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GRRR
The Final Round
w. 청서
KPC. 콰이로
PC. 체이시
플레이타임: 약 5시간
!이하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해주세요!
체이시는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어깨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간신히 제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면, 요란한 색의 조명이 눈을 찌릅니다.
당신은 눈밭이 아닌 번화가 한복판에 누워 있었습니다.
“괜찮으세요?”
누군가가 말을 걸지만, 그 얼굴은 두 겹, 세 겹으로 겹쳐집니다.
하늘을 나는 승용차가 빠르게 그 옆을 스쳐 지나가고, 드론이 거리 한복판에 신문을 배부합니다.
가장 높은 건물 꼭대기에 걸린 전광판에 콰이로의 얼굴이 걸려 있습니다.
그는 왼쪽 눈에 안대를 차고, 달라붙는 검은 코트를 입은 채 느슨하게 웃으며 말합니다.
크리쳐 사태 종식 이후 100년의 세월이 흐른 오늘, 마침내 선포합니다.
안심하십시오, 시민 여러분. 세계는 영원히 '안전'할 것입니다.
준비되었다면 무대 위로 올라오세요.
영웅에게 걸맞은 최후를 준비해두었습니다.
시민 : 저기요, 괜찮으세요? 저기요?
같은 사람의 목소리가 몇 번이나 되묻습니다.
이런, 너무 얼빠져 있었네요.
너무 터무니없는 상황이라 잠깐 넋을 놓고 있었더니…….
눈앞의 사람은 진심으로 당신을 걱정하는 것 같습니다.
체이시 : 괜찮, 습니다. 여기가 어디입니까?
시민 : 허리케인이라도 만나셨나요? 중앙관리체제가 있는 안전지대의 중심부잖아요. 제일 번화가에 있으면서 왜 그러세요?
체이시 : (안전지대, 익숙한 단어를 머리에 집어넣는다. 전광판에 걸린 얼굴 다시금 흘기고) 죄송하지만 하나만 더 여쭙겠습니다. 저 분은 누구십니까?
시민 : 네? 콰이로 님을 모르신다고요?
행인의 눈에 순간 당신을 의심하는 빛이 스쳐 지나갑니다.
시민 : 기억 상실이라도 왔나요? 안전지대의 관리자시잖아요.
대화하는 동안, 어깨의 상처는 사라집니다. 컨디션이 훨씬 좋아졌네요.
체이시 : 관리자? 저 분이... 말입니까? (혼란스러운 기색 숨기지 못하고) ...관리자를 직접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십니까?
시민 : 이것 참, 곤란한 분이시네요. 콰이로 님은 말 그대로 안전지대의 전반적인 관리를 맡고 계세요. (도시 중심부에 있는 가장 높은 건물을 가리킵니다.) 저곳에 가면 만날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날 수 있으려나...
아, 저곳은…….
AOC의 건물입니다.
행인은 자세히 덧붙입니다.
기본적인 정치를 비롯해 법 제정부터 재판까지 직접?
그건 그냥 독재자 아닌가요?
행인은 시간을 확인하더니 짧게 말합니다.
시민 : 이만 가봐야겠어요. 오늘은 죽은 아내가 돌아오는 날이거든요.
체이시 : 죽은 사람이... 돌아온다고요? 실례합니다만 그건 무슨 말씀인지...
시민 : 정말, 왜 그러세요. 죽은 사람은 장례로부터 1년 후에 돌아오는 게 당연하잖아요?
행인은 한층 더 이상한 눈으로 당신을 응시합니다.
……이 세계는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건가요?
체이시 : (AOC 건물을 돌아본다. 크리쳐 종식 후로 100년이 지났다는 말을 완전히 믿을 수는 없지만... 기억과 현실에 괴리감이 있음을 확신한다.) 돌아온다는 말씀은... 육신이 사망 이전의 상태로 깨어난다는 의미입니까?
시민 : 아뇨, 안드로이드를 만들 수 있도록 시체를 관리자에게 보내는 게 장례예요. 그렇게 하면 죽은 사람은 1년 후에 안드로이드로 돌아오게 되죠.
체이시 : (가만히 입 다문다) ...말씀 감사합니다. 오래 붙잡아서... 죄송합니다. (조금 비틀거리며 한 발자국 물러난다)
여러모로 충격적인 상황에, 이성 판정 1/1D3.
체이시 : CC<=50 [ 이성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2 > 12 > 어려운 성공
이성치 1 감소합니다.
체이시는 몇몇 행인과 더 대화할 수 있습니다.
체이시 : (지나가는 사람 붙잡는다) 죄송하지만 말씀 좀 묻겠습니다. 크리쳐 종식 이후로 100년이 지났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네? 그거야….”
행인은 휴대용 전자기기로 연도와 날짜를 확인하더니 당신에게 알려줍니다.
오늘은 당신이 죽은 날로부터 정확히 100년 후입니다.
그 외에는 이전의 행인과 비슷한 소리를 하네요. 핸드아웃이 공개됩니다.
정보 수집이 끝나면 체이시는 상황을 대강 파악합니다.
즉 그런 뜻입니다. 콰이로는 독재자고, 조금 많이 미쳤습니다.
그보다 100년 후라면 콰이로는 어떻게 그때와 똑같은 모습인 걸까요?
분명 그 때, 마지막으로 본 콰이로는 분명히…….
■ 지능 판정
체이시 : CC<=50 [ 지능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2 > 32 > 보통 성공
인간이었습니다.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관자놀이를 타고 흐르던 피는 이윽고 뺨을 타고 흘러내렸죠.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이성 판정 0/1.
체이시 : CC<=49 [ 이성 ] (1D100<=4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7 > 27 > 보통 성공
이성치 감소 없습니다.
AOC로 이동하나요? 아니면 다른 지인을 찾아보나요?
체이시 : (AOC로 바로 이동합니다...)
AOC로 가는 길, 체이시는 새로운 안전지대의 시민들을 봅니다.
안드로이드의 연인이 된 사람, 콰이로를 신으로 모시는 사람, 발달된 기술의 힘으로 도움을 받는 사람…….
여러 사람들이 있지만 콰이로의 체제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마치 모두가 반드시 행복해지는 꿈을 꾸는 것 같아요.
자, 어떻게 진입해야 할까요?
한층 더 세련된 외관으로 단장한 AOC 건물의 입구가 보입니다.
당연하게도 무장한 사람들이 주변을 지키고 있네요.
콰이로를 만나러 가기 위해서는 이 벽을 넘어야겠죠!
체이시 : (바로 다가간다) 관리자님을 만나고 싶습니다. 면담 절차를 안내해주실 수 있습니까?
군인 : 평상시 관리자님께서는 면담을 받지 않습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체이시 : ...체이시입니다. 이름만이라도 전달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군인 : (후...) 잠시만 기다려 보세요.
상대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어딘가에 연락을 넣습니다.
군인 : ...올라오시라고 하네요.
그러곤 의외라는 표정으로 체이시를 봅니다.
체이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입구를 지키던 무장인력은 당신이 들어갈 수 있게 길을 터줍니다.
체이시 : (꾸벅, 묵례하고 내부로 들어선다)
당신을 태운 기기는 빠른 속도로 콰이로가 있는 곳까지 올라갑니다.
엘리베이터는 유리로 되어있어 야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 관찰 판정
체이시 : CC<=65 [ 관찰력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0 > 20 > 어려운 성공
가장 높은 건물보다도 높은 하늘, 검은 상자가 허공에 떠 있습니다.
청색 전류가 흐르는 물건은 마치 감시카메라 같습니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면, 수행원이 당신을 안내합니다.
최고층의 가장 안쪽 방, 소장실이 있던 곳은 이제 콰이로가 차지했습니다.
문득 영문 모를 불안이 목구멍까지 차오릅니다.
수행원이 문을 열면, 체이시는 콰이로와 재회합니다.
전면 유리창을 향해 돌아선 뒷모습이 낯익습니다.
인기척을 느낀 듯 천천히 돌아보는 콰이로의 얼굴에는 화면과 똑같이 안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100년이라는 세월은 정말 실감 나지 않습니다.
그야, 체이시와 콰이로는 이렇게나 그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서로를 응시하고 있는걸요.
잠시간의 침묵, 콰이로의 표정을 읽기 어렵습니다.
콰이로 : 체이시.
콰이로는 낮게 체이시의 이름을 읊조립니다.
그는 당신에게 천천히 다가오며, 감회에 젖은 듯 당신의 팔을 붙잡습니다.
여전히 그는 표정을 읽기 어렵습니다.
가느다란 머리카락 몇 가닥이 그의 이마를 타고 내려 오나 싶더니, 안대 위에 안착합니다.
콰이로 : 정말 보고 싶었어.
체이시 : ...다치셨습니까?
콰이로는 한 손을 가볍게 들어 올리는 것으로 대화를 단절합니다.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싶더니, 이내 그는 그대로 손 모양을 바꿔 옆을 가리킵니다.
콰이로 : 오느라 힘들었겠네. 우선 식사라도 하면서 이야기하지.
체이시 : (손끝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 돌린다. 기억하는 모습과 괴리감이 들어, 다시 안대 쓴 얼굴 응시한다. 100년이라는 공백이 있으니 당연한가 싶다가도, 위화감이 반사적으로 살갗을 침습한다. 반가워하는 것도, 원망하는 것도 아닌 듯한 표정을 가만히 눈에 담는다...)
체이시 : (심리학 굴리겠습니다...)
체이시, 심리학 판정.
극단적 난이도로 판정합니다.
체이시 : CC<=10 [ 심리학 ] (1D100<=1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9 > 59 > 실패
콰이로의 표정을 읽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는 체이시를 최상층의 식당으로 안내합니다.
새하얀 테이블보가 깔린 직사각형 식탁 위로 섬세하게 세공된 은색 식기들이 하나둘 올라갑니다.
따뜻한 수프와 바게트, 소스와 아스파라거스가 어우러진 폭립 스테이크와 풍미가 훌륭한 와인까지!
접시마다 담긴 음식은 전부 식욕을 돋우는 것들이라, 체이시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킵니다.
그러고 보니 식사를 꽤 굶은 것 같아요.
기억이 하나도 안 나는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먹은 게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콰이로는 포크와 나이프로 스테이크를 썰며 먼저 식사를 시작합니다.
접시가 가볍게 눌리며 테이블 시트가 약간 구겨집니다.
디너 테이블의 끝과 끝, 확실한 거리감 사이에서 입을 먼저 뗀 사람은 콰이로입니다.
콰이로 : 안심해, 네가 목숨과 맞바꿔 지킨 안전지대는 내가 보호하고 있으니까. 네 유지를 이어받을 사람이 내가 아니면 또 누가 있겠나.
콰이로 :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 그래, 벌써 100년인가.
콰이로 : 이 세계에서는 아무도 굶지 않고, 아무도 외로워하지 않고, 아무도 죄를 범하지 않아. 오로지 내 통제와 계산으로만 굴러가고 있으니까.
체이시 : (조금 어색한 몸짓으로 콰이로 동작 모방하며 스테이크를 썬다. 배어나는 핏물에 미간 조금 굳힌다. 콰이로 눈에 담기 위해 시선 올리고) ...일종의 독재라는 말씀 아닙니까. 기존에 도시의 안전을 담당하던 AOC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콰이로 : AOC가 제대로 돌아갈리가 있나. 모두들 멸망이 누구의 탓인지 알았는데. (칼날의 면으로 고기를 짓누른다. 핏물이 배어 나오는 걸 눈에 담으며) 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체제가 필요해졌지.
콰이로 : 그날 네가 몸소 보여준 숭고한 희생을 보고 깨달았어. 나는 이런 세상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내 정의라고 믿고 있지. (곧 손 안에서 나이프를 빙글 돌리더니, 칼 끝으로 고기 조각을 찍어 먹는다.)
체이시 : (어떤지 목이 타, 와인을 한 모금 마신다) 제가 죽은 후로 100년이 지났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직접 확인하기도 한 내용입니다. 인간의 수명은 그 정도로 길지 않습니다. 지금껏 그 모습으로 계신 것은... 크리쳐가 되었던 영향입니까?
콰이로 : ...아직도 모르겠나? 네가 가르쳐줬잖아?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선 다소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문득 체이시는 가벼운 현기증을 느낍니다.
만찬 속 와인의 도수가 높았던가요?
화끈거리는 체온, 약간의 구토감.
확실한 몸의 이상 신호를 느끼는 가운데 콰이로는 말을 멈추지 않습니다.
콰이로 : 네겐 고마워하고 있어. 그 사건이 없었다면 진정한 평화란 무엇인지 평생 몰랐을 거야. 그러니까,
휘청, 체이시는 기울어지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그대로 수프 그릇에 뺨을 처박습니다.
새하얀 크림 수프 위로 붉은 포도주가 흐릅니다.
아니, 아니죠. 이건 체이시의 피입니다.
눈, 코, 입, 양 귀에서부터 미친 듯이 피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팔도, 다리도, 마치 육체의 주도권을 잃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습니다.
콰이로 : 그만 좀 찾아와.
콰이로 : 누누이 말했잖아, ‘소중한 너’를 죽이는 것도 힘들다고.
콰이로는 체이시가 수프 위에 코를 박거나 의자째로 넘어지거나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고기를 써는 중입니다.
체이시가 완전히 의식을 잃기 전에 마지막으로 본 것은 냅킨으로 입가를 닦으며 어딘가에 통화를 거는 콰이로의 모습입니다.
그는 당신에게 조금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 SYSTEM : 꺼져가는 의식의 틈을 비집고, 체이시의 '소중한' 기억이 일부 회복됩니다.]
체이시는 거친 호흡과 함께 눈을 뜹니다.
깜빡, 깜빡.
이곳은 가정집입니다.
커튼 위에는 색색의 싸구려 전구가 당신의 눈꺼풀과 함께 깜빡이며 알록달록한 빛을 내고 있습니다.
TV에서는 크리스마스 특선 B급 클리셰 SF 영화가 방송되고 있습니다.
이런, 주인공은 악당의 계략에 당해 수프 그릇에 코를 처박고 죽어버렸네요.
콰이로 : 그새 잠들었나? 그거 엄청 재미없나 봐.
머그잔에 담긴 커피를 홀짝이던 콰이로가 문턱에 기댄 채 조금 웃습니다.
뺨에 남은 시트 자국이 선명합니다. 내내 누워있었나 봐요.
콰이로 : 슬슬 일어나서 케이크 준비하지. 모처럼의 크리스마스 파티잖아.
당신을 재촉하는 목소리가 잠결처럼 몽롱합니다.
꿈을 꿨나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문득, 이대로도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면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관찰 판정.
체이시 : CC<=65 [ 관찰력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6 > 16 > 어려운 성공
당신은 허공에 뜬 눈동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익숙한 색깔의 눈알은 청색으로 빛나고 있어요.
한참 바라보면 천천히 기억의 파편이 돌아옵니다.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당신에게는 할 일이 있습니다.
그때, 콰이로가 당신의 어깨를 짚으며 머그잔을 내밉니다.
콰이로 : 오늘 정도는 쉬어도 괜찮아.
체이시 : (반사적으로 잔 받는다. 마시지 않고 들고 있는다) ...선배님. (무의식적인 호명이다. "선배님." ...재차 호명하고) 여기가 어디입니까?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
콰이로 : 우리 집. (당신에게 보드라운 담요를 덮어줍니다.) 언제나 돌아올 수 있는, 돌아가야 하는 그런 곳.
콰이로의 말과는 달리, 당신은 나가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콰이로 : 본부에서 팥사과사이다를 좀 사왔는데. 이온음료가 좋은가? 아니면 커피?
체이시 : 팥사과사이다는 싫습니다... (앓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담요 접어 옆에 내려두고, 현관이 있을 곳으로 비척비척 이동한다)
콰이로 : ... (팔을 붙잡는다.) 나가려는 건가? 밖은 추운데. 팥사과사이다 같은 건 먹지 않아도 되니까... 조금 더 곁에 있어주면 안되나?
체이시 : ......(나가고 싶지 않아요. 새어나올 뻔한 마음을 다잡는다. 반대쪽 손으로 제 팔에 얹은 콰이로 손 덮는다.) 선배님을, 뵈어야 합니다. (손등 가볍게 쥐어 팔에서 떼어낸다. 잡은 손 놓지는 않은 채)
콰이로 : (떼어내는대로 떨어집니다. 손끝이 한참 망설이듯 움츠러 들더니) 나도 네 선배야. (...) 아직 해가 뜨지 않았어. 지금은 바람이 거세니, 잠잠해지면 눈사람을 마저 만들어 보지. 완성하고 싶어하지 않았나.
하지만 당신은 나가야 합니다.
체이시 : ...... (콰이로 손 세게 쥐었다가, 서서히 놓는다.)
체이시 : 언제나 돌아올 수 있는 곳이라고 말씀하셨지요. ...돌아오겠습니다. 영화는 그때 마저 보겠습니다. 눈사람도, 케이크도...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콰이로는 약간 쓸쓸한 표정으로 소파 옆자리에 앉습니다.
체이시 : ......죄송합니다. (급히 몸 돌리고, 문고리 돌린다. 손에 필요 이상으로 힘 준 채)
푹신한 소파에 잠기듯 기댄 그는 천천히 눈을 감으며 읊조립니다.
콰이로 : 후회할 텐데.
콰이로 : 아주 많이 아플 거고, 아주 많이 괴로워질 거야.
콰이로 : 이제 도망쳐도 돼. 쉬어도 된다고. 어차피 모두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말 따위는 멀어진 지 오래잖아.
콰이로 : 넌 뭘 위해서 싸우는 건가?
문은 아직 열리지 않습니다.
100년 후, 크리쳐는 사라졌지만, 세계는 이전보다도 기이해졌습니다.
콰이로는 이상해졌고, 기억은 여전히 엉망진창입니다.
소중했던 건 하나도 남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싸운다면, 무엇을 위한 싸움인가요.
이제껏 잘 싸워주었어요. 이곳에서 포기해도 괜찮습니다.
체이시 : (문고리 놓지 못한다. 차마 파트너 바라보지 못하고, 현관문에 이마 툭 기댄다)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냥, 선배님이 보고 싶습니다.
체이시 : 머물지 못하는 것은 그저 제 욕심 때문입니다. 포기했던 것을 되찾고 싶어서... (잠시 말 멈춘다) ...제가 이기적인 탓입니다.
실내의 모든 조명이 일제히 꺼집니다.
문 앞의 조명을 제외하고요.
당신처럼, 소파에 앉은 콰이로는 당신을 돌아보지 않습니다.
지금부터는 오롯이 당신 혼자만의 싸움입니다.
현관문은 오늘따라 단단하고 굳게 잠겨 있지만, 체이시가 그리 말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열립니다.
듣기 판정.
체이시 : CC<=60 [ 듣기 ]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4 > 24 > 어려운 성공
이제 문고리를 돌릴 수 있습니다.
결국은 볕 아래로 나아가는구나, 하고 중얼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잘 다녀와.”
콰이로의 목소리입니다.
체이시 : (대답하지 않고 발 내디딘다. 말을 섞으면 안주하게 될 것 같아서.)
이번에야말로 거센 기침과 함께 눈을 뜹니다.
시야가 어둡고, 여긴 정말……. 엄청나게 춥네요!
누워있는 바닥은 이상하게 불편하며, 퀴퀴한 냄새까지 납니다.
어둠에 양 눈이 익숙해지기까지 약간 시간이 걸립니다.
익숙해진다고 해도 여전히 팔다리가 무거워 마음껏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 건강 판정
체이시 : CC<=99 [ 건강 ] (1D100<=9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8 > 98 > 보통 성공
간신히 고개를 돌린 체이시는 낯선 얼굴과 눈이 마주칩니다.
그러니까, 사람의 얼굴입니다.
전혀 생기가 없지만!
잠깐, 이거 시체 아닌가요?
이성 판정 1/1D3.
체이시 : CC<=49 [ 이성 ] (1D100<=4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1 > 91 > 실패
이상하게도 시체는 전혀 부패하지 않았습니다.
이성치 1 감소합니다.
한참을 씨름하던 그 때, 팟! 하는 소리와 함께 손전등 같은 조명이 켜집니다.
작은 조명을 든 사람은 무언가를 찾는 듯 시체 더미를 뒤적거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체이시 : (민간인인가, 짧게 생각한다. 기척 숨긴 채 가까이 다가간다) 뭐 하시는 겁니까?
몸이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당신이 소리를 내려 하자, 그사람은 당신을 찾아냅니다.
낯익은 이목구비는 분명히…… 에보니 그린입니다.
체이시와 콰이로가 2부에서 구한 그 사람이 맞습니다.
지능 판정.
체이시 : CC<=50 [ 지능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9 > 99 > 실패
당황스럽습니다. 여기 왜 그 사람이 있죠?
에보니 : 여기에 있었군요.
작은 중얼거림과 함께 그는 다급하게 당신이 입은 군복의 소매를 걷고 주삿바늘을 쑤셔 넣습니다.
저항할 힘도 없는데 말이죠!
에보니는 악의가 없음을 증명하듯 양 손바닥을 들어 보입니다.
에보니 : 전 당신 편이에요. 도우러 왔어요.
그 말을 증명하듯, 뻣뻣하던 당신의 몸에 금세 힘이 돌아옵니다.
에보니 : 해독제예요.
조명 빛에 의지해 현재 있는 곳을 확인해본다면, 이곳은 산더미 같은 시체의 산입니다.
이성 판정 1/1D3.
체이시 : CC<=48 [ 이성 ] (1D100<=48)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2 > 82 > 실패
이성치 3 감소합니다.
에보니 : 당신에게 부탁할 것이 있어요. 오로지 당신만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에보니는 간곡한 표정으로 청합니다.
간단한 질의응답이 가능합니다.
체이시 : ...세월이 오래 지났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그 모습으로 계시는 건지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에보니 : 아.... 눈치채셨나요? 저는 100년 전, 그 싸움에서 당신과 같이 죽었답니다. 지금 이곳에 이렇게 존재하는 건, 나타샤가 간곡히 원했기 때문이에요. 그는 당신과 같은 크리쳐였기에 죽지 않고 홀로 남았거든요.
에보니 : 아시겠지만, 저는 살아있는 에보니 그린이 아니에요. 그저 입력해둔 데이터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일 뿐이죠.
체이시 : (잠시 입 다문다. 죄송하다는 말조차 실례일까 꺼내지 못한 채) ...부탁하신다는 일은 무엇입니까?
에보니 : 말하자면 길어요. 당신이 죽은 이후 콰이로 씨도 안전지대에서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했지만, 잘되지 않았어요. 그 직후에 크리쳐도 아닌 인간들에 의해 끔찍한 테러가 일어났거든요.
에보니 : 그때부터였어요, 콰이로 씨가 이상해진 게요. 어쩌면 그 전부터 망가져 있었을지도 모르죠. 아무튼, 그는 스스로 안전지대의 관리자를 자처하더니 반대하는 사람들을 하나씩 숙청해버렸어요.
에보니 : 콰이로 씨 말이죠, 자세한 건 잘 모르겠지만…… 그날 이후로 이상한 힘을 얻었어요. 완전히 폐허가 되었던 안전지대도 하루 만에 수복되더니, 기이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했어요. 죽은 사람을 안드로이드로 만드는 기술 따위 들어보지도 못했고…….
에보니 : ...콰이로 씨는 나타샤의 소원대로 저를 되살렸지만, 나타샤는 제가 살아났기 때문에 더 불행해졌어요. 그래서,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건…… 아시겠죠? 저는 제가 에보니 그린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나타샤를 소중히 여기게 되어있기 때문에, 나타샤가 더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에보니 : 그리고 이건 저만의 의견이 아니에요.
에보니가 문 쪽으로 턱짓합니다.
에보니 외에도 세상을 떠나지 못한 망자들이 당신의 대답을 기다리며 서성이고 있습니다.
에보니 : 중앙 관리 체제를 부수는 것만으로도 과거에 사는 우리는 죽을 수 있어요. 산 자들에겐 미래가 생기는 거죠.
체이시 : 중앙 관리 체제를 파괴해 달라는 말씀입니까. 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씀하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에보니 : 저는 프로그래밍된 명령 때문에 중앙 관리 체제를 부수지 못해서, 당신과 접촉하길 기다렸어요.
에보니 : 단순히 지금의 저나 저 안드로이드들을 죽이는 것만으로는 안 돼요. 새로운 몸으로 다시 만들어질 테니까요.
에보니 : 하늘에 뜬 박스를 보셨나요? 그 안에 모든 전력을 공급하는 ‘중앙 관리 체제’가 있어요. 그걸 부숴주세요. 이곳에 맞서 싸울 사람은 남아 있지 않아요. 부탁해요, 콰이로 씨를 막을 수 있는 건 당신뿐이에요.
모든 정보를 전해 들은 뒤에는 이성 판정 1D2/1D4.
체이시 : CC<=45 [ 이성 ]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3 > 23 > 보통 성공
이성치 1 감소합니다.
지능 판정.
체이시 : CC<=50 [ 지능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7 > 67 > 실패
전부 자연스럽게 일어난 일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누군가가 관여한 게 아닐까요?
에보니는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에보니 : 중앙 관리 체제에는 반경 1km의 강력한 쉴드가 펼쳐져 있어요. 그걸 부수기 위해선 안전지대의 남쪽과 북쪽, 총 두 곳에서 쉴드의 약점을 파괴해야 해요,
에보니 : 민간인에게 방해받거나 목격되지 않는 곳, 그리고 탄환의 사정거리 내에 있는 곳은…… 여기예요.
각각 (구) AOC와 X제약 회사의 옥상입니다.
에보니 : 도와주실 수... 있겠나요?
체이시 : (그의 죽음도, 타의에 의한 삶도 저 때문이다. 책임져야 함이 마땅하기에, 묵묵히 고개 끄덕인다) ...예. 바로 이동하면 되겠습니까? (움직임 확인하기 위해 손 몇 차례 쥐었다 편다)
에보니 : 지금 위치는 AOC 건물의 지하니까, 이쪽부터 시작하는 편이 좋겠어요. 죄송합니다, 체이시 씨, 안타깝게도 제약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네요.
에보니 :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에보니는 허리를 깊이 숙여 감사를 전합니다.
쉴드는 중앙 관리 체제 박스를 둘러싼 마력 장벽입니다.
쉴드 파괴는 정해진 사격 장소에서 대 크리쳐 살상탄, 즉 사격(라/산)으로만 가능하며, 이동하기 전에 에보니가 체이시에게 라이플을 제공합니다.
탄환의 수가 적기 때문에, 체이시는 이 탄환을 쉴드 파괴 판정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안드로이드 및 대인 전투용으로 대미지 1D6+db의 단도 역시 받습니다.
에보니 : 체이시 씨라면 해낼 수 있을 거예요.
에보니 : 믿고 있겠습니다.
체이시 : ...감사합니다. (경례하고, 시선 돌린다. 지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을 찾아 본다...)
건물의 층수는 100년 전 그대로 36층이며, 체이시는 지하 1층의 안드로이드 폐기 창고에서 옥상까지 올라갑니다.
계단을 이용하면 될 것 같네요.
옥상으로 올라가며, 체이시는 상승 판정을 합니다.
올라가려면, 행운 판정+민첩 판정.
체이시 : CC<=50 [ 행운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6 > 16 > 어려운 성공
체이시 : CC<=99 [ 민첩 ] (1D100<=9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5 > 25 > 어려운 성공
- 회의실
올라가는 도중, 회의 끝난 회의실을 발견합니다.
자료를 잠깐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체이시 : (눈에 띄는 것 급히 쥐고 빠르게 훑는다)
현재의 안전지대를 관리하고 안드로이드를 운영하는 것은 중앙관리체제라는 기계입니다.
내부 구조는 체이시가 가진 지식으로 알아보기 힘드나, 막대한 마력이 소모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래요, 최소한 작은 나라의 국민이 가진 마력의 총량만큼은 있어야…….
중앙 관리 체제가 얼마나 많은 일을 처리하는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그게 안전지대 시민들의 마력을 원동력으로 삼아 돌아가고 있던 건가요?
문득, 올라가며 마주친 안드로이드를 떠올립니다.
생명을 운용하기 위해 생명을 소모한다, 콰이로답지 않은 기이한 발상입니다.
이성 판정 0/1.
체이시 : CC<=44 [ 이성 ] (1D100<=44)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4 > 84 > 실패
이성치 1 감소합니다.
행운 판정+정신력 판정.
체이시 : CC<=50 [ 행운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8 > 38 > 보통 성공
체이시 : CC<=50 [ 정신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7 > 57 > 실패
적과 조우합니다.
관찰 판정.
체이시 : CC<=65 [ 관찰력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3 > 33 > 보통 성공
단숨에 안드로이드라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싸우겠습니까, 싸우지 않겠습니까?
체이시는 지금부터 옥상에 도착할 때까지 발생하는 모든 전투를 피할 수 있습니다.
체이시 : (인간의 모습을 한 것과 싸우는 것은 익숙지 않았다... 몸 돌려 도망친다)
탕!
체이시의 오른쪽 팔에 총알이 스칩니다.
체이시, HP -3.
쫓아오는 안드로이드를 따돌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어쩌면 체이시는 처음으로 누군가를 해치지 않고 상황을 해결했을지도 모르겠네요.
판정 전, 체이시의 행운이 10 올라갑니다.
행운 판정+민첩 판정.
체이시 : CC<=60 [ 행운 ]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9 > 19 > 어려운 성공
체이시 : CC<=99 [ 민첩 ] (1D100<=9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0 > 70 > 보통 성공
- 자료실
체이시는 옥상으로 향하던 도중, 자료실 문이 열린 것을 발견합니다.
공개할 수 있는 정보는 이곳에서 획득 가능합니다.
체이시 : (자료실 안으로 들어가, 읽을 수 있는 자료를 움켜쥔다)
자료조사 판정.
체이시 : CC<=20 [ 자료 조사 ] (1D100<=2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4 > 84 > 실패
체이시는 시간을 들여 자료를 찾습니다.
약 100년 전에 있었던 일이 적힌 자료를 획득합니다.
100년 전, 크리쳐를 신으로 모시던 사이비 종교의 테러로 인해 신정부와 안전지대는 한 번 더 괴멸되었습니다.
절망에 빠진 인류를 구원한 것은 콰이로라고 하네요. 그는 직접 무너진 도시를 수복하고, 죽은 사람을 안드로이드로 되살려냈습니다 .
무언가 위화감이 들어 자료를 천천히 살펴보면, 한 가지 이상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안전지대가 파괴된 날짜와 정상적으로 동작하기 시작한 날짜가 너무나도 가깝습니다. 적어도 평범한 수단이 아니라는 건 알겠어요.
이런 건 이상해요. 콰이로가 꼭, 옛 정부나 AOC의 상관들처럼 멀게만 느껴집니다.
이성 판정 0/1.
체이시 : CC<=43 [ 이성 ] (1D100<=43)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3 > 93 > 실패
이성치 1 감소합니다.
행운 판정+외모 판정.
체이시 : CC<=60 [ 행운 ]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7 > 57 > 보통 성공
체이시 : CC<=30 [ 외모 ] (1D100<=3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7 > 17 > 보통 성공
체이시는 AOC의 군복을 입은 사람과 조우합니다.
그는 당신을 보고 크게 놀란 나머지 뒤로 넘어집니다.
거의 유령이라도 본 듯한 반응입니다.
군인 : 또, 또 살아나 버린 건가요.
당신과 마주한 사람은 패닉에 빠진 듯 머리를 감싸쥐고 주저앉습니다.
군인 : 이상해요, 이건 이상하다고요. 당신의 시체를 처리한 건 저였는데요. 분명히 죽은 걸 확인했는데, 그 시체에 불을 지른 것도 저인데.
군인 : 바람에 날려버린 재가 아직도 손에 만져지는 것 같은데, 어떻게 살아난 거죠? 당신, 사람 맞아요? 도대체 정체가 뭡니까?
재로 만들어버린 사람이 살아났다고요?
믿을 수 없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더는 회복력이라고 부르기 힘들 정도인걸요!
이성 판정 1D3/1D5.
체이시 : CC<=42 [ 이성 ] (1D100<=42)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8 > 68 > 실패
체이시에게 광기가 찾아옵니다..
인간불신
체이시는 곁에 존재하는 모든 인류에게 신뢰를 잃습니다.
이후 정신력, 대인 기능 판정에 패널티 다이스가 지급됩니다.
지금부터 2턴 동안 적용됩니다.
군인은 잠시 후 정신을 차린 듯 그 자리에서 도망쳐 버립니다.
행운 판정+크기 판정
체이시 : CC<=60 [ 행운 ]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9 > 59 > 보통 성공
체이시 : CC<=55 [ 크기 ]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3 > 13 > 어려운 성공
체이시는 AOC의 마지막 크리쳐, 나타샤와 조우합니다.
당신에게 총구를 겨누던 나타샤는 경계하듯 묻습니다.
나타샤 : 방금 당신을 보면 제거하라는 명령이 떨어져서요. 무슨 짓을 저지르신 겁니까?
체이시 : (양손 어깨 높이로 들어올린 채) ...아무 짓도 안 했습니다. 관리자는 제 파트너입니다. 당신의 독단 아닙니까?
나타샤 : 그게 무슨... 하아. 100년이나 지난 마당에 그런 소리가 통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말과는 달리, 나타샤는 한숨과 함께 총을 내립니다.
나타샤 : 그냥 보내드릴게요. 당신과 나는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크리쳐 동지기도 하고. 아, 지금은 인간이신가요?
나타샤 : 어쩌면 이런 것들이 더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죠. 이젠 다 됐어요.
나타샤 : 소중한 사람만 있으면, 그 외의 것들은 아무래도 좋으니까요.
상대가 비록 죽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라고 나타샤는 말하지 않았지만, 당신은 이해합니다.
에보니의 이야기입니다.
에보니를 떠올린 듯 그의 표정이 조금 심란해집니다.
진짜와 흡사하지만, 진짜가 될 수 없었던 소중한 사람의 안드로이드.
나타샤는 등을 돌려 떠납니다.
행운 판정+지능 판정
체이시 : CC<=60 [ 행운 ]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3 > 23 > 어려운 성공
체이시 : CC<=50 [ 지능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5 > 15 > 어려운 성공
여러 사건을 겪은 뒤에야 체이시는 간신히 옥상에 도달합니다.
이 세계는 무언가 잘못되어 있다고, 그렇게 단언할지도 모르겠네요.
육중한 철문에는 엄중한 보안장치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고작 이런 장치로 당신의 침입을 막을 수는 없겠죠.
체이시는 아무런 판정 없이 손쉽게 침입합니다.
회청색 세계 위, 눈이 휘날리는 허공에는 정육면체의 기계가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아주 익숙한 뒷모습입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립니다.
이곳은 클리셰 SF 세계관.
죽은 사람은 필요에 의해 안드로이드로 되살아나는 세계입니다.
그런 세계에, 최강의 군인이었던 당신만이 없을 리가 없잖아요?
지금의 안전지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중앙 관리 체제라면, 그걸 수호하는 자가 누구인지는 자명합니다.
체이시? : 꼭 한 번쯤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체이시.
체이시? : 아니, 붙어보고 싶었다는 쪽에 가까우려나.
당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가볍게 웃습니다.
허름한 AOC 군복을 입은 체이시와 대조적으로, 깨끗한 군복을 입은 그는 조금도 놀라지 않은 듯 오른쪽으로 길게 스트레칭합니다.
체이시, 안드로이드화된 자신과의 전투를 시작합니다.
체이시는 전투 도중 두 가지 스킬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순서는 체이시-안드로이드로 진행합니다.
체이시, 근접전 판정.
체이시 : CC<=65 [ 근접전 (격투)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8 > 28 > 어려운 성공
단도 피해 굴려주세요.
체이시 : (방어하는 대신 눈의 검 스킬을 사용한다. 이제 와서 자신을 죽이는 데 거부감을 가질 리 없다. 증오를 입힌 검을 굳게 쥔다.)
체이시 : 1d6++1D4 [ 단도 피해 ] (1D6+1D4) > 6[6]+3[3] > 9
체이시 : 1d5 (1D5) > 2
체이시? : (당신 쪽으로 쇄도하다가, 공격을 보고는 회피 시도합니다.)
체이시? : CC<=49 [ 회피 ] (1D100<=4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4 > 74 > 실패
system : [ 체이시? ] HP : 15 → 4
체이시? : (그러나 직격타를 맞고는 이 악뭅니다.)
체이시? : CC<=60 [ 근접전 (격투) ]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0 > 40 > 보통 성공
체이시? : 1d6++1D4 [ 단도 피해 ] (1D6+1D4) > 1[1]+3[3] > 4
체이시, 방어나 회피하시겠습니까?
체이시 : (익숙한 궤도를 예측한다. 상체 뒤로 젖혀 회피 시도한다)
체이시 : CC<=49 [ 회피 ] (1D100<=4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7 > 87 > 실패
방패 스킬 사용 가능합니다.
체이시 : (타격을 직감하고 방패 시전한다)
당신은 칼날을 온전히 피하지 못했으나, 상처를 노려 검날이 파고드는 순간 해당 부위가 단단해집니다.
1D5 (1D5) > 1
체이시, HP -3.
system : [ 체이시 ] HP : 12 → 9
다시 체이시의 차례입니다.
근접전 격투 판정.
체이시 : (단도 쥔 손에 힘을 준다. 스킬이 깃든 검 재차 내지른다)
체이시 : CC<=65 [ 근접전 (격투)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7 > 17 > 어려운 성공
단도 피해 굴려주세요.
1D5 (1D5) > 1
체이시 : 1d6++1D4 [ 단도 피해 ] (1D6+1D4) > 3[3]+4[4] > 7
체이시? : CC<=49 [ 회피 ] (1D100<=4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0 > 20 > 어려운 성공
체이시? : (간신히 죽을 고비를 넘깁니다.)
체이시? : 진짜는 진짜라는 겁니까.
체이시? : CC<=60 [ 근접전 (격투) ]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9 > 69 > 실패
안드로이드가 성급하게 뻗어낸 검날은, 당신에게 닿지 않습니다.
다시, 체이시의 턴입니다.
체이시 : CC<=65 [ 근접전 (격투)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5 > 35 > 보통 성공
체이시 : (다시 한 번 스킬 읊조리고, 이전 동작의 반동을 실어 급소 노린다. 마지막이 될 검격.)
체이시 : 1d6++1D4 [ 단도 피해 ] (1D6+1D4) > 4[4]+2[2] > 6
체이시 : 1d5 (1D5) > 1
체이시? : CC<=49 [ 회피 ] (1D100<=4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2 > 62 > 실패
당신의 검은, 가짜의 그것보다 강하므로.
안드로이드는 예정된 패배를 맞이합니다.
전투가 끝나면 안드로이드 체이시는 차가운 옥상 바닥에 무릎 꿇은 채로 무너져갑니다.
그것은 가동을 멈춰가며 계속해서 질문합니다.
체이시? : 정말 중앙 관리 체제를 부술 겁니까?
체이시? : 안드로이드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데도요?
체이시? : 저 사람들이 결정한 거잖습니까. 당신에게 남의 선택을 번복할 권리가 있습니까?
체이시? : 꿈을 꾸는 세계가 뭐가 나쁩니까? 비참한 현실보단 꿈이 낫단 생각 안 해요?
체이시 : 사람들의 결정이 아닙니다. 관리자의 결정일 뿐. (돌아보지 않고 사격을 준비한다)
체이시 : 당신이 나라면, 방조해서는 안 됐습니다.
체이시? : 당신은 그간의 일을 모르잖습니까.
체이시? : 거듭해서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이, 얼마나 큰 절망에 빠지는지 압니까.
체이시? : 안전지대에는 한때 그런 사람이 넘쳐났습니다.
체이시와 같은 신념은 아니지만, 안드로이드 체이시 역시 그가 생각한 정의를 위해 이곳을 지켜왔습니다.
체이시는 쉴드를 부술 수 있습니다.
체이시 : 알 기회도 받지 못했습니다. 이 길의 끝은 결국 제 파트너에게 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는 그때 듣겠습니다. (익숙하게 견착한 총, 망설임 숨긴 채 방아쇠 당긴다.)
체이시가 쉴드를 부수면 안드로이드 체이시는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체이시에게 내밉니다.
체이시? : 미고의 전언입니다. 저를 부수는 사람에게 전하라고 했습니다.
체이시? : 만나봐서 알겠지만, 선배님은 당신을 당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 체이시라고 인정받지 못했지만요.
체이시? : 이상하지 않습니까? 100년 전에 갑자기 사라진 크리쳐들.
체이시? : 그리고 아무리 죽여도, 심지어 불태워버려도 끊임없이 살아나는 당신.
체이시? : 하나 묻죠.
체이시? : 당신은 제가 가짜라고 생각하겠죠.
체이시? : 그렇다면 당신은 진짜 체이시라고 생각합니까?
체이시 : 크리쳐의 소멸과 저의 존재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겁니까.
안드로이드는 더이상 작동하지 않습니다.
체이시의 안드로이드가 내민 것은 손바닥만 한 크기의 빔프로젝터입니다.
간단하게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허공에 홀로그램 영상이 재생됩니다.
누를 건가요?
체이시 : (아마도 확인할 의무가 있을 것이다. 망설이지 않고 버튼 누른다)
그 영상 속에서 입을 떼는 자는, 네, 뻔하지 않나요?
미고입니다.
미고 : 체이시님께. 마침내 여기까지 도달하셨군요.
미고 : 저는 지구에 남았습니다만, 콰이로 씨에게 끊임없이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제 존재 자체가 콰이로 씨에겐 위협이겠지요.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또 다른 강자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미고 : 제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다면, 이 기기는 마지막 안드로이드가 회수해 당신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미고 : 이걸 보고 있다면 저는 이미 죽었다는 뜻이겠죠. 그리고, 당신은 여전히 스스로의 신념을 지키고 있고요. 그런 당신에게 몇 가지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미고 : 이미 과거가 된 이야기입니다.
등 뒤에서 잠긴 문을 조금씩 비틀어 여는 소리가 들립니다.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음에도 영상 속 미고는 후회 없이 편안한 표정입니다.
한 점 불안이 있다면, 그건 당신에게 전할 말을 전하지 못할까 봐 서두를 뿐, 지금의 그에게 목숨이 아깝다는 감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미고 : 당시의 저는 두 분의 소원을 하나씩 들어드리고자 했습니다.
미고 :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당신은 분명히 소원을 빌었습니다. 살고 싶다고, 죽고 싶지 않다고 외쳤어요. 안타깝게도 당신에겐 육체가 남지 않았지만요. 그런고로, 그건 이룰 수 없는 소원이었습니다.
미고 : 하지만, 당신이 부순 악신은 사라져가며 당신의 소원을 들어주었습니다. 가장 끔찍한 형태로요.
미고 :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크리쳐는 아자토스에 의해 한순간에 기화했습니다. 그리고 대기로 흩어져 당신의 영혼체와 결합했죠. 그러니까, 당신의 육체는 크리쳐입니다. 크리쳐가 된 인간이 아니라, 인간이 된 크리쳐요.
당신이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해 벙찌더라도, 홀로그램 영상 속 미고는 덤덤하게 당신을 응시합니다.
지금 체이시의 몸은 체이시의 것이 아니라는 건가요?
자, 여기서 한 가지 묻겠습니다.
한 사람을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육체일까요, 영혼일까요?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죠?
당신은 누구인가요?
체이시의 핸드아웃을 공개합니다.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계속됩니다.
미고 : 이미 아실지 모르겠지만, 안전지대는 아자토스의 찌꺼기가 소멸한 이후에도 인간들끼리의 분쟁으로 인해 괴멸되었습니다. 그때, 콰이로 님은 힘을 원한다고 하셨습니다. 그 소원은 들어드릴 수 있었지만,
미고 : 저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미고 : 중앙 관리 체제, 그건 제가 직접 만든 시스템입니다. 재료는 방주와 아자토스의 찌꺼기였죠. 거기에 콰이로 님의 눈을 사용해 콰이로 님께서 힘을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미고 : 그때는 몰랐습니다. 콰이로 님의 상태가 그렇게 피폐해져 있었을 줄은, 파훼된 아자토스의 찌꺼기가 콰이로 님을 집어삼킬 줄은….
미고 : 그 이후로 콰이로 님은 변했습니다. 제가 살해당한다면, 그 원인 역시 콰이로 님이겠죠.
콰이로의 핸드아웃이 공개됩니다.
원숭이 발. 소원을 끔찍한 형태로 이루어준다는 동화 속 이야기처럼, 이것은 가장 절망적인 형태로 완성된 두 사람의 꿈입니다.
언젠가의 대화가 꿈결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미래를 기약하고, 소소한 일상을 나누던 시절이 아득하게 멀어져갑니다.
당신이 알던 콰이로는 이제 없습니다.
100년 전, 당신과 함께 사라져버렸습니다.
그의 그림자만이 이곳에 홀로 남아 자신을 없애 달라고 부르짖고 있습니다.
미고 : 전 아직 당신의 소원을 들어주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무슨 소원을 빌지는 대략 예상이 가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두었습니다.
빔프로젝터가 분해되며 하나의 탄환을 내밉니다.
끝부분이 열쇠처럼 생긴 그것은 겉보기에는 평범한 탄환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미고 : 쉴드를 부순다고 해도 중앙 관리 체제는 당신의 힘으로는 멈추지 않아요. 이 장치는 하나의 열쇠입니다.
미고 : 그리고, 짐작 가능한 범위 내인 것은.
미고 : 그 장치가 가동을 멈추면 연결된 콰이로님 역시 죽어버립니다. 100년이나 흐른 지금, 체제와 콰이로 님은 완전히 융합되었거든요.
그제야 당신은 생각해냅니다.
불쌍한 당신은 크리쳐의 몸을 빌려 콰이로를 막으려 했고, 콰이로는 당신을 죽여버렸죠.
그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반복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흩어진 재에서 지금의 몸으로 재생되었습니다.
그저 정의를 지키고 싶었을 뿐인데, 우리는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요.
마침내 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립니다.
뒤에서부터 느긋한 발소리가 들리자, 미고는 온화하게 웃으며 녹화 종료 버튼에 손을 올립니다.
이것이 그가 마지막으로 남기는 유언입니다.
미고 : 저희의 시간은 인간과 다릅니다. 생명이나 목숨에 관한 견해 역시 그렇죠.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까요, 미고는 넘치는 지식욕을 채울 수 있다면 그것으로 그만입니다.
미고 : 저 역시 미고답게 제 욕심을 채웠을 뿐이죠.
미고 : 그래서, 저는 인간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미고 : 그건 제가 종족의 수치라거나 모자란 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처해서 이 거대한 흐름의 끝을 보고자 몸을 던졌기 때문입니다. 뒤집힌 먹이 사슬도 재미있는 이야기예요.
미고 : 덕분에 원하는 만큼 지켜보았습니다. 당신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영웅의 일대기에 한 획을 그은 자가 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미고 : 당신들을, 당신들이 그려내는 이야기를 정말로 좋아했어요.
미고 : 안녕히.
끔찍한 파열음과 함께, 일그러진 노이즈가 발생합니다.
홀로그램 영상은 그것으로 끝납니다.
안드로이드 체이시 역시 가동하지 않으니, 당신은 빈 옥상에 홀로 남습니다.
깡통이 된 안드로이드와 빔프로젝터를 응시하고 있으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허무와 깊은 고독이 찾아옵니다.
이성 판정 0/1.
광기는 해제됩니다.
체이시 : CC<=37 [ 이성 ] (1D100<=37)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3 > 43 > 실패
이성치 -1.
탄환을 챙겨주세요.
체이시 : (손 뻗어 탄환 잡는다. 선명하게 떨리는 손끝을 숨기기 위해 세게 움켜쥐었다. 이것이 구원의 실체인가. 시선 돌려 눈발 휘날리는 허공 바라본다. 따뜻한 온기, 익숙한 얼굴을 잠시 떠올린다. 돌아갈 수 없어.)
체이시가 발을 옮기기 전, 분해된 빔프로젝터에 불이 들어옵니다.
영상은 제대로 보이지 않고 일그러졌지만, 목소리만은 선명하게 들립니다.
어떻게 못 알아듣겠어요, 이건 콰이로의 목소리인데.
콰이로 :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잘 싸우는군.
콰이로 : 다음은 X제약 회사인가?
콰이로 : 슬슬 지루하지 않도록 최종 보스가 등장할 시기인 것 같아서.
콰이로 : 우리의 운명이 결정된 곳에서, 기다리고 있지.
그 목소리는 지루한 기색을 숨기지 않습니다.
끝이 다가옵니다.
당시의 우리에게는 그곳에서의 결투가 마지막 같았지만, 이제 와 돌이켜보면 그때야말로 시작이었습니다.
통화 종료 후, 체이시는 X제약 회사로 향할 수 있습니다.
체이시 : (움직이지 않는 안드로이드 일별하고 고개 돌린다. 걸음 재촉해 AOC 빠져나온다)
체이시, 근접전 격투 판정.
스킬 사용 가능합니다.
안드로이드들이 당신의 앞을 가로막습니다.
공격할까요? 아니면 따돌릴까요.
체이시 : (금속형 크리쳐의 스킬 끌어올려 몸에 두른다. 빠르게 몸 돌려 달린다)
1D3 (1D3) > 3
1D5 (1D5) > 3
체이시, 체력 감소 없습니다.
체이시는 안드로이드 무리를 따돌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후 수차례 안드로이드들과 마찰이 있었으나, 그때마다 적절히 회피하며 제약회사로 향합니다.
X제약 회사에 도착하면, 체이시를 반기듯 모든 문은 열려 있습니다.
이곳 역시 테러 이후 체제의 힘으로 복구되어서 깨끗합니다.
관리실, 지하 4층의 제약 연구실, 옥상으로 갈 수 있습니다.
체이시 : (아는 장소... 관리실부터 빠르게 찾는다)
- 관리실
마치 당신을 놀리는 것처럼, 재생되는 CCTV 영상이 전부 1부의 ‘그 영상’으로 교체되어 있습니다.
영상 속 체이시는 이성을 잃고 미친 듯이 날뛰고, 콰이로는 필사적으로 당신의 폭주를 막습니다.
그 모습이 지금과는 정반대인걸요.
그 외에도 저장된 다른 파일을 볼 수 있습니다.
체이시 : (영상이 재생되는 창을 내리고, 파일을 찾아 두 번 클릭한다)
수천 개의 파일을 넘기던 체이시는 익숙한 얼굴들을 발견합니다.
아주 옛날, 에보니와 나타샤의 영상입니다.
크리쳐와의 전투가 끝난 뒤 다친 나타샤를 업은 에보니가 황급히 제약 회사 내부에 들어옵니다.
그는 미친 듯이 나타샤에게 쓸 약을 찾다가, 나타샤가 결국 죽어버리자 괴로운 듯 옆에 주저앉습니다.
바보 같아요. 어차피 나타샤는 살아 날 텐데.
두 사람을 보던 체이시는 콰이로와 함께하던 시절을 떠올립니다.
분명 어쩔 수 없었던 거겠죠. 그만큼 소중했으니까.
에보니와 나타샤, 두 사람은 100년간 정말 행복했을까요.
체이시는 결코 알지 못할 이야기입니다.
다른 곳으로 향할 수 있습니다.
체이시 : (옥상으로 향하기 전, 연구실을 먼저 살핀다. 내려갈 수 있는 통로 찾아 발걸음 옮긴다)
- 지하 4층 제약 연구실
남자가 엎드린 채 죽어있던 테이블, 편지를 발견했던 서랍, 전투를 펼쳤던 바닥, 무엇 하나 흔적도 남지 않은 장소입니다.
이곳에서 약을 입수할 수 있습니다.
약을 사용한다면, HP를 전부 회복해주세요.
체이시 : (사용해도 되는 약인지는 모르겠지만... 죽어도 되는 몸이니 상관없었다. 상흔이 남은 피부에 회복약 바르고, 구강 투여하는 약을 물 없이 삼킨다)
체이시, 약의 도움으로 빠르게 회복합니다. 몇 개는 쓸모가 없었던 것도 같지만... 당신의 몸에는 이제 인간의 부분이랄 게 없으니 괜찮겠죠.
옥상으로 가나요?
체이시 : (신체의 회복을 확인하고 빠르게 층계 오른다)
- 옥상
활짝 열린 문, 옥상 난간에 기댄 콰이로가 차가운 눈보라 속에서 당신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오늘이 아니라, 훨씬 오래전부터 당신을 기다렸던 것만 같아요.
그의 등 뒤로 불길한 빛을 뽐내는 박스가 보입니다.
인사합시다.
당신이 모르는, 당신만 알지 못하는 악의에게.
체이시 : (시선 내리며 경례한다) ...선배님의 짐덩이입니다.
콰이로 : 선배님의 짐덩이입니다. ...이 말만 20번째군. 다른 할 말은 없나?
체이시 : 당신의 정의는 정의가 맞습니까. 저를 위했다는 말씀은 진실된 진심입니까.
콰이로 : 이제 와서 그걸 묻는 건가.
콰이로 : 마음에 들지 않나 보지, 이 모든 것들이. 하지만 말이야. 이게 내 최선이었어.
콰이로 : 언젠가 눈이 녹게 된다면, 볕을 가리면 그만이지. 그 볕이 설령 옛 파트너인 네게서 온 것일지라도. ...내 정의는 틀리지 않아.
체이시 : 볕 아래서 살아가라고 부탁드리지 않았습니까.
체이시 : 선배님의 곁에 남고 싶다고, 마지막까지 빌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재회하기를 바란 건 아니었습니다.
체이시 : 제 책임입니다. ...그러니 제가 막겠습니다.
콰이로 : 예전이나 지금이나, 말은 지지리도 안 들어먹는군.
콰이로 : 하고 싶은 데까지 해봐라. 몇 번이든.
콰이로와의 전투가 시작됩니다.
전투 순서는 체이시-콰이로입니다.
체이시, 근접전 판정.
체이시 : (불결한 빛을 잃은 순수한 검날, 스킬명 외지 않은 채 고쳐쥔다)
체이시 : CC<=65 [ 근접전 (격투)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 > 6 > 대단한 성공
체이시 : 1d6++1D4 [ 단도 피해 ] (1D6+1D4) > 2[2]+4[4] > 6
콰이로 : (쯧, 혀를 차더니, 위로 손짓합니다.)
콰이로 : 1d9 [다이스 앞자리 바꾸기] (1D9) > 4
체이시의 다이스가 46, 보통 성공으로 바뀝니다. 검이 살짝 묵직해집니다.
콰이로 : CC<=85 [ 근접전 (격투) ] (1D100<=8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 > 5 > 대단한 성공
콰이로 : 1d10+2++0 피해(리볼버) (1D10+2+0) > 5[5]+2+0 > 7
콰이로 : (허공에서 리볼버가 생성됩니다. 가볍게 쥔 채, 당신의 오른팔을 노려 사격합니다.)
콰이로, HP -6, 회복 +2
체이시, HP -7.
방패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체이시 : (오른팔에 방패 스킬 집중해 막아낸다)
다시, 체이시의 턴입니다.
체이시 : (왼손으로 단도 옮겨쥔다. 쥐는 손을 옮긴다고 신념마저 바뀔 리 없었다. 당신을 막는 것은 나의 의무. 1년 전-실제로는 100년 이상 지났을-떠올린 신념 재차 되새기고.)
체이시 : CC<=65 [ 근접전 (격투)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4 > 94 > 실패
콰이로 : 아직도 파트너를 공격하기는 꺼려지나?
콰이로 : CC<=85 [ 근접전 (격투) ] (1D100<=8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4 > 24 > 어려운 성공
콰이로 : 내 정의를 꺾으려면 더 제대로 임해야 할 거야.
콰이로 : 1d6+1++0 피해(레이피어) (1D6+1+0) > 5[5]+1+0 > 6
콰이로의 손에 들려있던 무기가 레이피어로 바뀌어 당신을 공격합니다.
와중에, 콰이로의 상처가 미세하게 회복되는 게 보입니다.
체이시 : (궤도 확인하고 방어 스킬 끌어올린다)
까드득, 날카로운 검끝은 당신의 살결을 살짝 긁고 지나갑니다.
체이시, HP -2.
다시 체이시의 턴입니다.
콰이로를 공격하거나, 쉴드를 부술 수 있습니다.
체이시 : 무엇을 위해 싸우고 계십니까. 100년의 세월 동안 변질되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까. (시야가 흐렸다. 손등으로 눈가 닦아내고, 어깨에 라이플 견착한다. 가늠쇠가 가리키는 것은 검은색 박스, 그를 둘러싼 쉴드의 약점.)
체이시 : CC<=70 [ 사격 (라이플/산탄총) ]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9 > 99 > 실패
콰이로 : 물론 많은 게 바뀌었겠지. 변하지 않은 게 있다면, 너는 여전히 짐덩이고. (철컥, 어느새 생긴 쇠뇌 겨눈다.) 가장 크게 변한 게 있다면, 내가 더이상 네 뒤를 봐주지 않는다는 점이겠군.
콰이로 : CC<=95 [ 사격 (라이플/산탄총) ] (1D100<=9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2 > 82 > 보통 성공
콰이로 : 1d8+2 피해(사격/활, 쇠뇌) (1D8+2) > 6[6]+2 > 8
방패 사용 가능합니다.
체이시 : (방패 스킬 재차 시전한다. 몸을 움직이는 동력은 의지... 그리고 정의, 였던가.)
체이시 : 1d5 (1D5) > 3
체이시, HP -5.
system : [ 체이시 ] HP : 7 → 2
다시, 체이시의 턴입니다.
콰이로의 공격은 100년 전처럼 상냥하지 않습니다.
간간이 웃거나, 빈정거리는 얼굴 이면에는 짙은 피로가 엿보입니다.
콰이로 : 1D3 [라운드 회복] (1D3) > 3
system : [ 콰이로 ] HP : 8 → 11
체이시에게 보너스 다이스 하나가 부여됩니다.
체이시 : (치미는 쇳내, 헛구역질을 참는다. 이번 공격이 마지막이 될 것임을 직감했다. 총구가 흔들리지 않도록 온 힘을 쥐어짜 움켜쥔다. 다시 한 번.)
체이시 : CC(+1)<=70 [ 사격 (라이플/산탄총) ]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1] > 97, 37 > 37 > 보통 성공
콰이로는 방해하지 않습니다.
찰나의 순간, 쉴드에 날아가 박힌 탄환이 깨지지 않을 것 같던 방벽을 부숴냅니다.
이제 미고가 준 탄환을 사용할 차례입니다.
웬 변덕인지 모르겠지만, 지금이 기회입니다.
쏘세요.
체이시 : (라이플에 열쇠를 장전한다...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하는 검은 상자를 향해, 격발.)
쉴드가 부서지고, 관리 체제에 탄환이 꽂히면 전투가 종료됩니다.
위태롭게 흔들리던 콰이로의 정신이 붕괴합니다.
그는 한쪽 무릎을 꿇은 채로 주저앉습니다.
듣기 판정.
체이시 : CC<=60 [ 듣기 ]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4 > 64 > 실패
콰이로 : 어째서 그날... ... ... 였을까.
하늘 높이 걸려있던 체제가 멈추며 땅으로 떨어집니다.
하나의 별이 수명을 다해 아래로 추락하듯, 긴 조명이 꼬리처럼 달라붙습니다.
마치 운석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굉음과 함께, 주변으로 둥글게 바람이 퍼져나갑니다.
체이시와 콰이로의 옷자락과 머리카락 역시 크게 휘날렸다가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겨울에 어울리지 않는 따스한 바람입니다.
그와 동시에 안전지대를 이루고 있던 하나의 가짜 세계가 부서집니다.
화려한 조명이 흩어지며 검게 그을린 회색 벽이 드러나고, 관리 체제로 이루어진 것들이 붕괴합니다.
새하얀 빛이 번지며, 당신은 모든 것의 끝을 예감합니다.
콰이로는 당신의 팔을 붙잡습니다.
수명을 다한 콰이로 역시 빛에 휩싸여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는 당신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깁니다.
콰이로 : 짐덩이, ...이거면 충분해. 너는 내 영웅이야.
체이시 : (파트너의 상반신 받친 채) 영웅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 없습니다...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조금 밝은 미래에 선배님께서 계시기를 바랐습니다.
체이시 : 그리고,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것만이 제 욕심의 전부였습니다......
체이시 : 과욕이었을까요. 천벌입니까.
콰이로 : ...우는 걸 보고 싶어서 한 말은 아니었는데. (눈을 감고는, 숨 뱉습니다. 숨결이 허공에 희게 퍼져나갑니다.) 너와 함께 겨울에 머무르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지. 아주 오래도록... ...끝나지 않는 겨울에 말이야.
콰이로 : 하지만 네가 옳았어. 그건 틀린 길이지.
콰이로 : 이제 곧 봄이 오겠군. 천벌 같은 게 아니라, ...순리대로.
콰이로 : 마지막은 내 파트너 얼굴을 보고 가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체이시 : 추워요... 춥습니다. 제 세계는 영원히 겨울일 것 같아요.
체이시 : ...가지 마세요. 크리스마스도 눈사람도 선배님께서 가르쳐주신 것 아닙니까. 외로움도 두려움도, 허무함도 선배님께 배웠습니다!
체이시 : 고독을 아는 사람으로 만들어 놓고 혼자 떠나지 마세요...
콰이로 : ... 그래, 그렇게 털어내는 거야. 참으면 병이 되니까. 가르쳐주지 않아도 잘 하네. 나보다도. ...이제 내가 없어도 되겠어.
콰이로 : 그토록 기다리던 내 파트너가 떠나지 말라고 하니... 노력은 해보지.
콰이로 : 너무 믿지는 말고. 자신 없으니까...
안대가 끊어지고, 그 밑으로 흉하게 일그러진 눈가가 보입니다.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표정 아래에서 재회의 기쁨이 드러납니다.
너와 만나서 좋았어. 내 파트너와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
이어지는 말은 전해지지 않습니다. 그저 조용한,
아주 조용한 멸망만이 찾아옵니다.
콰이로는 사라집니다.
침식당해 괴로워하던 꼭두각시의 끈은 당신이 끊어주었어요, 그는 이제 편안할 거예요.
빛이 완전히 사라진 뒤 드러난 것은 100년 전 테러 때문에 황폐해진 안전지대입니다.
한참을 멍하니 보고 있으면, 검게 그을리고 여기저기 무너진 건물 위로 새파란 것들이 하나둘 돋아납니다.
응축된 마력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안전지대에는 100년분의 생명력이 넘쳐흐릅니다.
곳곳에 꽃과 나무와 풀이 피어납니다.
체이시의 발치에 핀 민들레가 따뜻한 바람을 타고 흔들거립니다.
엉망이 된 거리에는 가동을 멈춘 안드로이드가 나뒹굴고 있습니다.
어리둥절한 표정의 사람들도 보입니다.
갑자기 멈춘 안드로이드를 끌어안은 채 패닉에 빠진 사람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또다시 소중한 사람을 잃었습니다.
정말 이 방법이 옳은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절대적인 잣대란 쓸모를 잃은 지 오래인걸요.
부모의 손을 잡고 길을 걷던 아이 하나가 떨어지는 분홍색 꽃잎을 주워듭니다.
꽃잎은 체이시의 이마 위에도 한 장 내려앉습니다.
자연스럽게 꽃의 출처를 찾던 체이시의 시선이 한 폐허 앞에서 머무릅니다.
만개한 벚나무 아래의 시멘트 바닥에는 낯익은 얼굴의 사람들이 앉아있습니다.
나타샤는 자신의 어깨에 기댄 채 영원히 깨어나지 않을 잠에 빠진 에보니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내립니다.
살랑이는 바람에 연분홍색 꽃잎들이 휘날립니다.
당신을 알아본 그는 조금 웃습니다.
나타샤 : 100년간, 깨어나지 못할 긴 꿈을 꾸는 것만 같았어요.
나타샤 : 체이시 씨, 후회 없는 선택을 하셨나요?
나타샤 : 저는 그랬어요. 그렇기 때문에, 에보니의 선택도 후회 없었으리라 믿어요. 그렇게 생각하면 홀가분해요.
나타샤 : ……어쩐지 굉장히 졸리네요. 지금 잠들면 좋은 꿈을 꿀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체이시 : (턱 아래 겨누었던 라이플 힘없이, 내려놓는다. 싱그러운 폐허를 눈에 담는다. 당신이 지키려고 했던 세계는 늘 이렇게 아름다웠는데.) ...후회합니다. 제가 더 뛰어났으면, 아무도 잃지 않은 채 끝낼 수 있었을 겁니다.
체이시 : 하지만 돌아가더라도 분명, 같은 선택을 할 겁니다. 그러니 최선이라고... 믿습니다. (뺨 아래로 타고흐르는 낙루 굳이 닦아내지 않고 둔다)
나타샤 : ... 어라, 지금 우는 거예요? 당신이 우는 건 처음 보네요. ...그래도 다행이네요, 체이시 씨. 안심하고 작별 인사를 건넬 수 있겠어요.
나타샤 : 에보니를 도와줘서, 풀어줘서 고마워요. 당신도 언젠가 편해지길 바랄게요.
나타샤는 당신에게 작별 인사를 합니다.
당신은 이것이 잠시간의 단잠이 아님을 직감합니다.
끝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찾아옵니다.
인간이든 아니든 말이에요.
파트너의 손을 잡고, 눈을 감은 나타샤는 다시 없을 만큼 안락하게 끝을 맞이합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수명을 다한 크리쳐의 편안한 죽음입니다.
또 하나의 꽃잎이 살랑거리며 잠든 이의 콧잔등에 내려앉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죽지 않기 위해 싸워온 이들이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고 있지 않나요.
삶이라는 긴 이야기의 끝을 맺는다는 것은 곧, 더는 바라지 않을 만큼 행복하다는 것, 혹은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
다음이 궁금하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도 분명 행복할 것을 확신하고 눈을 감는 것.
많이 힘들었나요, 지금까지의 모험담을 돌아볼까요.
돌아보면 거칠고 고된 싸움이었지만, 당신의 발자취는 한평생이라는 기나긴 시간의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당신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부 다 읽어냈다고 책을 덮기에는 가장 중요한 ‘결말’이 남아있잖아요?
언젠가는 당신에게도 그런 날이 올 거예요.
굳이 100년의 세월이 흐르지 않아도, 모든 것을 홀가분하게 내려두고 죽음에 몸을 맡기는 날이.
가장 아름다운 결말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미사여구가.
험한 길이라 해도 조금 더 걸어갑시다.
해야 할 일이 잔뜩 남았습니다.
아직 이 세상에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걸요.
그러니 조금 더 살아볼까요.
분명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 거예요.
이 세계가 더는 클리셰 SF 세계관이 아니게 된다고 하더라도, 잊지 마세요.
이 진부한 이야기를 빛낸 것은 당신임을.
ED. 모든 인간에게
에필로그로 이어집니다.
EPILOGUE
체이시는 추락한 중앙 관리 체제를 회수하기 위해 안전지대 중심부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하지만,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움푹 팬 자리에 있어야 할 물건은 보이지 않습니다.
주의 깊게 살펴보거나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체이시 : CC<=65 [ 관찰력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8 > 58 > 보통 성공
이후, 당신은 새파랗게 돋아난 잔디 위로 무언가가 질질 끌린 자국을 발견합니다.
그 자국을 따라 걷는다면, 둔탁한 끌린 흔적에 불과하던 것은 50m쯤 지나자 어느덧 사람의 발자국처럼 모양이 변합니다.
그 발자국의 끝에는,
등을 돌린 사람 하나가 땅을 짚은 채 주저앉아 있습니다.
콰이로와 똑같은 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이는 천천히 당신을 향해 고개를 돌립니다.
지나치게 긴 머리카락은 왼쪽 눈만을 드러내고 있으며, 드러난 심장부에는 열쇠 모양 탄환이 꽂혀있습니다.
신체 일부에서는 고압의 전류가 흘러 곳곳에 청색 스파크가 일어납니다.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이 아닙니다.
하지만,
당신의 귓가에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하던 미고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것은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콰이로와 같은 색의 눈에 당신을 담은 채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하나뿐인 파트너와 똑같이 생긴 그가 천천히 입을 엽니다.
그 순간, 체이시는 진부하게도 세상이 멈춘 듯한 감각을 느낍니다.
그는 교과서를 읽듯 또렷하고 기계적인 어조로 말합니다.
인사하겠습니다.
괴물이라기엔 지나치게 인간적이며,
저는 구 방주이며
기계라기엔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구 중앙 관리 체제입니다.
인간이라기엔 지나치게 끔찍한 존재.
콰이로라고 불러도 괜찮습니다.
사람이 아니게 된,
사람이었던 것들.
우리는 그것을 크리쳐라고 부릅니다.
오염되고 일그러진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 서서 살아 숨 쉬고 있어.
끝까지 맞서 싸운 누군가의 영웅,
지구상에 존재하는 최후의 크리쳐들에게 이 시나리오를 바치며.
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
The End.
체이시? 콰이로? 생환?
시간은 그로부터 101년 전으로 돌아갑니다.
외전 : 클리셰 SF 세계관의 최강자들도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만들고 싶어!
플레이타임: 약 1시간
콰이로 : 케이크를 만들자.
때는 크리스마스이브, 콰이로는 비장하게 말했습니다.
전투는 쉽지만, 케이크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그 세계관 최강자들이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만드는 방법, 지금 공개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케이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재료는 샀지만, 시작부터 난감하네요.
두 사람은 무척 귀여운 앞치마를 두른 채 재료들 앞에서 고민합니다.
이때, 콰이로가 말합니다.
콰이로 : 머리를 쓰지. 무리하지 말고 우리가 잘하는 걸 사용해서 해보는 건 어떠나?
체이시 : (심각한 표정으로 재료 본다... 주먹 쥠... 폄) ...무슨 의미인지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콰이로 : 말 그대로지. 우리가 자주 하는 거 있잖아. (라이플을 꺼내옵니다.)
케이크를 만드는 데 라이플이 왜 필요한가요?
진심인가요?
늘 판단에 따랐지만, 이건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체이시 : 잠시만요, 쏘는 겁니까? 여기서요? (한 손으로 총신 잡는다...)
체이시 : 요리해본 적 있습니까?
콰이로 : ... ... ..... (침묵이 길게 이어집니다.)
콰이로 : (잠금장치 걸고는) 없어.
체이시 : 저도 요리해본 기억은 없습니다만... (이마 짚는다...)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강행하신다면 불복종하겠습니다, 선배님.
체이시 : 총은 돌려놓고 생각해봅시다......
그렇게 츳코미를 걸면 콰이로는 매우 상심합니다.
콰이로 : 불복종이라... 나한테 그런 심한 말을 하다니.
콰이로 : 난 진심이었다.
콰이로 : 체이시, 네가 그렇게 케이크 만들기에 자신 있으면,
콰이로 : 그렇다면,
콰이로 : 「승부」다.
콰이로는 식칼과 라이플을 든 채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케이크 만들기에 집중합니다.
이크, 체이시도 져선 안 되겠어요.
케이크 만들기는 총 다섯 단계를 거칩니다.
체이시의 다이스에 따라 결과가 끔찍하게 갈리며, 옆에서는 체이시에게 지기 싫은 콰이로가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
자, 그럼... 반죽부터 해야겠지요?
- 반죽하기 (1D5)
체이시 : 1d5 (1D5) > 2
② 반죽을 든 파티시에를 협박해서 데려왔다.
그래요, 직접 반죽하기는....
아무래도 무리입니다.
체이시는 그보다 나은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콰이로 : 1d5 (1D5) > 1
콰이로는 놀랍게도 평범하게 밀가루 반죽을 합니다.
그때!
재료에 발이 달려 도망갑니다.
추격전 발생!
민첩 판정으로 잡아올 수 있습니다.
체이시가 데려온 파티시에도 도망가네요.
체이시 : (반사적으로 라이플 쥐었다가 콰이로 보고 내려놓는다...)
체이시 : CC<=99 [ 민첩 ] (1D100<=9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8 > 48 > 어려운 성공
콰이로 : CC<=99 [ 민첩 ] (1D100<=9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8 > 88 > 보통 성공
체이시는 파티시에를, 콰이로는 발 달린 밀가루 그릇을 잡아옵니다.
파티시에는 그렇다 쳐도, 밀가루는...
저거, 먹어도 되는 거겠죠?
체이시 : (밀가루 봄... 크리쳐 아니야?)
콰이로 : (밀가루에게 라이플 겨눕니다.) 순순히 들어가라.
밀가루는 터덜터덜 걸어가... 커다란 그릇에 가루를 붓습니다.
일단은 괜찮겠네요!
다음은...
케이크 모양 정하기입니다.
- 케이크 모양 정하기 (1D5)
체이시 : 1d5 (1D5) > 2
② 관짝 모양
체이시는.... 관짝 모양 케이크를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어째서죠? 그러게요.
콰이로 : 1d5 (1D5) > 1
① 하트 모양
콰이로, 은근히 내면이 섬세한가요? 하트 모양을 선택합니다.
두 사람은 각각 어울리는 틀을 고릅니다.
그때!
주방에 크리쳐가 난입! 6D6마리와 전투합니다.
6d6 (6D6) > 17[6,2,1,2,3,3] > 17
갑작스레 생체형 크리쳐 17마리가 케이크를 훔쳐먹으러 옵니다!
체이시, 사격 판정.
체이시 : CC<=70 [ 사격 (라이플/산탄총) ]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3 > 33 > 어려운 성공
체이시 : 4d6+0 [ 대 크리쳐 살상탄 피해 ] (4D6+0) > 13[2,5,4,2]+0 > 13
콰이로 : 필요한 순간이 올 줄 알았지.
콰이로 : 이래도 내 판단에 의심이 드나?
콰이로 : (라이플 겨눕니다.)
콰이로 : CC<=95 [ 사격 (라이플/산탄총) ] (1D100<=9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4 > 34 > 어려운 성공
콰이로 : 4d6+0 [ 대 크리쳐 살상탄 피해 ] (4D6+0) > 13[3,5,2,3]+0 > 13
최강의 인류답게, 둘은 난입한 크리쳐들을 깔끔히 쓸어 버립니다.
...덕분에 주변은 엉망이 되었지만요!
이제 안심하고 케이크를 만들 수 있겠습니다.
체이시가 데려왔던 파티시에는 그새 도망쳤네요!
체이시 : (미안합니다...)
이제 스스로의 힘으로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 빵 굽기 (1D5)
체이시 : 1d5 (1D5) > 5
⑤ 입으로 호호 불어서 따뜻하게 해준다.
진심인가요?
콰이로 : 1d5 (1D5) > 5
두 사람 다 진심인가요?
약간 따듯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콰이로 : (결정했으니 해야지.)
콰이로 : 안 익는 것 같군...
체이시 : (가루가 튀는 것 같다......)
체이시, 아이디어 판정.
체이시 : CC<=50 [ 지능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7 > 17 > 어려운 성공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전자레인지를 사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체이시 : (반죽 전자레인지에 넣고 닫는다. 얼마나 익혀야 하지? 심각한 표정으로 다이얼 만짐...)
콰이로 : (하는 모양 보더니만) 익히면서 중간중간 꺼내보는 건 어때.
체이시 : 감사합니다. (30초 들린다)
익히는 동안...
밀가루 요정이 축복을 내립니다. 칼로리 1D100 추가!
체이시 : 1d100 (1D100) > 63
63 칼로리 추가됩니다.
체이시 다음엔 콰이로가 익히기 시작합니다!
콰이로 : 1d100 (1D100) > 59
59칼로리 추가됩니다.
- 크림 짜기 (1D5)
어떻게든 익혔으니 크림을 짜볼까요?
체이시 : 1d5 (1D5) > 4
④ 맛보다가 전부 먹어버렸다.
저런, 체이시...
생크림이 그렇게 맛있었나요?
콰이로 : 1d5 (1D5) > 5
⑤ 중앙 관리 체제 모양으로 그려준다.
콰이로는 자신 몫으로 어떤 사각형의 물체를 그립니다.
저게 뭘까요?
어쩐지 익숙한 것 같기도 하고요.
체이시 : (...) 그건 뭡니까?
콰이로 : 몰라. 손 가는대로 그리는 거야.
전선 같은 것까지 세심하게 추가하고 나면, 콰이로는 당신에게 남은 크림을 넘겨줍니다.
체이시 : 감사합니다. (크림 넘겨받는다... 둥글게 발라 눈사람 만든다)
체이시 : (눈사람이 묻힌 관이 되었다......)
눈사람, 이곳에 잠들다...
어쩐지 익숙한... 상황에...
갑자기 TV에서 뉴스가 나옵니다.
AOC 뉴스 틀어둔 거 누구야? 입맛 1D100 감소!
콰이로 : 1d100 (1D100) > 75
체이시 : 1d100 (1D100) > 22
콰이로 : (팍 인상 찌푸립니다.)
체이시 : 채널 돌리겠습니다.
콰이로 : ...부탁하지. 휴일에까지 보고 싶지는 않군.
체이시 : (채널 대강 돌린다... 화면으로 송출되는 것은 클리셰 SF영화?)
체이시 : (썩 보고 싶지는 않아 시선 돌린다;)
TV 속에서 악당으로 변해버린 동료와 최종전투를 진행하는 영웅의 모습이 보입니다.
말 그대로 클리셰 SF네요!
마지막으로.
데코레이션만 하면 되겠습니다!
- 데코레이션 (1D5)
체이시 : 1d5 (1D5) > 2
② 예쁜 과일로 루돌프 귀와 뿔을 달아준다.
콰이로 : 1d5 (1D5) > 1
① 산타 모자를 씌운다.
산타 모자를 쓴 중앙관리체제와...
관짝에 들어간 루돌프 눈사람.
이게 최종 결과물이네요!
그때...!
케이크가 묻습니다.
힘을 원하는가?
뭐죠? 정말로 뭐죠?
진심을 담아 만들었더니 생명이 깃든 건가요?
아니면 밀가루가 문제였을까요?
다행히 눈을 비비고 보자, 그냥 평범한 케이크일 뿐입니다.
체이시 : (콰이로 봄...) 혹시 방금 저만 들었습니까?
콰이로 : 뭘? ...영화 소리? (아직도 나오고 있는 TV 화면을 봅니다.)
체이시 : 아닙니다. (케이크 만드는 데 원래 라이플이 필요했던가... 잠시 생각한다)
마침 TV 속 영화도 거의 끝나가고 있어요.
이것은 정정당당한 요리 승부이므로 다이스를 굴려서 케이크를 최종적으로 완성합니다.
점수는 각각 D100을 3번 굴린 뒤 가장 높은 점수로 채점합시다.
콰이로 : 1d100 (1D100) > 95
콰이로 : 1d100 (1D100) > 4
콰이로 : 1d100 (1D100) > 37
체이시 : 1d100 (1D100) > 72
체이시 : 1d100 (1D100) > 32
체이시 : 1d100 (1D100) > 80
우와! 콰이로가 만든 케이크는 팔아도 손색없을 맛이네요!
체이시의 케이크 또한 훌륭한 수준입니다. 두 사람, 요리에 재능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콰이로 : 난 이게 마음에 드는군. (체이시 케이크 가리킵니다.)
콰이로 : 바꿔서 먹을까.
체이시 : 예? ...감사합니다. 저도 선배님께서 만드신 쪽이 마음에 듭니다.
체이시 : 역시 선배님의 판단이 옳았던 것 같습니다...
콰이로 : (음.) 케이크에 라이플을 써도 나쁘진 않다는 사실을 알았어.
체이시 : 요리할 때는 라이플이 필요하군요. 저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영화 속에선 저주에서 풀려난 동료와 영웅이 웃으며 재회합니다.
자, 깨달음도 얻었으니 주방을 정리할까요.
모든 게 끝난 뒤의 주방은 처참합니다.
이거, 치우는 것도 일이겠어요.
한숨을 쉰 뒤 고무장갑을 끼던 그때, 콰이로가 말합니다.
콰이로 : 머리를 쓰지. 무리하지 말고 우리가 잘하는 걸 사용해서 해보는 건 어떠나?
체이시 : ...이번에도 라이플을 씁니까? (이건 진짜 아닌 것 같은데... 하지만 방금도 선배님께서 옳았지. 내적 갈등......)
하지만... 청소하는 데에 라이플이 왜 필요한가요?
진심인가요?
늘 판단에 따랐지만, 이건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체이시 : 죄송합니다. 라이플을 이용해서 청소하자는 말씀입니까?
콰이로 : 왜, 내 판단에 의심이 드나?
체이시 : ......이번에야말로 「불복종」입니다...
그렇게 츳코미를 걸면 콰이로는 매우 상심합니다. 잠깐, 이거 데자뷔?
콰이로 : 불복종이라... 나한테 그런 심한 말을 하다니.
콰이로 : 난 진심이었다.
콰이로 : 체이시, 네가 그렇게 청소에 자신 있으면,
콰이로 : 그렇다면,
콰이로 : 「승부」다.
이럴 줄 알았어요!
크리스마스이브의 밤은 얼렁뚱땅 저물어갑니다.
ED. 메리 클리셰마스!
부디 두 사람이 행복한 한때를 보냈길.
'티알 > 조사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COC | 조사팀] 괴물묵시록 (0) | 2024.02.08 |
---|---|
[COC | 조사팀] 괴물예찬론 (0) | 2024.02.08 |
[COC | 조사팀] 크리그어 ZERO (0) | 2024.02.05 |
[COC | 조사팀] 크리그어 2 (0) | 2024.02.05 |
[COC | 조사팀] 크리그어 1 (0) | 2024.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