라 : 아... 있잖아, 이거. (초커 쭉 당긴다.) 폭탄이란 게... 농담이 아니었거든.
리모콘으로 해제해서 던지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 폭탄은 폭파 10초 전까지 카라의 피부에 닿아 있어야 작동합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뭐, 다 들킨 김에~ 그걸로 뭔가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죠!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하지만 바람이 심하고 무게가 가벼워서 헬기 안에서 던지는 건 무리예요~ 다른 곳에 휘말릴걸요.
저 크리쳐 무리 안에 있다가 10초만에 빠져나와야 한다?
오데트가 진지한 표정으로 제안합니다.
오데트 : 허리에 줄 같은 걸 매달고 뛰어내려서 던지는 건?
콘라드가 대꾸합니다.
콘라드 신 : 어렵지, 폭파 여파로 헬기가 흔들려 추락할걸.
당신의 목을 걸고 세 사람이 토의 중입니다… ing
카라 : 이거 크리쳐한테 잘 먹히는 폭탄이라며. 터지면 나 그대로 죽는 거 아냐?
베나스가 카라 어깨를 탁 잡더니 말합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냥 쿨하게 다녀오세요, 회복은 카라가 제일 잘 하는 거잖아요~?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괜찮을 거예요, 시체가 좀 흩어져도 모아서 조립해줄게요!
이걸 말이라고 하나요?
카라 : (어디부터 어디까지 태클 걸어야 할 지도 모르겠고 존나 어디까지 하나 지켜보는 중...)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카라도 안전지대 시민들이 대신 죽는 건 싫죠?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하나, 둘, 셋하면 뛰어내리는 거예요?
카라 : 희생하지 않을 거라고는 안 했어... 숫자 세.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하나~
둘을 외치기도 전에 톡, 하고 카라는 허공을 걷습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아,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실수예요~!
베나스가 드물게 당황한 표정을 짓습니다.
카라는 혼자 헬기에 떨어집니다. 마지막으로 외칠 말이 있나요?
카라 : 야, 이 미친놈아!!!!!!
야, 이 미친놈아!!!!!!!!!!
당신은 추락합니다.
회색 하늘을 가르고, 하염없이 땅으로 떨어집니다.
삑, 삑, 삑, 삑, 삑.
목걸이에서부터 신호음이 들립니다.
표시된 숫자는 30초.
아니, 29초, 28초, 27초…. 세상이 빙글빙글 돌아갑니다.
장면이 전환됩니다.
장소는 AOC 사내, 소장실.
마이크로 소장은 골치 아프단 표정으로 의자에 머리를 대고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검은 머리의 대원과 붉은 머리의 대원이 싸우고 있습니다.
에보니 : 그러니까, 이렇게 단어와 단어 사이에서 지성이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랑 파트너가 될 수 없습니다.
나타샤 : 누가 할 소리를? 이렇게 약해빠진 파트너라니 내쪽에서 사양이야.
에보니와 나타샤는 소장을 앞에 두고도 한참 으르렁거립니다.
마이크로 소장은 신경성 수전증이 다시 도지는 기분을 느끼며 천천히 두 사람을 달랩니다.
마이크로 소장 : 둘 다 훈련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지 않았습니까. 분명 서로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겁니다.
에보니 : 이런 멍청이랑요?
나타샤 : 이런 힘만 센 바보랑?
에보니 : 절대로 싫어요!!!!!!!
소장은 얼굴을 감쌉니다. 고위직도 쉽지 않은 것 같네요.
다시 장면이 전환됩니다.
합체한 크리쳐 무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회색 하늘 위로 눈보라가 날립니다.
20초, 19초, 18초….
어둠 속을 가방을 든 한 남자가 달리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쫓아오지 않는지 뒤를 돌아 주변을 확인하던 그가 담벼락 아래에 잠시 앉아 가방을 열어 내용물을 확인합니다.
수십 개의 유리병 안에는 정체불명의 액체가 담겨 있습니다.
남자 : 이게 CV인가? 이것만 있으면…….
탐욕스러운 눈이 가로등 빛을 받아 번들거립니다.
이후에 일어날 일은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로요.
같은 시각, X 제약 회사의 지하, 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가 제자리를 서성이고 있습니다.
문밖에서는 연신 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누군가 : 알터 씨, 그만 고집 부리고 나와요! 심장 약은 제때 챙겨 먹고 있는 거예요?
남자는 신경질적으로 외칩니다.
알터 : 그만, 그만 내버려 둬! 내가 어떻게 되든 뭔 상관이야. 아니면 정부에서 또 뭔가 요구했어?
주마등이라기엔 처음 보는 풍경들입니다.
눈앞에 번화한 A시의 풍경이 빠르게 스쳐지나갑니다.
당신의 손에 들린 목걸이에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알리는 빛이 반짝입니다.
14초, 13초, 12초….
아르바이트생 : 손님, 손님. 영화는 끝났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이 다가와 노신사의 어깨를 흔듭니다.
노신사는 축축하게 젖은 눈가에 손수건을 문지르며 끄덕입니다.
미고 : 죄송합니다, 워낙 감명 깊게 봐서요.
미고는 빈 팝콘통을 흔들며 웃습니다.
아르바이트생 : 이 시리즈 좋아하시나요? 사실 저도 팬이에요. 다음 편이 나온다는데,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빗자루를 들고 열심히 바닥을 쓸던 아르바이트생이 환하게 웃으며 대꾸합니다.
미고 : 분명 즐거울 거예요.
노신사는 절뚝거리며 영화관의 계단을 내려옵니다.
모자를 찬찬히 벗은 그는 이쪽을 바라보며 고개 숙여 인사합니다.
미고 : 그런 클리셰는 좋아하니까요.
11초.
떨어지는 당신의 몸을 붙잡는 손이 있습니다.
허리에 로프를 감은 채 떨어진 베나스가 카라를 껴안은 채 외칩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던져요!
카라 : 완전 제대로 미친 녀석이었잖아, 이거... (손에 쥔 목걸이를 크리쳐 무리 사이에 있는 힘껏 집어던진다.)
카라가 크리쳐 무리에 목걸이를 던져넣는 순간, 베나스는 카라를 붙잡고 허공을 향해 총을 쏩니다.
그 반동으로 뒤로 밀려난 순간, 콘라드와 오데트가 끈을 끌어 올립니다.
그리고 섬광.
이어지는 폭음과 광풍에 휘말려 헬기가 크게 기우나 싶더니 간신히 제자리를 찾습니다.
카라를 본 베나스가 헬기 바닥에 누워 웃으면서 하이파이브를 요구하는 듯 손바닥을 보입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이거지!! 그래도 곱게 미쳐서 다행이죠~!!
카라 : 재밌냐? (빤히.... 빤히...... 보다가 손바닥 부딪혀 준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기분 좋은지 한껏 웃어 젖힌다.)
카라 : 네가 곱진 않은데...
며칠 뒤, 두 사람은 단상에 서있습니다.
마이크로 소장 : 카라, 베나스. 두 사람은 제 6 구역을 대표하는 최강의 인류로, AOC의 위상을 크게 드높였기 때문에 특진을 겸해 6박 7일의 휴가를 수여한다.
또다시 최강의 인류라는 명예로운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 대상에게 돌아갑니다.
승급전은 엉망으로 끝났지만, 여차저차 마지막에 대량으로 잡은 크리쳐가 카운트에 들어간 모양입니다.
카라와 베나스는 승급전에서조차 안전지대를 구한 영웅이 되었습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리고, 휴가 동안 제 앞에선~ 목걸이 풀어도 된대요!)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소근소근 말해줍니다!)
등을 돌리면 이쪽을 보며 박수를 치는 대원들의 눈에는 전에 없던 존경심이 반짝입니다.
카라 : 별로 자유롭진 않잖아.......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싫으면 풀지 말고요?
“안전지대로 크리쳐가 넘어가지 않도록 몸을 던져서 막았대.”
카라 : 내가 언제 싫다고 했어?
“대단해, 어쩌면 저렇게 용맹할까.”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역시, 좋아할 줄 알았다니까요.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아참, 승급전 1위 축하해요!
그 옆에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딴청부리는 콘라드와 오데트가 있습니다.
제복에 어울리지 않는 훈장을 단 베나스가 카라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푹 찌르곤 웃습니다.
카라 : 이게 어떻게 이렇게 됐지...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용맹한 크리쳐 씨. 그럼, 다음 임무도 잘 부탁해요?
마지막으로 카메라맨이 등장해 두 사람의 모습을 찍습니다.
치즈~
END. 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도 버디물을 하고 싶어!
카라, 베나스.
별 탈 없이 생환합니다.
에필로그
장소는 병원입니다.
말로 하지 않아서 몰랐는데, 승급전에서 추락했을 때 베나스는 제법 큰 부상을 입은 모양입니다.
카라는 베나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병문안을 왔습니다.
문을 열면, 병원 침대에 앉은 베나스는 붕대를 풀고 있습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러고 보니, 허벅지의 상처는 어때요?
잊고 있었습니다.
승급전 시작 전, 실수로 허벅지에 상처를 냈었죠.
물론 지금은 완치된지 오래입니다.
카라 : 다 나았지, 당연히.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편리하네요, 크리쳐의 몸은~
실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베나스는 상처 치료를 위해 휴가를 전부 반납했다고 합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카라 데리고 아무 곳이나 가보고 싶었는데~ AOC 바깥까지는 허락받지 못했겠지만요~!
카라 : 뭐... 난 밖에 별 관심도 없어.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그래도 말이에요, 바다는 꽤 근사하니까요?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언젠가 카라 데리고 가볼 거예요~! 꼭!
카라 : 그래, 언젠가. ...맞다, 1등 하는 쪽의 소원 들어주기로 한 거.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갑자기 딴청 피우기 시작합니다!) 와아~ 여기 사과도 있어요! 저한테 주고 간 거겠죠?
카라 : 야. 이렇게 치사하게 굴 거야?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손 가볍게 듭니다.) 좋아요, 항복! 이렇게까지 하는 걸 보니 원하는 게 있나 봐요? 그게 이 사과는 아니겠죠?
카라 : ...아니, 그냥 해 본 말이야. 내가 바라는 건 전부 네가 이뤄줄 수 없고... 그냥 내가 네 소원 하나 들어줄까?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엥, 이렇게 막 들어줘도 되는 거예요? 으음~ 생각해본 적 없는데 말이죠. (이불자락 괜히 매만지다가) 아, 생각났다.
그때,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려옵니다.
콘라드와 오데트가 들어옵니다.
콘라드 신 : 우리가 방해한 건 아니죠?
카라 : 방금 방해했어.
오데트 : 백 퍼센트 방해한 분위기야. 콘라드...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별 이야기 안하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그냥 쭉~ 카라 얼굴 보고 싶다는 이야기였거든요. 그쵸?
카라 : 그게 다야? 역시 소원은 안 이뤄주는 걸로 할래. 귀찮아.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앞으론 파트너 안해줄 거예요?
베나스는 대답을 요구하는 듯 빤히 봅니다.
카라 : ...띠꺼우면 바꿀 생각인데.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아직 저 환자예요! 환자 앞에서 너무한 소리 아니예요?!
콘라드 신 : 여전히 잘 지내는 것 같네요, 둘 다.
카라 : 이게 잘 지내는 거 같냐?
오데트 : 친해 보여. 둘이 쭉 파트너 할 것 같아.
카라 : 안 친하다고.
우리 친하죠~ 라는 베나스의 음성을 뒤로 하고, 카라와 베나스는 둘의 소식을 전해 듣습니다.
오데트는 추가 연구를 위해 잠시 실험실로 돌아갔고, 콘라드는 오데트를 멀리서나마 지키기 위해 실험실 가드에 지원했다고 합니다.
오데트 : 콘라드는 과보호가 심하다니까. 연구 시간 외에는 이렇게 건물 내를 돌아다닐 수 있고, 아픈 실험은 하지 않아.
콘라드 신 : 애초에 그렇게 연구되는 게 싫은 거라니까.
오데트 : AOC 사람이 말은 잘하네.
네 사람은 과일을 깎아먹으며 자잘한 담소를 나눕니다.
관찰 판정.
카라 : cc<=50 관찰력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3 > 93 > 실패
다시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카라 : cc<=50 관찰력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9 > 39 > 보통 성공
카라는 푸른 나비를 발견합니다.
병실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모습의 나비입니다.
세 사람 모두 나비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베나스 클레멘스타인 : 사과요? 제 침대 옆 탁자에 있길래~ 슬쩍.
콘라드 신 : 그거 훔친 거잖아...
카라 : ...저기, 나비 안 보여?
카라가 나비에 대해 언급하는 순간, 근처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모든 행동과 말을 멈추고 카라를 응시합니다.
그 얼굴에 표정이나 감정은 없습니다.
카라 : ...어?
나비가 카라의 시야를 어지럽히며, 가까이 접근합니다.
카라 : 꿈이라도 꾸는 거야...? (손을 뻗어 가까이 다가온 나비를 잡아챈다.)
카라가 나비를 잡는 순간, 주변을 둘러싼 풍경이 일제히 멈춰버립니다.
과일을 들고 웃던 사람이나, 창문 밖 풍경까지.
“언제까지나 있고 싶은 마음도 이해하지만, 놀고 있을 여유는 없습니다.”
짓눌린 나비가 입을 달싹이며 말합니다.
“일어나세요.”
일어나세요.
승급전 시작 전, 총상을 입었던 허벅지가 불현듯 뜨겁게 달아오릅니다.
불이라도 난 것처럼 강렬한 통증이 그 부근부터 피어납니다.
카라는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쓰며 주저 앉습니다.
주변 풍경이 빠르게 뒤섞입니다.
들고 있던 사과 조각은 어느덧 사라져서 없습니다.
더 이상 이곳은 따뜻하고 안락하고 사람이 가득한 장소가 아닙니다.
곁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사라져버린지 오래입니다.
어느 시간과 공간의 틈바구니에서 튕겨져나온 카라, 이성 판정 1D3/1D5
카라 : cc<=89 이성체크 (1D100<=8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1 > 11 > 대단한 성공
이성치 3 감소합니다.
바닥에 손을 짚은 채 턱까지 차오른 숨을 고르면, 대기는 재로 가득하고 주변은 비명 소리로 혼란스럽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듣기 판정.
카라 : cc<=50 듣기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3 > 93 > 실패
카라는 사람들의 울음 소리와 외침을 듣습니다.
"다들... 간 거야? ....를 지키겠다고 했잖아?"
“도와주세...., 가족들이 전부 안에 있는데 ...이 심해서 들어갈 수가 없어요! .... 전부 죽겠어!”
“저 ...들은 도대체 뭐야?”
횃불을 든 사람들이 주변 곳곳에 불을 지르고 다니는 광경을 봅니다.
하나 같이 얼굴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오래된 라디오의 잡음 섞인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오늘은 크리쳐 발생 사…으로부터 124…2…니다. 국민…….
국민 여러분, 전부 재난 대피 요령에 따라 피난해주십시오.
무차별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다시 방송합니다, 국민… ….
안전지대가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나이도, 출생지도, 부모도 전부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발생할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째서 자신이 이곳에, 이런 시간대에 존재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카라, 3부까지의 기억을 전부 지닌 채로 회귀합니다.
이성 판정 1D5/1D10.
카라 : cc<=86 이성체크 (1D100<=86)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8 > 58 > 보통 성공
카라, 이성치 3 감소합니다.
총알에 꿰뚫린 오른쪽 허벅지에서 피는 멈출 기세가 없이 흘러나오고, 출혈량으로 인해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그건 전부 꿈이었나?
아니, 분명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아니면 말고요!
그렇다면, 이 상황이야말로 꿈인가요? 여태까지 겪은 모든 일들은?
당신의 기억이 맞다면, 끔찍한 테러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를 돌아온 베나스가 목격하고 광기에 사로잡힐 것입니다.
이걸 막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카라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나요, 카라?
카라 : (홀린 듯 한 발짝 나아간다. 어떻게든 사람들을 도와야... 아니, 오히려 이쪽이 꿈인가...)
카라가 사람들을 돕기 위해 움직이려고 하면, 뒤에서 누군가가 카라의 뒷목을 잡아챕니다.
한 명이 아닙니다.
수십 명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웃음 섞인 목소리로 무어라 중얼거리고 카라의 머리를 잡고 바닥에 처박습니다.
힘이 전부 빠진 상태라 저항할 수 없습니다.
뒤이어, 날붙이를 뽑아드는 소리와 함께 칼날이 카라의 목을 꿰뚫습니다.
물기가 가득한 행주를 쑤시는 듯한 소음, 뽑혀나간 칼날을 타고 피가 폭포처럼 흘러내립니다.
카라는 비명 한 줌조차 나오지 않는 격통에 시달립니다.
이성 판정 1D5/1D10 및 건강 판정.
카라 : cc<=83 이성체크 (1D100<=83)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1 > 31 > 어려운 성공
카라 : cc<=60 건강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 > 6 > 대단한 성공
광기의 기억력:
카라는 지금까지 알아낸 사실과 보고 들은 것들을 순식간에 기억해냅니다.
얼굴, 숫자, 온갖 세부 사항들이 머리를 채우며 정보의 홍수를 일으킵니다.
교육, 지식 판정에 보너스 주사위를 하나 받습니다.
판정이 실패하면 정보의 홍수에 압도되어, 이성 1점을 잃고 5분간 행동 불능 상태에 빠집니다.
이는 시트에 추가되어, 추후 정신적 안정 상태와 관계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장 끔찍한 것은 이러한 출혈과 고통을 겪고도 당신은 죽을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피가 바닥에 고여 젖어듭니다.
그때, 무전 소리가 들립니다.
베나스의 목소리입니다.
“이쪽은 베나스입니다. 듣고 계십니까? 지금 안전 지대로 향하고 있습니다. 화재의 불길이 보이는데, 현재 상황을 보고해주세요!”
카라는 대답할 수 없습니다.
목에 힘을 주어도 꺽꺽거리는 소리만 나올 뿐 자신의 목소리가 조금도 나오지 않습니다.
방금의 공격으로 성대가 완전히 손상된 것 같습니다.
“베나스입니다! 보고 부탁드립니다. 민간인의 대피는 완료 되었습니까?”
카라 : (말해야, 하는데. 미안해...)
무전 너머로 아비규환의 비명만 들려올뿐, 제대로 된 설명과 자초지종이 들리지 않자 한껏 초조해진 목소리가 대답을 독촉합니다.
“아무나 대답해주세요.”
베나스는 생존자의 대답을 요구하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목소리 끝이 잘게 떨려 흩어집니다.
저항하기 위해 땅바닥을 짚고 일어나려해도 잡히는 건 마른 모래뿐입니다.
눈앞에는 완전히 불타 사라져가는 안전지대가 보입니다.
“누구 없어요?”
아,
대답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카라는 의식을 천천히 잃어갑니다.
희미한 정신 너머로 들리는 것은,
“...부탁이에요.”
당신이 구하지 못한 사람의 목소리.
Epilogue. ZERO
카라: ? / 베나스: ?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잘 부탁드립니다.
이제 막 여행을 시작할 당신에게 파편의 일부를 돌려드리겠습니다. 1D4를 굴려주세요.
카라 : 1D4 (1D4) > 3
당신은 기억해냅니다.
마침내 흘러간 시간을 두 손으로도 셀 수 없게된 어느 날, 당신은 어렴풋하게 어떤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 목소리가 당신의 이름을 불렀기 때문에 당신은 이곳으로 돌아왔습니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