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예찬론
W. 청서
KPC. 콰이로
PC. 체이시
가끔은 생각해,
이런 나도 누군가를 구하는
영웅이 될 수 있었을까.
플레이타임: 9시간
!로그 백업입니다!
!이하로 청서님의 TRPG 시나리오, 괴물예찬론의 스포일러가 이어집니다. 열람 주의!
해가 뜨지도 않은 새벽, 알람 소리가 잠을 깨웁니다.
버스로 20분, 한 번 갈아타서 지하철로 30분.
엘리베이터와 계단으로 이동하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지금 일어나야 회사에 지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건조한 눈을 문지르며 커피를 내리면, 뉴스에서는 아나운서가 심각한 표정으로 오늘도 한층 더 다가온 외계 행성에 관해 보도합니다.
“크리쳐 사태가 종식되었음에도 새롭게 나타난 인류를 향한 위협에 안전 지대의 대부분이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육안에 보이는 정도의 크기에서 하늘의 반을 뒤덮을 때까지 그리 긴 시간은 걸리지 않았습니다.
낯선 행성의 방문에 관해 길거리에서 사람들에게 인터뷰하는 모습까지 보입니다.
“너무 무서워요.”
“외계인의 침공?”
“지금이 우리에게 영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가볍게 흘려듣던 헤밀턴은 문득 영웅이라는 말에 TV를 봅니다.
척봐도 수상해 보이는 사람들이 하얀 로브를 입고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며 입을 뗍니다.
“하지만 두려워 마세요, 영웅은 곧 돌아옵니다. 우리는 구원받을 것입니다.”
무언가 대책이 있나 싶었는데, 그냥 평범한 사이비 종교였나봅니다.
보온병에 커피를 옮겨 담으면, 나갈 시간입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면, 버스 시간표를 볼 수 있습니다.
늘상 타고 다니는 버스는 칼같이 3분 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벤치를 보면 지나치게 큰 후드집업을 입고 모자를 뒤집어쓴 5살 남짓의 아이가 무릎을 껴안고 앉아있습니다.
헤밀턴 : (옆에 앉는다. 최대한 순하게 웃어보이며) 안녕~ 엄마 어디 있어?
아이는 꼼짝도 하지 않고 그저 정류장에 앉아 있습니다.
헤밀턴이 말을 걸면, 아이는 천천히 고개를 듭니다.
어떤 의지가 보이지 않는 멍한 얼굴입니다.
자세히 보니, 무릎이나 팔 곳곳에 멍과 생채기가 알록달록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아이는 무슨 말을 해도 대답하지 않습니다.
버스는 3분이 지나도 오지 않습니다.
버스 시간표 아래에 적힌 번호대로 전화를 걸 수 있습니다.
헤밀턴 : (시간표 흘긋 바라본다... 조금은 시간을 써도 되지 않을까?) 저기, 음... 과자 사 줄까? 배 안 고파?
아이는 다른 곳을 응시하며 입만 뻐끔거립니다.
그때, 길 건너에서부터 하얀 로브를 입은 사람들 한 무리가 건너옵니다.
그들은 아이와 헤밀턴을 발견하곤 가까이 다가옵니다.
수상한 사람들 : 여기 있었구나!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이 아이는 저희 소속입니다. 자, 가자.
그 모습은 굉장히 익숙합니다.
헤밀턴은 이들이 TV에 나왔던 사이비 종교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아이는 그들을 보더니 안색을 굳히고 헤밀턴의 옷깃을 살짝 잡습니다.
미미하게 고개를 흔들기까지 합니다.
수상한 사람들 : 왜 이러는 거니? 이러면 착한 아이가 아니지. 또 교육을 받고 싶은 거야?
사이비 종교의 사람들은 아이를 엄한 투로 꾸짖습니다.
이어서 억지로 데려가고자 손을 잡아끌기까지 합니다.
아이가 이를 거부하자 가장 앞에 선 사람이 폭력을 휘두르려는 듯 손을 높이 듭니다.
헤밀턴 : (때리려는 팔 붙들고) 저기요, 얘랑 무슨 사이예요?
헤밀턴 : 아니, 무슨 사이든... 애를 왜 때려요? 애 다친 거 봐, 이거 다 당신들 짓이야?
헤밀턴에게 [용기]라는 기능치가 추가됩니다.
헤밀턴, 용기 판정.
헤밀턴 : cc<=30 용기 (1D100<=3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8 > 58 > 실패
헤밀턴은 때리려던 팔을 붙들었지만, 그 이상의 행동은 취하지 못했습니다.
용기 10 상승.
아이가 재빠르게 헤밀턴의 뒤로 숨습니다.
수상한 사람들 : 뭡니까, 이 아이는 우리 소속이에요.
사이비 종교의 관계자는 당신에게 아이를 돌려줄 것을 요구합니다.
거부한다면 용기 판정입니다.
헤밀턴 : (한 손 뒤로 돌려 아이 붙든다) 아니, 이러는 사람한테 아이를 어떻게 맡겨요?
헤밀턴, 용기 판정.
헤밀턴 : cc<=40 용기 (1D100<=4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1 > 21 > 보통 성공
헤밀턴은 자신도 모르게 아이를 안아 들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수상한 사람들 : 이게 무슨 짓이죠? 이건 납치예요. 저희 아이를 돌려주시죠.
사이비 종교의 관계자들이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손을 뻗습니다.
펄프 재능 [맷집]을 부여 받습니다.
운 10점을 사용해 전투 한 라운드에 들어오는 피해를 5점까지 면할 수 있습니다.
어디로 도망쳐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눈앞의 아이를 구하기 위해 일단 달립니다.
뒤에서부터 당신을 뒤쫓는 소리와 짜증 섞인 욕설이 들립니다.
다가오는 종말, 엉망이 되어버린 하루, 부서진 쳇바퀴, 그리고 생애 첫 일탈.
용기가 10 상승합니다.
당신의 품에 안긴 아이가 처음으로 입을 뗍니다.
아이 : 가야 하는 곳이 있어요. 그런데 혼자서는 갈 수가 없어서…….
헤밀턴 : 어어, 어딘데? 가족? 데려다 줄게! 엄마 연락처 알아?
아이는 묵묵하게 손목에 있는 기기를 조작해 좌표를 띄워줍니다.
아이 : 가족은 아니지만, 가야 하는 곳이에요.
여기서부터 3블럭 떨어진 거리의 가장 높은 건물입니다.
건물명은 X 제약회사라고 하네요.
버스는 여전히 오지 않고, 지하철이 있는 대로변에는 사이비 종교의 관계자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달려서 갈 수 밖에 없네요.
헤밀턴 : (고개 들어 가야 할 방향 눈에 담는다. 숨 가다듬고) 그래, 같이 가자! (아이 안은 팔에 힘 준다... 소시민은 조금 힘들다)
가는 도중에 아이에게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헤밀턴 : 아까 그 사람들은 누구야? 납치? 그 사람들이 때렸어?
아이 : .... (고개 살짝 끄덕입니다.) 종교에서 실험을 당하고 있었어요. ...그 사람들을 막기 위해서라도, X 제약회사에 반드시 가야 해요.
헤밀턴 : 뭐, 실험? (미친 거 아냐? 들리지 않게 입속말로만 웅얼거린다) 무슨 실험? 알아?
아이 : 자세히는 모르지만... 우리가 향하는 곳과도 관련이 있는 실험이었을 거예요.
곧 추격이 따라붙습니다.
아까와는 다른 인원이 두 사람을 쫓아옵니다.
빠르게 자리를 벗어나보지만, 그 중 한 명이 이쪽을 향해 총을 겨눕니다.
회피 불가, 1D10의 대미지가 들어옵니다.
1D10 (1D10) > 6
1D4 (1D4) > 1
헤밀턴의 왼팔에 총알이 날아옵니다.
펄프 재능 [맷집]이 발동됩니다.
피해 5점이 경감됩니다.
탕! 그와 동시에 스파크가 튑니다.
총을 맞은 부분을 확인해보면, 내부의 회로와 부품이 드러나 흉한 모습입니다.
여기서 헤밀턴의 핸드아웃이 공개됩니다.
용기가 10 상승합니다.
펄프 재능 [강심장]을 부여 받습니다.
다른 사람을 공격하거나, 부상을 보거나, 시체를 보았을 때의 이성 손실을 무시합니다.
총알은 계속해서 쏟아집니다.
1D10 (1D10) > 8
1D4 (1D4) > 4
헤밀턴의 오른 다리에 총알이 날아옵니다.
피해 5 경감됩니다.
아무리 내구도가 높은 안드로이드라고 해도, 빗발치는 탄환 속에서 아이를 지키며 손상을 줄일 수는 없습니다.
아이 : 미안해요, 나 때문에…….
여기서 선택의 시간입니다. 포기하고 아이를 건네준다거나, 하다못해 여기서부터는 따로 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헤밀턴 : (미친것들, 안전지대에서 뭐 하는 짓이야? 입술 짓씹으며 달리다가) 야, 이게 왜 너 때문이야? 쟤네가 잘못한 거지, 사과하지 마!
헤밀턴 : 약속했지, 누나가 끝까지 데려다 줄게!
그 모든 것에도 포기하지 않고 아이를 끝까지 목적지까지 데려다준다면 용기 판정입니다.
헤밀턴, 용기 판정.
헤밀턴 : cc<=60 용기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5 > 85 > 실패
용기가 10 상승합니다.
다른 특성치를 깎아서 올릴 수 있습니다.
이것은 체면이 구겨지고, 이성이 흐려져 평소처럼 행동할 수 없게 되더라도 짜낸 용기입니다.
헤밀턴, 용기 판정.
헤밀턴 : cc<=90 용기 (1D100<=9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7 > 57 > 보통 성공
아이는 당신을 꼭 안습니다.
당신은 끝까지 달려갑니다.
너덜너덜해진 안드로이드가 아이를 안고 X제약회사의 지하층에 돌입합니다.
보안을 해제한 것은 다름이 아닌 아이입니다.
안드로이드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성한 곳은 없습니다.
눈앞에 거대한 실험관들이 보입니다.
진귀한 풍경입니다. 더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생물, 크리쳐가 용액 속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를 안은 안드로이드가 향한 곳은 가장 깊숙한 곳입니다.
아이가 그곳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갇힌 실험관까지 도달하자, 당신의 몸이 고장을 알립니다.
눈 앞으로 붉은 신호가 점멸합니다.
안드로이드는 그대로 무릎을 꿇고 쓰러집니다. 아이는 울고 있습니다.
눈 앞에 버튼이 있습니다. 누르겠습니까?
헤밀턴 : (우는 아이 머리 한 번 쓰다듬어준다. 처음 만났을 때처럼 웃어보이고, 버튼 누른다)
마지막으로, 안드로이드는 전선과 회로의 덩어리로만 존재하는 검지로 실험관의 버튼을 누릅니다.
그러자, 실험관 내부에서 울컥, 하고 기포가 올라오더니 내부로 이어진 전선으로 전기가 흐르기 시작합니다.
이것으로 당신의 임무는 끝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드로이드 시스템이 종료됩니다.
송출되던 눈앞의 영상이 차츰차츰 흐려집니다.
지긋지긋하던 하루의 연속, 어쩌면 이것은 간신히 얻어낸 휴가일지도 모릅니다.
아이 : 있잖아요, 이런 말… 조금도 위로가 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아이는 안드로이드의 손을 잡고 말합니다.
아이 : 당신은 세계를 구한 거예요.
아이 : 내 이름은 오데트, 당신의 이름은?
헤밀턴 : 헤밀턴. (감각이 둔하다... 소근육 힘겹게 움직여 오데트 손 맞잡는다)
신체를 구성하는 은빛 부품이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아갑니다.
그 원심력을 따라 돌아가는 것은 프로그래밍된 일과, 약간의 전류, 그리고 당신.
어쩌면 수백억분의 일의 확률로 발생된 오차.
전원을 구동하던 마지막 바퀴가 원을 그리며 느릿하게 굴러갑니다.
이 마음이 연산의 결과라면 세상은 거대한 기계장치일 거야.
가끔은 생각해,
이런 나도 누군가를 구하는
영웅이 될 수 있었을까.
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
RESTART
호흡을 도와주는 산소 마스크,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쓰디쓴 액체, 전신에 엉겨 붙은 전선, 양손을 구속하는 쇳덩이,
그리고, 터질듯 빨리 뛰는 심장.
덜컹, 소리와 함께 실험관이 열리고, 체이시는 액체와 함께 앞으로 쏟아지며 바닥을 구릅니다.
갑작스럽게 들이차는 산소에 폐가 아려와 숨 쉬기가 힘들고, 억지로 뜯겨져 나가는 전선이 따갑습니다.
바닥에 주저앉아 한참이나 헐떡인 끝에, 주변의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은 실험관이나 연구 자료로 가득한 어딘가의 실험실입니다.
푸르스름한 빛이 실내에 고여 주기적으로 깜빡거립니다.
어두운 종이로 뒤가 덧대인 유리창에 당신의 모습이 비칩니다.
체이시 역시 환자나 입을 법한 옷을 입고 있습니다. 창백한 인상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앞에는 아주 어린 아이가 서있습니다.
아이는 죽은 듯이 누워있는 안드로이드 옆을 지키고 있습니다.
체이시가 몸을 일으키자, 아이는 안드로이드의 눈을 감겨주곤 이쪽으로 다가옵니다.
오데트 : 정신이 들어?
아이의 얼굴은 굉장히 낯익습니다.
채도가 낮고 밝은 머리, 그리고 푸른색 눈.
자세히 살펴보면, 오데트(델타)와 굉장히 닮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외형이 한참 어려보인다는 부분이겠죠.
그 얼굴을 본 순간, 체이시는 아주 예전의 일을 떠올립니다.
오데트와 콘라드, 승급전, 그리고 콰이로.
그러고보니 콰이로는 어디에 있죠…?
체이시 : 예. (표정 찌푸렸다가) 제 파트너의 소재를 아십니까?
오데트 : ...구하러 왔어. 콘라드랑 콰이로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네.
체이시 : 오데트 씨의 외관이 제 기억과 다릅니다.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오데트 :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까... AOC에 의해 악신이 소환되고, 너는 아자토스의 찌꺼기와 싸우다 죽었어. 그건 기억해?
체이시 : ...예. 기억납니다.
오데트 : 이후 남은 사람들끼리 신 정부를 수립해 이어나가다, 테러가 발생했어.
오데트 : 나는 잡혀가서 능력을 추출당하는 실험을 당했고.... 그 결과 생명력을 잃고 체구가 작아졌어.
오데트 : 네가 어딘가에 산 채로 포획되어 있다는 정보를 얻고, 조력자를 얻고자 탈출을 감행한 거고.
오데트 : 악신은 퇴치되었어도 원인 불명의 멸망은 진행 중이야. 나도 실험실에만 갇혀 있어서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나와 널 납치한 사이비 종교는 무언가 알고 있을지도.
실험실 내부를 조사할 수 있습니다.
연구 자료, 좌측 실험관, 우측 실험관, 특별 보관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체이시 : (주위를 빠르게 둘러본다. 연구 자료로 보이는 것을 붙들고 확인한다)
체이시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결과가 나와있습니다.
키, 체중, 이름, 신변에 관한 모든 정보 뿐만이 아니라 세포 단위로 당신을 분석했습니다.
물론 대부분이 ‘불명’으로 나와있습니다.
가볍게 훑어 보는 도중 형광펜으로 강조된 문장을 발견합니다.
▒▒전의 신체 구조 데이터와 99% 이상 일치하지 않음
체이시 : (아는 내용과 같다... 크게 관심 두지 않고 왼쪽으로 고개 돌린다. 뭐가 들어 있는 거지?)
금속형 크리쳐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파편 별로 조각난 크리쳐, 통째로 포획되어 가사 상태에 빠진 크리쳐, 의식이 있는 크리쳐…….
그 중 하나가 안구로 추정되는 부분을 데로록 굴려 이쪽으로 시선을 둡니다.
어쩐지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듭니다.
체이시 : (반대쪽 실험관 확인해본다)
생체형 크리쳐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잘려나간 크리쳐의 일부부터, 포획되어 가사 상태에 빠진 크리쳐, 의식이 있는 크리쳐…….
그 정체를 아는 당신으로서는 인체 실험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듭니다.
두 실험관을 전부 살펴본 뒤, 도합 몇십 체의 크리쳐가 이곳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체이시 : (목적이 뭐지? 확신할 수 없기에 속단하지 않는다. 자리 옮겨 특별 보관실로 들어간다...)
엄중한 소독 절차를 거친 뒤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실 평수는 굉장히 좁습니다. 크리쳐와 관련된 물건과 증거품이 보관되고 있습니다.
관찰 판정.
체이시 : CC<=65 [ 관찰력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 > 4 > 대단한 성공
깨끗하게 복원된 제복과 무기를 발견합니다.
환자복은 활동하기 불편하니, 갈아입을 수 있습니다.
체이시 : (이건 왜 여기 있는 건지... 길게 생각하지 않고 환복한다. 보관된 물건을 살펴본다)
보관된 물품 중에는 별로 볼만한 게 없습니다.
특별 보관실을 나갈 수 있습니다.
체이시 : (라이플 짊어진다. 익숙한 무게감... 밖으로 나가 오데트에게 다가간다) 방금 멸망이 진행 중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지하기 위해 움직이는 겁니까?
전부 돌아보고 나오면, 체이시는 오데트가 창백한 안색으로 바닥에 쓰러져있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체이시 : (말 끝맺지 못하고 가까이 다가간다. 어깨 붙잡아 돌리고) 오데트 씨. 의식이 있습니까? 들리면 대답하십시오! (한 손 움직여 맥 짚어본다)
오데트 : (콜록,) 아... 괜찮아. 실험 후유증 때문이니까. ...멸망, 맞다. 응. 일단 너는 그 사람을 찾아야 해. 나는, 여기에 두고 가. 방금 통신기를 찾아 예전에 사용했던 AOC 전파에 잡히도록 연락을 넣었으니 운 좋으면 지원이 올 거야. 지금 AOC로 가면 그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야. 조심, ……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한 채, 오데트는 기절해버립니다.
자세히 보니 입술에 각질이 일어나있고, 야윈 팔다리 곳곳에 멍자국이 있으며, 영양 상태가 굉장히 나쁩니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전혀 알 수 없네요.
오데트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결국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 시기에 AOC라고 하면…….
체이시가 죽은 이후의 콰이로, 안대를 착용한 채 전광판에 나오던 모습 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체이시 : (반듯하게 눕힌 후 고개를 옆으로 돌려 놓는다. 만날 수 있다는 사람은... 파트너? 직감에 매료되지 않으려 노력한다... 지금은 이곳을 빠져나가는 것이 우선이므로. 움직이지 않는 안드로이드 지나쳐 실험실 밖으로 나간다)
체이시가 X제약 회사 밖으로 나오면, 바깥의 풍경은 예전에 본 미래와 확연히 다릅니다.
푸른 빛을 발하는 중앙관리체제가 떠있고, 안드로이드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돌아 다니긴 하지만, 공통점은 그것 뿐입니다.
군데군데 폐허가 된 건물, 길거리에 앉아서 하늘을 올려다 보는 사람들, 천공에 거대하게 드리운 행성의 그림자, 파손된 도보.
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전광판에서는 아나운서가 불안한 표정으로 입을 열어 말하고 있습니다.
“크리쳐 사태가 종식되었음에도 새롭게 나타난 인류를 향한 위협에 안전 지대의 대부분이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낯선 행성의 방문에 관해 길거리에서 사람들에게 인터뷰하는 모습까지 보입니다.
“너무 무서워요.”
“외계인의 침공?”
“지금이 우리에게 영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척봐도 수상해 보이는 사람들이 하얀 로브를 입고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며 입을 뗍니다.
“하지만 두려워 마세요, 영웅은 곧 돌아옵니다. 우리는 구원받을 것입니다.”
문득 체이시의 등에 소름이 돋습니다.
정신을 잃기 전, 테러가 일어난 안전지대에서 눈을 떴을 때 체이시를 공격한 사람과 목소리가 완전히 똑같습니다.
AOC라고 해서 그렇게 깨끗한 상태는 아닙니다.
입구를 지키던 세큐리티까지 전부 도망쳤는지, 건물은 텅 비어 있습니다.
이곳저곳 쥐가 들끓어 다니기 좋은 곳은 아닙니다.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폐건물입니다.
회귀라는 사실이 지금도 크게 실감나진 않지만, 어떻게 봐도 체이시가 겪었던 일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원래대로라면 콰이로가 안전지대를 크게 부흥시켜서, 체이시가 올 때까지 평온하게 안전지대를 수호해야 하지 않나요?
지금 상태로는 당장 멸망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AOC 역시 망한지 오래고요.
체이시 : (건물 내부로 들어선다. 긴장 늦추지 않은 채 주위 살피고, 곧바로 최상층으로 올라간다. 찾아야 할 사람이 있다...)
엘리베이터도 운행하지 않으므로 최고층까지 걸어서 올라가야 합니다.
소름 끼치는 물소리, 그리고 문을 열 때마다 귀를 자극하는 녹슨 소리를 이기고 최고층으로 향합니다.
섬뜩한 기분과 함께 복도를 지납니다.
낯선 기시감이 스쳐 지나가고, 소장실의 문을 열면…….
누군가가 거대한 전면창을 등지고 서있습니다.
전신에 딱 달라붙는 롱 코트, 깔끔하게 고정한 안대, 꼿꼿하게 선 자세,
그리고, 하나로 올려 묶은 붉은 머리.
붉은 머리?
나타샤 폴 블레인 : AOC의 전 영웅이 여긴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체이시는 안대를 착용한 나타샤와 마주합니다.
짙게 다크써클이 내려온 눈가, 초췌해질 대로 초췌해져 움푹 패인 양뺨이 씰룩거리며 반항적인 미소를 지어냅니다.
나타샤 폴 블레인 : 독이 들은 와인이라도 대접할까요?
간단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체이시 : 오데트 씨와 협력 중이라는 대원이 당신입니까.
나타샤 폴 블레인 : 협력? 글쎄요... 그렇게 보입니까?
겉으로 보기에, 현재 AOC의 관리자는 나타샤입니다.
체이시 : 아니라는 겁니까? (혼란에 잠시 입 다물었다가) 파트너를 찾고 있습니다. 콰이로 씨의 행방을 아십니까?
나타샤 폴 블레인 : 그 때, 소장을 비롯한 대다수의 AOC 대원은 사망했고, 크리쳐는 멸절했습니다. 그 사람은... 글쎄요. 마찬가지로 행방불명이라 모릅니다.
나타샤 폴 블레인 : 제 쪽에서 묻고 싶네요. 당신은 그 날 죽지 않았습니까.
체이시 : 이계의 존재와 접촉했습니다. (나타샤 곧게 응시한다) 안구를 대가로 얻은 것은 무엇입니까?
나타샤 폴 블레인 : 이계의 존재라... 그 노인을 말하는 모양이로군요. ...파트너의 유언을 따라서 안전지대를 지키려 했습니다만, 보다시피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손을 놓았습니다. 때로는 어쩔 수 있는 부분도 있는 법이죠.
전부 들으면 이성 판정 1/1d3.
체이시 : CC<=50 [ 이성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2 > 72 > 실패
이성치 2 감소합니다.
당신은 대화 도중에 위기감을 느낍니다.
심리학 판정.
체이시 : CC<=10 [ 심리학 ] (1D100<=1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0 > 70 > 실패
아무것도 알 수 없었습니다.
체이시, 관찰 판정입니다.
체이시 : CC<=65 [ 관찰력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4 > 34 > 보통 성공
문득 나타샤의 옆으로 시선이 옮겨갑니다.
아무렇게나 밀려난 소장용 테이블, 그 위에는 서류가 놓여 있습니다.
그 서류에 찍힌 문양은 당신이 연구소에서 본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그 연구소는,
사이비 종교의 것이었죠.
눈치챈 순간 전투가 발생합니다.
품에서 단도를 꺼낸 나타샤의 기습입니다.
거리를 단숨에 좁혀와, 장거리 탄환을 쓸 겨를이 없습니다.
나타샤 폴 블레인 : cc<=95 근접전(단도) (1D100<=9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1 > 71 > 보통 성공
나타샤 폴 블레인 : 1d3+2d6 피해(맨손) (1D3+2D6) > 3[3]+7[5,2] > 10
회피, 혹은 다른 판정 가능합니다.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는 근접 모드만 사용 가능합니다.
TFR에서 습득한 스킬, 눈의 검과 얼음 방패 사용이 가능합니다.
체이시 : (금속 크리쳐의 능력 끌어올려 몸에 두른다. 몸 옆으로 빠르게 움직여 회피 시도한다)
체이시 : CC<=49 [ 회피 ] (1D100<=4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4 > 54 > 실패
대미지 2 차감합니다.
체이시, HP -8.
나타샤 폴 블레인 : 마음 같아선 그냥 보내드리고 싶었는데요.
숨결이 닿을 듯 가까워진 거리에서 단도를 쥔 손에 힘을 주며 나타샤가 웃습니다.
그 얼굴에 보이는 광기는 분명히 익숙합니다.
그야, 체이시는 그 손으로 똑같은 표정을 지은 콰이로를…….
나타샤 폴 블레인 : 이대로 두면 계획에 방해가 될 것 같아서.
하지만 망설일 시간은 없습니다.
체이시, 도검 판정.
체이시 : (라이플 옆 레버 조작해 근거리 모드로 전환한다. 튀어나온 검날로 나타샤 겨눈다)
체이시 : CC<=80 [ 근접전 (도검) ]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3 > 53 > 보통 성공
체이시 : 1d8++1D4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피해] (1D8+1D4) > 1[1]+2[2] > 3
나타샤 폴 블레인 : cc<=49 회피 (1D100<=4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5 > 85 > 실패
system : [ 나타샤 폴 블레인 ] HP : 15 → 12
나타샤 폴 블레인 : cc<=95 근접전(단도) (1D100<=9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7 > 57 > 보통 성공
나타샤 폴 블레인 : 1d3+2d6 피해(맨손) (1D3+2D6) > 2[2]+6[1,5] > 8
체이시, 회피 혹은 다른 판정.
체이시 : (타격이 예상되는 부분에 재차 크리쳐의 힘 집중시키고, 몸 뒤로 젖혀 공격의 궤적 회피 시도한다)
체이시 : CC<=49 [ 회피 ] (1D100<=4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00 > 100 > 대실패
얼음의 방패 사용 가능합니다.
체이시 : (타격 직감하고 방패 스킬 필사적으로 끌어낸다)
대실패 패널티는 체이시 공격턴에 패널티 다이스를 부여하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체이시, 사망.
그러나 정신력으로 소생합니다.
당연하지만, 당신의 몸은 현재 인간이 아닌 모양입니다.
체이시, 도검 판정.
체이시 : CC(-1)<=80 [ 근접전 (도검) ]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1] > 21, 11 > 21 > 어려운 성공
체이시 : 1d8++1D4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피해] (1D8+1D4) > 1[1]+2[2] > 3
체이시 : (생체형 크리쳐의 힘 검날에 입혀, 휘두른다. 검의 끝이 망설임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온 악력 담아 붙든 채.)
체이시의 검날이 나타샤의 살갗을 녹여냅니다.
나타샤는 입에 고인 침을 뱉고 살벌한 눈으로 이쪽을 응시합니다.
맞닿은 칼날 사이로 끼기긱, 스산한 소리와 함께 스파크가 튑니다.
그때, 나타샤의 나머지 손에서 무언가가 나옵니다.
단숨에 거리를 다시 벌린 나타샤가 던진 것은…….
수류탄입니다.
체이시, 회피 판정.
체이시 : CC<=49 [ 회피 ] (1D100<=4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9 > 79 > 실패
체이시는 재빠르게 몸을 날려 수류탄에서 거리를 두고 바닥을 구르지만, 수류탄이 폭발하며 전면창이 깨집니다.
굉음과 함께 큰 여파가 발생합니다.
AOC 건물 창문 밖으로 튕겨져 나온 체이시의 뒷목을 타고 식은 땀이 흐릅니다.
잊고 있었나요? 소장실은 최고층입니다.
그리고 AOC는 지상 37층까지 있는 빌딩이었죠.
교육 판정입니다.
체이시 : CC<=60 [ 교육 ]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 > 5 > 대단한 성공
콰이로 집 근처의 37층짜리 아파트가 125m 가량이었다는 쓸모없고 무서운 정보만 깨우칩니다.
체이시는 아무 장비도 없이 125m를 그대로 추락합니다.
거꾸로 된 세계가 빠르게 스쳐지나고, 눈을 질끈 감은 그때…….
누군가가 당신을 잡아 채 옆건물 창문을 깨고 그대로 난입합니다.
사방으로 창문 파편이 파티클처럼 날립니다.
팽팽하게 한계까지 당겨진 로프가 탄력 있는 소리와 함께 풀리고, 누운 당신의 위로 엎어진 사람이 크게 어깨를 들썩입니다.
익숙한 색깔의 머리카락이 이리저리 흩어지더니, 숨을 들이쉬며 몸을 일으킵니다.
지나치게 가까운 거리에 코와 코가 가볍게 맞닿습니다.
체이시, 콰이로와 재회합니다.
짧은 침묵, ‘생전'의 콰이로와 만나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그건 그러니까, 당신이 AOC 옥상에서 손 하나만 붙잡고 매달려 유언을 남기던 순간이었나요.
감회에 젖을 시간도 없이, 콰이로는 체이시의 멱살을 쥐고 짓씹듯 말합니다.
콰이로 : 어떻게 살아있었다고 연락 한 번을 안할 수가 있나.
날 구하러 왔나… 싶었는데 아무래도 나를 죽이러 온 것 같습니다.
체이시 : .......(입 벙긋거리다 다물기를 몇 차례 반복한다) ...선배님.
체이시 : 죄송합니다. 찾아다녔습니다...... 바로 찾아뵈려고 했는데. (목소리의 떨림이 생생하다... 말 잇지 못하고 입 다문다. 떨리는 손으로 파트너 붙잡는다.) ...진짜 선배님 맞습니까?
체이시, 설득 혹은 말재주 판정.
체이시 : CC<=40 [ 설득 ] (1D100<=4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5 > 95 > 실패
콰이로 : ... ... (가만히 손길을 받는 듯하다가... 표정 구깁니다.) 그럼 가짜로 보이나? 왜, 꿈이라도 꾸는 기분인가 보지? (으득, 이를 악뭅니다.)
체이시 옆 바닥에 주먹을 찔러넣습니다.
파편이 날아가며, 어깨에 꽂힌 것 같아요.
HP -2.
콰이로 : 네가 나오는 꿈은 늘 악몽이었는데... ...
콰이로 : (심호흡 몇 번 하고는 일어섭니다.)
콰이로 : ...됐다. 기대도 안했어.
아무튼 아까보다는 진정한 기색입니다.
콰이로와의 마지막을 들을 수 있습니다.
체이시 : 실망시켜드려 죄송합니다. ...어떻게 지내셨는지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콰이로가 한숨과 함께 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멀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잿빛 하늘, 아자토스의 일부가 강림하는 순간. 천둥과 번개가 안전지대에 내리꽂히고 곳곳에 크리쳐가 아닌 괴물돌이 날뛰며 민간인을 죽이고 찢어 삼키던 그때입니다.
체이시와 콰이로는 그들을 제압하고 민간인을 구출하며 어마어마한 수적 열세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때, 뒤에서부터 날아온 뾰족한 삼지창이 체이시의 배를 뚫습니다.
심해인의 웃음소리가 머릿속에 어지럽게 돌아다닙니다.
콰이로가 황급히 당신의 어깨를 붙잡지만, ‘인간'의 몸인 당신은 속수무책으로 쓰러지고 맙니다.
입을 달싹일 때마다 핏줄기가 입에서 흘러나오고, 콰이로는 당신을 등에 업은 채 자리를 벗어납니다.
내 목소리 들리나? 정신 차려…….
아스라이 멀어지는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당신은 콰이로의 등에서 정신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콰이로는 한참이나 당신의 시체를 업고 의사와 병원을 찾아다녔습니다.
고개를 들은 체이시, 문득 깨닫습니다.
콰이로가 들려주는 과거는 당신이 알던 이야기와 궤가 다릅니다.
정신력 판정.
체이시 : CC<=50 [ 정신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0 > 60 > 실패
알던 내용과 몇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콰이로는 당신의 안드로이드를 곁에 두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이 이야기대로라면……. 체이시는 정말로 죽었어야 합니다.
조금도 생존의 여지도 없이.
그런데 어째서 테러가 발생한 순간으로 타임리프할 수 있었을까요?
아무튼, 잠시 재회의 시간을 나눕시다.
콰이로 : 나타샤를 만난 모양이지.
체이시 : 예. 저를 공격하더군요. 사이비집단과 모종의 협력 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머뭇거리다가 파트너 옷소매 약하게 쥔다) AOC는 어떻게 된 겁니까? 그러니까, 제가 죽은 이후에 말입니다.
콰이로 : ...보다시피. 처음에는 다들 재건에 힘썼다. 그러다 테러가 일어난 날, 오데트가 납치되었고... 나타샤가 사이비 종교와 결탁하면서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게 됐지. 네가 없었으니, 임시로 콘라드와 움직이며 그들의 계획을 막고자 했다.
콰이로 : 그러다 네가 살아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연구소로 들어갔지만, 거기 있던 건 상태가 안 좋은 오데트 뿐이었고. 그 녀석을 적당한 장소로 이동시킨 뒤 다시 구하러 온 거다.
콰이로 : 네 무덤은 만들지 못했어. 그 날 시신을 잃어버렸거든.
콰이로 : ... 어떻게 돌아온지 모르겠지만, 나와 가겠나.
체이시 :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콰이로 바라본다. 인간이 아닌 것으로 재구성된 자신은 파트너가 아는 제가 맞을까. 당신은 지금의 나라도 괜찮다고 말해 줄까. 차마 털어놓지 못하고 고개 숙인다) ...예. 파트너니까... 선배님께서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함께 가겠습니다.
콰이로 : 따라와라. 조촐하게나마 기지를 마련했으니 쉴 수 있을 거야. (잡고 일어나라는 듯 손을 내밉니다. 시선을 맞추는 대신 비껴 보며) ...아까 그 말은 실언이었다.
체이시 : (콰이로 손 잡고 몸 일으키다가, 엉거주춤한 채 고개 든다) ...예? 어떤 말씀 말입니까?
콰이로 : 굳이 상기할 필요도 없는 말.
가는 길은 그립고도 무척 익숙합니다.
예전에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던, 콰이로의 집으로 가는 모양이네요.
여전히 어수선한 길거리 곳곳에는 그리운 가게나 건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거대한 행성이 나타나고, 지구 멸망이니 뭐니 세상이 어수선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분명히 있네요.
연립 빌라 안으로 들어와서 4층, 가장 안에 있는 룸의 문을 열면 벽을 억지로 허물어 두 집을 합친 듯한 공간이 나옵니다.
일반 대원으로 보이는 사람 열 명 남짓, 콘라드, 그리고 침대 위에 누운 오데트가 있습니다.
콰이로 : 다녀왔다.
콰이로가 체이시를 데리고 그 안으로 들어옵니다.
콘라드가 체이시를 보고 가볍게 눈짓합니다.
옛 동료를 만나니 감회가 새롭네요. 비록 좋은 사이는 아니었을지라도!
콘라드 : 어서오세요.
체이시 : ...복귀했습니다. (묵례한다)
콘라드는 눈을 피하며 인사합니다.
콰이로가 겉옷을 벗어 걸어두며 콘라드와 대화합니다.
콰이로 : 오데트는 좀 어떻지?
콘라드 : 여전해요. 정신을 못 차리고 있어요.
오데트와 있었던 일을 설명해줘도 되겠습니다.
이들은 모를 테니까요.
체이시 : 연구소에서 깨어난 후... 주위를 둘러보고 돌아왔을 때 쓰러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당시에는 의식이 있었으나... (말끝 흐린다)
콘라드 : ....그러면 왜 보호하지 않고 이동했습니까? 콰이로가 발견했을 때는, 오데트 혼자 있었다고 했어요. 어째서, 지켜주지 않고 둔 겁니까?
콰이로 :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 화낼 대상은 내 파트너가 아닐 텐데.
체이시 : AOC로 바로 이동하라는 말씀에 따른 것뿐입니다. 당시의 저로서는 처치할 수단도 없어... (오데트 한 번 돌아보고)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콘라드 : ... ... (더 말하려는 듯하다가, 그냥 오데트 쪽으로 고개 돌립니다.)
체이시 : 오데트 씨께서 사이비집단에 의해 능력을 추출당하는 실험을 당했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들을 저지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정확한 향후 계획을 전달받고 싶습니다.
콰이로 : 그 이야기에 대해서 말인데. 나타샤와 교단의 낌새가 심상치 않아. 잠입을 서두르는 게 좋을 것 같군.
콰이로 : 다음 임무에 관해 설명한다. 여태까지 우리가 조사한 결과, 지금 다가오는 행성과 종교는 밀접하게 관련되어있을 확률이 높아. 최우선은 다가오는 멸망의 진상 규명 및 대처 방안 모색. 최악의 경우에는…….
행성은 한층 더 가까워진 것 같다는 착각이 듭니다.
아니, 착각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콰이로는 빈 탄창을 바닥에 던지며 말합니다.
콰이로 : 전면전까지 각오하도록 해라.
어쩌면 인류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전쟁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콰이로 : 오늘은 재정비를 하고, 내일 바로 교단 본거지에 돌입하도록 하지.
체이시 : 예. (침상 돌아보고) 오데트 씨는 혼자 둡니까?
콰이로 : (콘라드 힐끔 봅니다.)
콘라드 : ...전 오데트의 곁을 지키겠습니다.
콰이로 : 그렇다는군.
콰이로 : 잠입 인원은 너와 나, 둘로 하지. 많아봐야 들킬 위험만 높아질 테니.
콰이로 : (은색 통 체이시에게 던져줍니다.)
콰이로 : 과하게 마시진 마라.
체이시 : (뚜껑 열어 냄새 맡아보고, 내용물이 술임을 확인한다) 예, 감사합니다.
콘라드 : (혼자 이것저것 생각하는 듯하더니, 슬쩍 다가옵니다.) ...아까의 무례는 죄송했습니다. (꾸벅 인사합니다.) 이해해달라고는 하지 못 하겠지만, 제게는 부채감처럼 오데트를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거든요. 테러 당시, 오데트를 구하지 못하고 안전지대에 뒤늦게 도착해서 찾아 헤매던 지난 2년이 길고 후회스럽기까지 해서... ...그 때문에 당신 잘못이 아님에도 울컥했습니다.
콰이로 : (사과주스 하나 깝니다.) 취하지도 않았는데 잘만 부는군. 더 지껄여 봐라.
체이시 : (콘라드의 말에서 자신을 발견한다. 너무나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엇갈리고 말았던 마음을 떠올리고, 보이지 않게 주먹 말아쥔다. 그래도 당신은 잃지 않았잖아, 치미는 감정은 질투인가.) ...아닙니다. 이해합니다. 저의 오판이기도 합니다. 깨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오데트 씨를 살피지 못했습니다. 후에 본인에게도 사과하겠습니다.
콘라드 : ...체이시 씨 사과를 받으려고 한 말은 아니었는데... 말이죠. 지키고 싶었던 사람이 내 손을 떠나서 크게 다치거나 망가져버렸을 때의 기분을, 이해하십니까.
체이시 : 지키는 것을 사명으로 삼는 것이 군인이니 모르는 것이 이상하지 않겠습니까. (콰이로가 아는 자신은 그러한 상실을 겪은 적 없는 사람이기에, 얼버무린다. 담담한 말투를 가장한 채, 파트너의 손등을 짚는다) 두 분은 파트너니까, 서로가 각별한 것은 당연하겠지요. 선배님께서 잘못된다면 저 역시, 차마 견디지 못했을 겁니다...
콰이로 : (체이시의 손길이 닿자, 고개 삐딱하게 기울입니다.) 그리고 말은 바로 해야지. 여기 파트너를 잃지 않아본 사람이 있던가. 이쪽은 번갈아서 크리쳐 역을 맡아봤는데, 그걸 말이라고. (사과주스 입에 대지 않고 만지작거리다가 문득) 콘라드나 너나 지긋지긋할 정도로 여전하군. ...나쁘지 않아.
체이시 : 선배님께서도 제가 기억하는 바와 같습니다. (한쪽 눈으로 저를 마주보던 마지막 모습 지워내려 애쓰며) 걱정했던 것보다 건강한 모습이라 다행입니다.
콘라드 : ... ... (아차 싶은 표정입니다.) 괜히 저 때문에 분위기가 무거워진 것 같네요. 이것도 미안합니다. 두 분은 오랜만에 재회하셨는데, 제가 눈치 없이... (어색하게 일어서서 꾸벅 인사합니다. 에보니 곁, 침대 근처로 의자 하나 들고 갑니다.)
콰이로 : (체이시 표정 눈에 담다가, 음료 한 모금 합니다.) 걱정했다는 사람이 다른 대원부터 찾아가고 그랬나.
체이시 : 그건...! (짧게 울상지었다가 표정 수습한다. 입술 살짝 깨물고) 선배님께서 AOC에 남아 계실 줄 알았습니다. 아직 안부를 제대로 듣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만... 치안이나 테러 이야기가 아니라 선배님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AOC를 떠나 두 분과 함께하게 되며 마찰은 없었는지, 식사는 챙기셨는지... 아무거나 말씀해 주십시오.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콰이로 : (...) 농담이야. ...그렇게 안 보였나? (안색 하나도 안 변한 채 눈 깜빡입니다.) 내가 어디 있는지, 지금 상황이 어떤지. 깨어난 직후에 알 수야 없는 노릇이지. 이상한 기계 장치를 등에 업은 안전지대 관리자가 아니고서야. (음료 괜히 쭉 들이킵니다. 빈 캔 내려두고) 늘 곁에 있었던 한 사람이 사라졌다. 그런데 멀쩡히 지냈겠나? 저기 저 친구도 그래. 파트너를 잃었는데 밝게만 머무르긴 힘들지.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식량은 가끔 부족해지기도 하고. 그래도 겨울이 아니면 좀 나았지.
콰이로 : (몸을 일으켜 담요를 가져옵니다. 체이시에게 따듯하게 덮어주며) 계속 얘기할 테니 들으면서 자. 그래...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하루는 널 닮은 사람을 보고 뒤를 쫓기도 했다.
콰이로 : (눈 뜨고 있나, 감고 있나 확인합니다.)
체이시 : (콰이로 팔 잡고 살짝 당긴다) 짐들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은... 함께 있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좀더 깨어 있고 싶습니다. (짧게 입 다물었다가) 의식이 끊기면, 눈에 보이지 않으면 사라질까 봐 불안합니다. 재회한 것이 기적 같아서...
체이시 : 현실이 아닐까 봐, 사실은 꿈이거나 환각일까 두렵고, (말 잇지 못하고 이 악문다) ...이런 모습 보여드려서 죄송합니다.
콰이로 : 꿈이 아니라는 건 내가 보증해주지. (체이시 손 가만 덮습니다. 온기가 전해지길 바라며 느리게 토닥입니다.) 내가 잘 알아. 꿈은 이렇게 따듯할 수 없어. 네가 잠들 때까지, 아니, 깨어난 후에도 곁에 있으리라고 약속하면 믿을 수 있겠나.
콰이로 : ...그래도 정 불안하다면야... 오늘만 밤을 새는 걸 허락한다.
체이시 : 예...... (무릎에 관자놀이 기댄 채, 파트너 얼굴 가만히 살핀다. 익숙한 색의 눈동자, 오랫동안 보아 왔던 표정.) 감사합니다. 내일은 이동해야 하니 선배님께서는 주무십시오... 조용히 있겠습니다.
콰이로 : (토닥임 멈추더니) 그건 곤란하군. 지금은 잠이 오질 않아서. ... 이야기를 계속할까. 그래서 말이다. 네 이름을 불렀더니 돌아보지 않더군.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인데, 나는 초조해졌었지.
두 사람은 대화를 하며 밤을 지샙니다.
안심하십시오, 오늘 밤 파트너는 당신 곁에 머무를 겁니다.
잠입 인원은 체이시와 콰이로 두 사람으로, 콘라드는 말했던 대로 의식을 잃은 오데트의 곁을 지키고자 숙소에 남습니다.
콰이로는 체이시에게 종교인이 입을 법한 하얀 의복을 건네줍니다.
수수한 성당 성가대복 같은 옷인데, 몸통 부분이 넉넉할 뿐만 아니라 팔부분의 소매폭이 무척 넓고 하늘하늘거립니다.
굉장히 안 어울릴지도 모르겠네요.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는 분해해서 큰 부품별로 허리띠에 둘러줍니다.
브리핑이 시작됩니다.
콰이로 : 잠입 장소는 이곳에서 약 80km 떨어진 A시의 공터. 그 부근에 지하 벙커로 향하는 통로가 있다.
놀랍게도 도착지는 체이시와 콰이로에게 지나치게 낯익은 장소입니다.
빈 공터, 콰이로와 똑같이 생긴 크리쳐가 나왔던 곳, 기습당해 멀리 날아간 콰이로가 벙커의 입구를 발견해 시민들을 구해낸 그 장소와 거의 일치합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벙커의 입구가 예전보다 훨씬 더 커졌다는 점일까요.
묵직한 쇳덩이로 된 문을 열면, 그 아래로 이어지는 계단은 제법 ‘제대로'되어 있어, 예전의 벙커를 확장하고 재구축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오래된 성당이나 교회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납니다.
여러 갈래의 복도가 개미굴처럼 뚫려있는데다, 수십, 아니, 수백 개의 방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봐야 할지 감이 안 올 정도로 말이에요.
그때, 손목에 착용한 휴대용 PC가 반짝거리더니, 작은 지도가 공유됩니다.
콘라드로부터 통신이 도착했습니다.
콘라드 : 그 종교의 내부 시스템을 해킹해서 CCTV를 분석한 결과 내부 구조도를 보내드립니다. 대부분 평범한 신도들의 방이라 조사할만한 구역을 한정할 수 있었어요. 미사 시간 내로 제가 체크한 곳만 확인해서 빠르게 빠져나오세요.
체이시는 전해 받은 지도를 통해 역사자료실, 수행실, 신전, 간부실, 교주실에 갈 수 있습니다.
체이시 : (지도 들여다보고) 자료실부터 확인해봐도 되겠습니까?
콰이로 : 그러지. 마침 제일 가깝군.
- 역사자료실
크리쳐 사건 발발 이후, 등장한 모든 상급 크리쳐와 일반 크리쳐, 그리고 대부분의 크리쳐 사건에 관해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습니다.
크리쳐를 향한 광적인 열의와 연구는 AOC 못지 않습니다.
대부분 체이시와 콰이로 역시 숙지하고 있는 지식입니다만, 체이시가 아는 과거와 ‘특별히’ 달라진 부분이 있지 않나요?
어떤 날을 기점으로.
체이시 : (제가 죽었던 날짜를 복기한다. 당시의 사건과 관련된 자료를 우선으로 찾아본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강림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어떻게 알아냈는지, AOC의 연구가 외계신을 소환하는 초석이 되었다는 것부터 진행 과정과 결과까지 상세하게 적혀 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에보니와 나타샤는 헬기를 타고 바로 옥상으로 직행했으며, 거기에는 발을 저는 늙은 연구원 하나가 동승했다고 합니다.
이후로는 체이시도 아주 잘 아는 전개가 이어집니다.
그들은 한껏 저항했으나 외계신에게 이기지 못했고, 에보니가 희생하였으며, 나타샤는 홀로 남았다.
그 사건에 휘말려 ‘사망’한 AOC 대원들에 관해서도 기록되었습니다.
정면을 보고 있는 체이시의 증명사진 역시 그 페이지에 끼어있습니다.
기묘하게도, 붉은 글씨로 체이시의 사진 위로 ‘특이점의 영웅'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마지막에는 천문학 관측이라는 단어와 함께 휘갈겨 쓴 문장이 눈에 띄네요.
‘계측할 수 없는 거리의 우주 너머에서 지구까지 보낸 신호 확인' ‘외계의 크리쳐?' 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니, 외계에 무언가 있다면 그건 크리쳐가 아니라 외계인 아닐까요……. 말을 맙시다.
안전지대 테러 관련 자료도 열람 가능합니다.
체이시 : (영웅이라는 말도 지겹게 느껴질 지경이다... 읽던 자료 덮어두고 테러 사건이 정리된 문서를 꺼내든다)
안전지대 테러
이 파일에는 화재 재료의 조달, 경로 장악, 신 정부 사람들과 대다수의 AOC 대원들이 자리를 비우는 날을 비롯해 그날의 상세한 계획이 적혀 있습니다.
옆으로 한 장 넘기면, 안전 지대 전체를 상공에 찍은 듯한 지도에 화재의 시작 지점을 표기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둥근 모양입니다.
오컬트, 혹은 교육(어려움) 판정.
체이시 : CC<=60 [ 교육 ]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8 > 48 > 보통 성공
어려운 난이도 판정이므로, 실패 처리됩니다.
알 수 있는 건 없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는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잊으려 해도 잊혀지지 않는 풍경입니다.
일렁이는 불꽃, 곳곳에서 난무하는 비명소리, 그리고 누구든 제발 대답해달라고 빌던 콰이로의 목소리까지.
그건 체이시의 정신을 잃기 직전, 마지막 기억이기도 합니다.
전부 읽으면 콰이로는 파일에 붙어있는 체이시의 증명사진을 떼어냅니다.
그는 풀칠이 된 듯 끈적끈적한 뒷면을 잠시 만지더니, 허리띠에 고정한 검날 손잡이에 그것을 붙여 보여줍니다.
체이시의 표정이 심각해보여 풀어주고자 하는 나름의 노력입니다.
체이시 : (사진 돌려받지 않고 그대로 문서 덮는다. 이제는 망자가 아니니까.) 이동해도 괜찮겠습니까?
콰이로 : 그러지. (사진 떼어내지 않고 끄덕입니다.)
체이시 : 그럼... (지도 보고) 수행실로 이동하겠습니다. (활자로만 보아서는 뭘 하는 곳인지 알기 어렵다... 종교를 가지지 않아서일까)
- 수행실
신도들이 기도를 올리고 정신을 갈고 닦는 방이라고 대외적으로는 소개되는 것 같습니다.
의외로, 문을 열면 친숙한 느낌의 휴게실 같은 분위기입니다.
현재 미사중이므로 사람들은 없습니다. 벽면에 사진들이 빼곡하게 걸려 있습니다.
체이시나 콰이로가 입은 것과 비슷한 옷을 입고, 다양한 신도들과 가족처럼 다정한 표정으로 웃으며 찍은 사진들입니다.
이런 온기 어린 시선과 얼굴로 안전지대에 테러를 일으킨 종교라 생각하니, 어쩐지 소름이 끼칩니다.
정신력 판정.
체이시 : CC<=50 [ 정신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9 > 69 > 실패
콰이로 : CC<=50 [ 정신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6 > 16 > 어려운 성공
콰이로 : 그 사람들이군. 전에... 이 위치에서 구했던 사람들.
그제야 기억나는 것은 이쪽을 바라보던 일부의 선망 어린 시선들, 당신의 손을 잡고 구출되던 벙커 속의 시민들이라는 사실입니다.
체이시 : 아. (떠올리고 표정 굳힌다) 그 사람들은 운 좋게 벙커로 피했던 것이 아니라...
콰이로 : 그때는 이런 종교 없었어.
그리고, 그들은 AOC나 정부 조직이 아닌데도 체이시가 크리쳐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일반인들입니다.
그도 그럴게, 모두의 앞에서 광기 발작을 일으켜 콰이로와 치고받고 싸웠으니까요.
그렇다면 이 벙커에 종교 시설이 세워진 이유도 이제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절대로 죽지 않는 자신들의 구원자에 멋대로 어떤 기대와 어떤 열망을 품었는지는, 당신은 모를 일입니다.
콰이로 : 비밀유지에 실패한 건.... 내 실책이군.
체이시 : ...제 잘못이 큽니다. (고개 살짝 젓고 방 둘러본다. 더 살펴볼 것이 있나...)
더는 볼 게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깔끔하기만 한 방이네요.
신전으로 이동할까요?
체이시 : (액자에 마지막으로 시선 던지고 걸음 옮긴다)
- 신전
미사 중인 신전입니다.
내부에 특별한 조사 스팟은 없지만, 그들의 기도와 미사 내용을 조금 엿들을 수 있습니다.
원하는 판정으로 시도해보세요.
체이시 : (기척 죽이고 내부의 소리에 귀 기울여본다)
체이시 : CC<=60 [ 듣기 ]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6 > 76 > 실패
문이 두꺼워 잘 들리지 않습니다.
콰이로 : 마침 비슷하게 입었잖아. 그냥 들어가 볼까.
체이시 : 예? (표정 설핏 찡그렸다가) ...넵. (차분한 표정 자아낸다... 주먹 꾹)
‘종교에 속한 신도들과 마주치면 인사는 오른쪽 팔을 ㄱ자, 왼쪽 팔을 ㄴ자 모양으로 굽히며 “그어그어”라고 해야 한다’고 콘라드가 통신 메시지를 보냅니다.
체이시, 하나요?
체이시 : (콘라드 짧게 의심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그어그어.
체이시가 막상 하면 그 줄에 있던 신도들이 미친사람인가… 라고 생각하는 게 분명한 표정으로 쳐다봅니다.
콰이로 : ...
콘라드가 추가로 통신 메시지를 보냅니다.
아님 말고요.(이모티콘)
미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크리쳐는 신이 지구로 내려와 자신의 몸을 나눈 형태, 악한 인간들을 징벌하고 선한 인간을 지키는 신수다. 그리고 개중에서 특별히 ‘신의 사자’로 선택받은 사람들이 크리쳐가 된 인간이다. 특이점의 영웅 역시 그러한 신의 사자 중 하나이다.
머나먼 차원의 행성들이 일렬로 이동하고 있다. 그 궤도가 일치하는 순간, 오랜 숙원이 이루어진다. 행성이 하늘을 완전히 뒤덮는 날까지는 앞으로도 100년 남짓 남았지만, 미사가 끝나면 ‘개시'하여 그 날을 오늘로 앞당길 것이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그간 우리가 해온 일들은 다름이 아닌 오늘을 위해서이다. 행성이 일렬로 서고 하늘이 덮이는 순간 우리들의 숙원은 이루어진다.
체이시 : (찡그리며 소곤소곤... 시선은 정면에 고정한 채) 저희가 신의 사자랍니다?
콰이로 : 퍽이나 그렇겠군. 그어그어.
체이시 : 선배님. (심술부리듯 옷자락 잡아당긴다...)
콰이로 : 음, 조사를 속행하지. (언제 웃었냐는 듯 딴청피웁니다.)
체이시 : 기도가 끝나면 일을 벌인다는 것 같은데... (손끝으로 무기 부품 숨겨둔 허리띠 톡톡 두드린다) 저지합니까?
콰이로 : 수가 너무 많아. 기도실 내부 인원이 전부인지도 알 수 없는 일이고. 교주도 없군. 여기 인원들을 저지한다 하더라도, 그 '개시' 자체를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야.
콰이로 : 그러니 의식을 저지하는 방법을 알게 될 때까지는 조사에 힘쓴다. ...이만 나가지. 간부실과 교주실이 남았어.
체이시 : 예. (천천히 일어난다) 미사가 끝난다면 사건이 발생할 테니... 속행하겠습니다.
- 간부실
간부실입니다.
컴퓨터를 비롯한 다양한 사무용품이 놓여 있습니다.
체이시는 컴퓨터의 바탕화면에 있는 폴더를 뒤질 수 있습니다.
자료조사 판정.
체이시 : CC<=20 [ 자료 조사 ] (1D100<=2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3 > 83 > 실패
시간을 들여 녹취록을 찾아냅니다.
나타샤와의 대화 기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소는 소장실.
양손으로 얼굴을 감싼 나타샤가 힘겹게 대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간부로 추정하는 사람이 책상 위에 서류를 올리고 말을 이어나갑니다.
간부 : 당신에게도 나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잘 생각해보세요.
나타샤 폴 블레인 : 체이시 씨는 이미 죽었습니다.
간부 : 아닙니다. 분명히 데려올 수 있으니 저희를 믿어주세요. 에보니 씨가 두고간 세상을 지키고 싶지 않습니까?
나타샤 폴 블레인 : 웃기는군요. 안전지대는 당신들이 저지른 테러로 인해 붕괴되었습니다.
간부 : 어쩔 수 없었습니다. 특이점의 영웅을 소환하기 위해서 그 정도의 희생은 불가결하니까요.
나타샤 폴 블레인 : 내가 당신들에게 협조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간부 : 그럼 이건 어떤가요, 나타샤 씨. 체이시 님이 돌아온다면 당신은 죽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을 죽일 수 있을 만큼의 강자는 이 세계에 더는 없으니까요.
나타샤 폴 블레인 : ……
간부 : 중앙 관리 체제를 빌려주세요.
나타샤의 얼굴에 자포자기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사실은 이런다고 에보니는 살아 돌아오지 않는건 알고있을 것입니다.
다만, 눈을 통해 파고든 악신 때문에 이성적인 생각은 불가능한 거겠죠.
콰이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체이시를 쳐다봅니다.
체이시 역시 어쩌다 나타샤가 이렇게 되었는지 가늠할 수 없겠지만요.
간부실에서 더 얻을 수 있는 자료는 없으니, 빠르게 이동합니다.
체이시 :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제 이름에 심란해진다... 교주실로 곧바로 이동한다)
- 교주실
두 사람이 들어서자마자, 무언가 잘못 밟았는지 자동으로 홀로그램 입체 영상이 재생됩니다.
방 전체에 검은 우주, 그리고 반짝이는 별들이 투영됩니다. 굵직한 중년 남성 목소리의 나래이션이 들려옵니다.
저 행성은 사실은 잠든 신들의 요람입니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행성 외에도 6개의 거대한 행성들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즉, 일곱 악신들이 아자토스의 찌꺼기가 다녀간 흔적에 이끌려 모여들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수많은 세계선의 크리쳐 사태, 그리고 그 끝으로 이어지는 멸망의 유력한 사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하나의 행성이 끝이 아닙니다.
총 7개의 행성들이 차츰차츰 가까워집니다.
3D그래픽 영상들이 두 사람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아가며 각기 다르게 생긴 행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다가오는 행성들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입수합니다.
충격적인 사실을 전해들은 체이시와 콰이로, 동시에 이성 판정 1D3/1D5 합니다.
체이시 : CC<=48 [ 이성 ] (1D100<=48)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 > 2 > 대단한 성공
콰이로 : CC<=50 [ 이성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1 > 81 > 실패
체이시, 이성치 1 감소합니다.
콰이로, 이성치 1 감소합니다.
그 열쇠는 특이점의 영웅입니다.
밖에서부터 사이렌 소리가 들립니다.
그와 함께, 나타샤의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안전 지대의 시민 여러분에게 알립니다. 긴급 소집입니다. 시민 여러분은 전부 A시의 광장으로 모여주세요.
불응하는 자는 강경하게 처벌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알립니다. 광장으로 전부 모여주세요.
의복을 벗어 던지고 황급히 거리로 나갑니다.
나타샤가 직접 무언가 공지하는 일은 없었던 건지, 당황한 표정으로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저 멀리서부터 안드로이드 군단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표정 없는 얼굴의 안드로이드들이 어물쩍거리는 시민들을 하나씩 끌고 데려갑니다.
더 이상 망설일 수 없습니다. 나타샤와 저 대군을 제압해야 합니다.
다행인 점은, 체이시가 중앙 관리 체제를 제압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일까요.
콰이로에게 쉴드를 파괴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체이시 : 선배님. (짧게 심호흡하고) 중앙관리체제를 부수고 나타샤 씨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우선 박스를 둘러싼 쉴드의 약점을 쏴맞추어야 합니다.
체이시 : 사격 포인트는 두 곳, AOC와 제약회사의 옥상입니다. 바로 이동해도 되겠습니까?
콰이로 : ...어떻게 알게 된 정보인지는 나중에 묻지. 나는 AOC로 간다.
근처에 주인 없는 바이크가 굴러 다니니, 콰이로는 아무거나 골라 탑니다.
콰이로 : 제대로 된 인사도 못 나누고 헤어지는 건 이제 싫어. 그러니 약속해.
콰이로 : 두 번 다시 그냥 두고 가지 않겠다고.
체이시 : 다시 만난다면... 전부 설명하겠습니다.
체이시 : 무사히 뵙겠습니다.
콰이로 : ...믿고 있지. (시동 걸고는, 마지막으로 짧게 돌아봅니다.)
체이시 : (한 손 올려 경례한다. 돌아서지 않고 콰이로 바라본다)
콰이로는 마주 경례하고, 이내 출발합니다.
체이시 : (바이크에 올라타 시동 걸어본다. 경로는 알고 있으므로 망설임 없이 출발한다)
거리 곳곳에서 총 소리가 들립니다.
콘라드와 통신이 연결됩니다.
지금 안드로이드 대군이 시민들을 끌고 가며, 거부하거나 저항하면 사살하고 있어요.
거리에는 안드로이드 군단이 가득합니다.
길거리 곳곳을 누비면서 안드로이드를 제압하고, X 제약회사까지 도달하세요.
36체의 안드로이드가 등장합니다.
체이시, 민첩 판정.
체이시 : CC<=99 [ 민첩 ] (1D100<=9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7 > 37 > 어려운 성공
체이시는 빠르게 지형지물을 파악합니다.
머릿속으로, 안드로이드들을 피해 도달할 수 있는 최적의 경로가 그려집니다.
바이크는 요란한 마찰음을 내며 방향을 전환하고, 적들의 공격은 당신을 아슬아슬하게 피해갑니다.
다음 골목입니다.
46체의 안드로이드를 마주합니다.
낭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민첩(어려움)판정.
체이시 : CC<=99 [ 민첩 ] (1D100<=9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0 > 70 > 보통 성공
전투가 발생합니다.
펄프 룰에 따라 분리해둔 무기는 쌍수 무기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체이시는 자신의 턴에 2회 공격이 가능합니다.
(각각 도검, 사격 판정)
체이시, 공격 2회 판정.
체이시 : CC<=80 [ 근접전 (도검) ]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6 > 76 > 보통 성공
체이시 : 1d8++1D4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피해] (1D8+1D4) > 3[3]+4[4] > 7
체이시 : CC<=80 [ 사격 (라이플/산탄총) ]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5 > 95 > 실패
안드로이드 39체 남았습니다.
체이시, HP -1.
다시, 공격 판정입니다.
체이시 : CC<=80 [ 근접전 (도검) ]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7 > 37 > 어려운 성공
체이시 : 1d8++1D4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피해] (1D8+1D4) > 2[2]+1[1] > 3
체이시 : CC<=80 [ 사격 (라이플/산탄총) ]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 > 2 > 대단한 성공
체이시 : 1d8++1D4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피해] (1D8+1D4) > 4[4]+2[2] > 6
안드로이드 30체 남았습니다.
체이시, 눈의 검과 얼음의 방패 사용 가능합니다.
얼음의 방패, 사용하나요?
체이시 : (스킬 사용합니다......)
체이시, 공격 판정.
체이시 : (근접 무기에 스킬 입힌다)
체이시 : CC<=80 [ 근접전 (도검) ]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1 > 21 > 어려운 성공
체이시 : 1d8++1D4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피해] (1D8+1D4) > 7[7]+4[4] > 11
1D5 (1D5) > 2
체이시 : (1D5) > 3
체이시 : CC<=80 [ 사격 (라이플/산탄총) ]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9 > 79 > 보통 성공
체이시 : 1d8++1D4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피해] (1D8+1D4) > 5[5]+4[4] > 9
안드로이드 7체 남았습니다.
얼음의 방패 사용 가능합니다.
체이시 : (방패 스킬 사용해 방어한다)
체이시, 공격 판정.
체이시 : (다시 한 번, 눈의 검 스킬 발동한다)
체이시 : CC<=80 [ 근접전 (도검) ]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3 > 43 > 보통 성공
체이시 : 1d8++1D4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피해] (1D8+1D4) > 6[6]+4[4] > 10
체이시 : 1d5 (1D5) > 3
체이시 : CC<=80 [ 사격 (라이플/산탄총) ]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2 > 42 > 보통 성공
체이시 : 1d8++1D4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피해] (1D8+1D4) > 4[4]+2[2] > 6
안드로이드는 전부 파괴되었습니다.
전투가 종료되면 제약 회사에 도착합니다.
쉴드를 파괴하기 위해 황급히 옥상으로 올라가던 중, 체이시는 나타샤에게 기습 당합니다.
굉음과 함께 벽이 부서지고, 당신을 옥죈 두 팔이 끝없이 아래로 끌고 내려갑니다.
두 사람은 건물 바닥을 뚫고 연구소까지 떨어집니다.
이 층은 체이시가 깨어난 곳입니다.
차가운 바닥을 걸어오는 구두 소리가 앞 뒤에서 들립니다.
간신히 몸을 추스를 체이시의 앞에는 나타샤가 있습니다.
인기척을 느껴 뒤를 돌아보면 사이비 종교의 교주가 있습니다.
교주 : 아아, 저를 기억하십니까?
교주 : 정말로... 다시 만나고 싶었어요!
바로, 당신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본 사람입니다.
교주는 황홀한 표정으로 연구소에 있는 크리쳐들의 실험관을 매만집니다.
교주 : 정말 다행히, 모든 크리쳐가 증발되어 사라질 때 이들은 사라지지 않았어요. 보호된 거죠.
교주 : 아, 그렇지. 뭔가 궁금하신 거라도 있습니까? 성심 성의껏 대답하겠습니다.
체이시 : 저를 만나야 할 일은 없는 편이 나았을 겁니다. (표정 찡그리며 손목 돌린다) 일련의 테러의 목적이 무엇입니까.
교주 : 아, 우선... 이것부터 말해야겠군요. 이곳은 어떤 선행 조건으로 인해 ‘체이시님이 죽은, 영웅이 없는 세계'. 즉 평행 세계예요.
교주 : 우리들의 차원에서는 체이시님이 불의의 사고로 수명을 다해 죽어버렸기 때문에, 우리는 다른 차원에서 다시 데려와야 했습니다.
교주 : 당신은 특이점의 영웅,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크리쳐이자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평행 세계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체이시는 메타적으로 정보를 습득합니다.
제복이 당신이 알던 디자인이 아니었던 이유, 무기의 사용 방식이 낯설었던 이유,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곳은 당신이 알던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의 다른 AOC입니다.
이성 판정 1d3/1d5
체이시 : CC<=47 [ 이성 ] (1D100<=47)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1 > 41 > 보통 성공
이성치 3 감소합니다.
교주는 체이시에게 '원래의 체이시가 있던 세계는 멸망했다'고 말합니다.
교주 : 크리쳐가 지구에 나타난 모든 세계의 지구는 멸망했습니다.
교주 : 정확히는 체이시님이 살아있는 모든 우주가 멸망했습니다.
그렇다면 원래 차원에 혼자 남겨진 콰이로는?
나타샤 폴 블레인 : 죽었겠지, 모두 멸망했다고 하니까요.
나타샤가 심드렁하게 대꾸합니다.
이성 판정 1d8/1d10
체이시 : CC<=44 [ 이성 ] (1D100<=44)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 > 8 > 대단한 성공
이성치 6 감소합니다.
광기는 잠시 후에 부여하겠습니다.
교주 : 우리는 시간을 돌리는 능력의 상급 크리쳐였던 인간-오데트-로부터 능력을 추출, 종교 내 연구원들의 인력을 총동원해 시공간을 헤집고 열어 소환할 아티팩트를 개발해냈습니다.
교주 : 다만, 이 아티팩트를 발동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필요했죠!
교주 : 그래서 우리는 안전지대 사람들의 목숨을 제물로 체이시님을 소환하기로 했습니다.
이성 판정 1d10/1d20
체이시 : CC<=38 [ 이성 ] (1D100<=38)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9 > 19 > 어려운 성공
체이시, 이성치 5 감소합니다.
교주 : 소환에 성공한 뒤, 우리는 이변이 일어나지 않도록 체이시님을 아무도 찾아오지 못하는 연구소에 봉인했습니다.
교주 : 다가오는 것의 정체는 크리쳐들의 진정한 신.
교주 : 신들은 ‘특이점’ 그 자체인 체이시님을! 화신으로 삼고 싶어합니다.
교주 : 우리는 당신이 모두의 죽음과 멸망을 발판 삼아 외계의 신의 일부가 되어 영원히 군림해주길 바랍니다.
교주 : 당신은 가장 강하니까요, 그리고 아름다우니까요!
이성 판정 1d20/1d30
체이시 : CC<=33 [ 이성 ] (1D100<=33)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9 > 29 > 보통 성공
체이시, 이성치 9 감소합니다.
큰 충격으로 인해 눈앞에 환각이 어른거립니다.
유리 안에 박제된 당신은 영원히 죽지 못한 채 멍하니 우주 아래를 굽어보고 있습니다.
귀부터 들어온 신들의 목소리가 뇌를 지나 흘러들어옵니다.
“어때, 영원한 건 좋지?”
음성은 애달픈 신도들의 구걸로 바뀝니다.
우리를 구했잖아 그러니 우리의 요청을 들어줘 당신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바칠 수 있어 그걸로 당신이 완벽해진다면 세계의 질서를 위해 홀로 살아남아 마지막 남은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해 그리고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혼자 고통 받는 거야
뒤에서부터 나타난 수많은 손들이 당신의 팔을, 몸을, 다리를 잡아당깁니다.
하늘거리는 소매가 드러나면서 보이는 이리저리 비틀린 관절들이 기괴합니다.
붉게 거품이 올라오거나 썩은 흔적이 역력한 팔들이 대부분입니다.
크리쳐를 동경한 나머지 스스로 팔에 크리쳐 세포를 억지로 주입한 후유증입니다.
교주 : 여기까지 왔는데 설마 반항할 생각은 아니겠죠? 당신을 소환하느라 일으킨 화재 때문에 몇 명이 죽었는데, 그걸 의미 없게 만들 생각인가요?
교주 : 아, 물론… 이미 늦었어요. 아무것도 바뀌는 건 없습니다. 정해진 각본대로 여긴 멸망하고, 당신은 가장 먼저 도달하는 신의 선택을 받는 겁니다.
광기: 인간 혐오
사람들의 목소리, 숨결, 닿아오는 살갗, 눈빛, 당신에게 바라오는 모든 것들은 너무나도 역겹습니다.
정의나 수호나 이상적인 신념 따위를 위해 전부를 바쳐도 당신에게 돌아오는 건 조금도 없습니다.
인간은 당신의 세계를 뺏어가고, 당연하게 체이시의 희생을 요구합니다.
자신의 욕구를 위해서는 동족을 희생하고 타인의 삶을 침범하는데 망설임이 없습니다.
쥐고 있던 무기는 떨어지고, 모든 의욕을 상실합니다.
총기 어리던 당신의 눈에서 빛은 사라집니다.
안심하십시오, 안전지대는 이제 당신의 도움따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체이시의 HP와 이성이 0이 됩니다.
ZERO
이곳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검은 장소.
눈을 떠도 감아도 오로지 검은 어둠만이 당신을 반깁니다.
누군가는 이 장소를 무의식의 결정체라고 부를 것이고, 누군가는 이 세계의 진정한 정체라고 부를 것입니다.
체이시는 누웠습니다. 천장에는 어째서인지 당신의 모습이 비칩니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털 하나 없는 살덩이 위로는 진물이 흐르고, 드러난 눈알은 번들거립니다.
내장덩어리 같은 것들이 호흡할 때마다 위 아래로 들썩입니다.
이것이 당신의 진정한 모습입니다.
말을 하고 싶어도 입을 열면 죽어가는 크리쳐의 앓는 소리만 흘러나올 뿐입니다.
전신이 피투성이로, 꼼짝도 할 수 없습니다.
죽고, 죽고, 또 죽어간 끝에 남은 것은 결국 이런 결말입니다.
체이시의 저널이 ‘괴물’로 변경됩니다.
그때, 천장의 화면 위로 글씨가 드러납니다.
[RETRY : PRESS ANY KEY]
[COIN : 0/5]
물론 재개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이런 모습으로는 기어가는 게 고작일 뿐입니다.
지불할만한 재화도 없습니다.
당신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곁을 지켜주는 사람도 없이 그저 호흡합니다.
그렇게 십 년이 흐릅니다.
아니, 백 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혹은 천 년, 만 년, 일억 년, 어쩌면 몇 초였을지도 모르는 순간이 지납니다.
발걸음 소리가 들려옵니다.
처음 보는 얼굴의 인영이 가까이 다가와 당신의 곁에 앉습니다.
그는 혐오스러워하는 기색도 없이, 차분한 표정으로 당신에게 물을 주고 담요를 덮어줍니다.
헤밀턴 : 누가 그러는데, 내가 세계를 구했대요. 난 그냥 당연한 일을 한 것 뿐인데. 어쩌면 그 행동도 그저 프로그래밍된 성격과 행동 양상에 따라 한 일이었을지도 모르죠.
헤밀턴 : 그래도, 누군가를 위해 행동하는 순간엔 여태까지 중에서 제일 살아있다고 느꼈어요. 어쩌면 나는 줄곧 영웅 같은 게 되고 싶었을지도 몰라요.
헤밀턴 : 영웅의 삶은 많이 힘든가요?
그 사람은 딱히 대답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열흘 동안 당신의 곁을 지킵니다.
어쩌면 10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흐르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헤밀턴 : 이만 가야할 것 같아요. 함께 있어서 즐거웠어요. … 그리고, 이거 드릴게요.
그가 천장에 뚫린 틈새에 은색 동전을 밀어넣습니다.
띠링, 경쾌한 소리와 함께 화면에 적힌 글자가 [COIN : 1/5]로 바뀝니다.
당신은 도로 눈을 감습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나날들이 다시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다녀갑니다.
미고 : 이런, 주무시고 계셨군요. 안 좋은 타이밍에 찾아뵈었네요. 그래도 다시 뵈어서 정말 기쁩니다. 정말 멋진 활약상이었어요. 특히, 콰이로님에게 맞서 싸워 활약할 때에는 아무리 저라도 손에 땀을 쥐고 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미고 : 보잘것 없지만 상영료입니다.
달그락,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
[COIN : 2/5]
에보니 : 쉿, 방해하지 말자. 나타샤, 이쪽으로 와.
나타샤 : 간만에 얼굴 보고 대화하고 싶었는데 아쉽네.
에보니 : 그래도 너는 많이 얘기한 축에 속하지 않아? 난 그때 헬기에서 만나뵌 게 마지막이었다고.
나타샤 : 그거랑 이게 같아? 따지고 보면 애초에 네가 죽……. 에보니, 넌 늘 이런 식이지.
에보니 : 화내지 말고, 자. 여기에 넣어.
[COIN : 3/5]
[COIN : 4/5]
얇은 담요 위로 두툼한 이불이, 또 베개가 생기고, 작은 그릇에 물과 빵, 통조림이 쌓입니다.
그로부터 하염없이 긴 시간이 또 흐르고……. 체이시는 문득 잠에서 깨어납니다.
당신의 곁에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콰이로가 앉아 있습니다.
서정혁 : 일어났나?
서정혁 : 언제부터 여기 있었냐는 표정이군. 나야 늘……. 곁에 있었다.
서정혁 : 범위에 따라 애매해지나. 어떤 나까지 ‘진짜’로 헤아려줄 건가?
문득, 체이시의 목소리가 트입니다.
이전보다 비교적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습니다.
서정혁 : 안드로이드의 머리를 자주 묶어주더군. 나를 닮아갈수록 괴로워 보이던데, 별로 달갑진 않았나 봐.
괴물 : 이런 곳에서 뵙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환각입니까.
괴물 : 맨 처음부터 저와 파트너였던 선배님...께서 제 유일한 파트너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분이 거짓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인간이었던 저와 맨 처음의 선배님을 좇을 뿐입니다.
괴물 : 결국, 모든 분이 소중해지고 말았지만... (...) 그리워하려는 의지조차 나약해 죄송합니다. 실망하셨습니까.
서정혁 : 실망할 것도 없지. 그 또한 나니까. 하지만, 그래. 맨 처음이라면. ...그 마지막 순간에는 내가 괜찮게 살기를 바랐다고 했던가… 사실 그 즈음 되어서는 전부 포기하고 싶었지. 변덕을 부려 네 손에 죽길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눈물을 보니 또 후회가 일었다. 웃어 보이느라 고생 좀 했어.
서정혁 : 내가 창가에 남겨둔 눈사람은 보았나. 내 기억을 머금은 안드로이드가 제대로 처리해주지 않았다면, 그래. 녹아가는 모습을 봤을지도 모르겠군. 꿈결처럼 사라졌겠지. 그 순간은 나도, 내 안드로이드도 네 곁에 없었으니 기억나질 않아. 어땠나?
서정혁 : 너는 볕 아래서 살아가란 말을 남기고 떠났었지. 볕 아래서 녹아 없어질 눈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렇게 내 손끝에서 흩어지고선.
괴물 : 죄송합니다. 남겨두고 떠나는 주제에 바른 말을 내뱉는 것이 얼마나 무책임한 일인지 이제는 압니다... (...)
괴물 : 눈사람은, 차마 건드릴 수 없었습니다. 선배님께서 사라지고 나서야 찾아온 봄이 눈을 녹이는데도 도저히 손댈 수가 없어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괴물 : 차라리 영원히 겨울이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가, 선배님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시간은 백 년에 한참 못 미쳤으니 오만에 불과하겠습니다만.
괴물 : 저는 이번에도 선배님을 두고 떠나왔습니다... 무사히 만나자는 약속도 차마 하지 못했습니다. 그 선배님께서는 잘 지내고 계십니까. 아니, ...이렇게 여쭈어서 죄송합니다. 면목 없습니다......
서정혁 : 나는 끝나버린 이야기만을 입에 담을 수 있게 되어 있으니... 네가 궁금해하는 나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못하겠군. 미안하게 됐다. 언젠가 네 힘으로 알게 되는 날이 오겠지. 모르고 지나간다면, 그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겠고.
서정혁 : ...후회는 충분히 들었으니 이제 추억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서정혁 : 함께 보낸 크리스마스는 어땠더라. 한 번도 만들어본 적이 없던 사람들치곤 먹을만한 결과물이 완성됐었지. 관에 들어간 눈사람과 산타 모자를 쓴 기계장치라니, 절묘하군. 지금 생각해보면 예견된 일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서정혁 : 내게 팥사과 사이다를 건넸던 순간은 기억하나? 맛이 나쁘지 않았는데, 못 먹을 걸 먹었다는 듯 구는 게 퍽 웃겼지. 학교를 무작정 더 수색하자고 했을 때도 기억나는군. 내 팔을 쐈을 때는 역시 짐덩이답다고 생각했어. 딱 그뿐이었는데… 이후로 눈치를 많이 보길래 후회하기는 했지.
서정혁 : 우리가 파트너를 맺은 초반의 승급전. 기억하나? 소문이 어떻게 난 건지, 죄다 사과를 사와서 사과주스에 감자모양 토끼 사과를 깎아 먹은 날 말이야.
서정혁 : 그날 내가 빌려던 소원이 무엇이었는지, 네게는 말해준 적 없지.
서정혁 : 사실은, 사실은 말이야. 그 이전부터 널 알고 있었어.
서정혁 : 재수없는 파란머리와 임시로 파트너를 맺기 전부터, 입사했을 때부터… 줄곧 너는 내 파트너였다.
서정혁 : 더 돌아가볼까. 나는 회사를 기억한다.
서정혁 : AOC를 말하는 게 아니야. 그 지긋지긋한 악몽 같은 회사 말이지. 지금의 너는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르니까, 흘려들어.
서정혁 : 모든 걸 잃고서, 더 잃지 않기 위해 계약서에 서명을 했었던가.
서정혁 : 어떤 우주에도 속하지 못하는 공간에 유일한 위안이 있었다면 그건 너였을 거야, 짐덩이.
서정혁 : 영원이라 칭할 만한 시간들에도 끝은 오더군. 굴레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였지. 어떤 의미로는 죽음이라 부를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사원들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을 자처했다. 모든 게 끝나니 빠져나가기엔 너무 늦었더라.
서정혁 : 마지막 순간 나는 심장을 바쳐서, 다음 생은 너와 함께 있기를 빌었지.
다시 얼굴을 마주할 수 있기를, 파트너라고 부를 수 있기를…
부디 날 기억해주기를.
서정혁 : 돌이켜 보니 언제나 네가 내 소원이었어, 체이시.
서정혁 : 그 모든 순간은 전부 나였어. 변하지 않는 사실이지. 그리고, 지금 내 앞에 있는 너도….
서정혁 : 그리워마지 않던 나의 파트너.
짤그랑, 금속음 소리와 함께 모든 동전들이 모입니다.
[COIN : 5/5]
서정혁 : 결말까지 앞으로 한 걸음 남았으니까,
콰이로의 손끝이 닿는 순간, 흉측하던 신체의 말단부터 세포의 갈래가 나뉘며 교차되고, 또 얽히며 인간의 신체로 변합니다.
내장을 뒤덮고 수복하는 피부, 또렷한 눈동자, 원래대로 돌아온 모발, 겹쳐 잡은 손끝이 천장을 향합니다.
서정혁 : 너무 걱정하지 마라.
괴물 : 가지 마세요...
괴물 : 기억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소원 하나조차 제대로 들어 드리지 못하는 짐덩이라서 죄송합니다.
괴물 : 제가 나약해서, 자꾸만 상처입혀서, 부족한 사람이어서, 고작 이 정도의 고통을 들고 어리광부려서... 죄송합니다.
괴물 :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고백한다면 실망하실 겁니까.
괴물 : ...하지만 저도 영웅이 되고 싶지 않았어요.
괴물 : 인간이 아닌 것으로 취급받더라도, 부조리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함께할 수 있다면 그걸로 좋았습니다......
괴물 : 이런 말씀 드려 죄송합니다. 자꾸 붙잡아서... 사죄드려야만 할 행동을 해서 죄송해요.
괴물 : ...떠나셔도 괜찮습니다. 일어날 수 있습니다......
PRESS ANY KEY.
닿은 자리부터 체이시는 빨려들듯이 천장 안으로, 아니, 밖으로 향합니다.
콰이로는 함께 가지 않습니다. 대신 당신에게 속삭입니다.
서정혁 : 네가 나를 구했으니... 너는 내가 구해야겠어, 짐덩이.
서정혁 : 언젠가 함께할 수 있을거야. 내 판단을 의심하지 마라.
서정혁 : 돌아보지 말고 가.
RESTART
단순하고, 명료하지만, 너무나도 잊지 쉬운 사실.
당신을 망치는 건 당신을 알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지만, 당신을 구하는 건 소수의 깊은 인연입니다.
세계를 구하고 싶다고 생각한 작은 계기가 떠오릅니다.
아, 그래…….
나는 그냥 당신이 이곳에 함께 살아있었으면 했구나.
광기 해제, 상실한 이성과 체력을 전부 회복합니다.
system : [ 체이시 ] HP : 0 → 15
system : [ 체이시 ] SAN : 0 → 50
수백 명의 안드로이드가 거리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파옵니다.
누군가가, 아니, 무언가가 당신에게 말을 걸고 있습니다.
목소리의 출처는 체이시가 쓰러져있던 연구소 뒷편, 실험관들이 나란히 선 자리입니다.
가까이 걸어간 체이시는 데로록 굴러가던 눈동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알파형 크리쳐
당신은 체이시. 현존하는 최강의 크리쳐. 그리고 알파.
체이시는 자신의 진정한 능력을 깨닫습니다.
알파는 모든 크리쳐들의 우두머리.
체이시는 여태까지 외면하던 진짜 자신을 마주하고 눈을 떴습니다.
그 어떤 크리쳐든 당신의 명령에 부응할 것입니다.
그리고 눈앞에는 모든 실험관의 입구를 여닫는 개폐 버튼이 있습니다.
체이시 : (크리쳐와 가만히 눈을 맞춘다. 손을 뻗어 버튼을 누른다. 당연히 그래야만 할 것처럼, 의심하지 않고.)
체이시가 이를 누르면 모든 실험관들이 열리며 몇십 체의 크리쳐들이 탈출합니다.
그들은 일제히 당신의 앞에 몸을 숙이고 복종하는 자세를 취합니다.
‘우리들의 왕이시여, 무엇이든 좋으니 명령해주세요.’
모든 크리쳐들은 그 존재를 긍정받습니다.
지금부터는 함께 싸울 시간입니다.
허공을 빙글빙글 돌며 반짝이는 중앙 관리 체제가 보입니다.
상자가 절반으로 나뉘어 갈리며 푸른 빛을 내뿜자, 천지가 진동하는 소리와 함께 행성이 더 빠르게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종말, 멸망, 세계의 끝이 다가온다는 절망, 패닉, 압도적인 공포, 가늠할 수 없는 긴장감이 안전지대에 내려앉습니다.
사격으로 쉴드를 파괴하기엔 지금 소지하고 있는 쌍수 무기는 사거리가 부족합니다.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않으면 탄환이 목표까지 닿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주변에 높은 건물이라곤 보이지 않고, X 제약 회사는 반쯤 부서져 있습니다.
여기서 체이시, 세션 시작 이후 사용하지 않았던 기능치 ‘용기'를 판정합니다.
체이시 : CC<=90 [ 용기 ] (1D100<=9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7 > 97 > 실패
강행 가능합니다.
체이시 : CC<=90 [ 용기 ] (1D100<=9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4 > 24 > 어려운 성공
‘용기’ 기능치의 이름이 ‘직면’으로 바뀝니다.
잠깐 주저했으나, 당신은 스스로를 직면합니다.
스스로의 정체를, 그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는 당신이라는 생명체를 받아들입니다.
그 존재를 긍정해준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끔찍한 괴물도, 선망의 대상이 된 용사도, 평범했던 누군가의 파트너도 전부 당신이라고, 그렇게 말하는 데까진 아주 많은 시간과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체이시가 자신의 존재를 직면한 순간, 체내의 크리쳐 세포가 박동합니다.
당신이 원한다면, 되고자 하는 건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체이시 : (자각한 순간, 머리칼이 바람에 흔들린다. 순백의 군복을 찢고 우화한 것은 한 쌍의 날개. 고개를 들어 목표 지점을 확인한다.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 비행을 선망한 적은 없었으나, 실패하지 않을 것임을 직감한다. 의지에 의해 작동하는 날개에 몸을 맡긴 채 하늘 속으로 솟구친다.)
당신의 몸은 단숨에 허공으로 떠오릅니다.
표적이 손에 잡힐듯 가까워집니다.
AOC 건물의 옥상을 보면 당신과 같은 타이밍에, 허공을 향해 총을 겨누는 콰이로가 보입니다.
쉴드가 파괴됩니다.
여태까지 알지 못 했던 경지가 보입니다. 당신은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때마침 콰이로에게서 무전이 옵니다.
콰이로 : 쉴드 파괴 완료. 방해가 좀 있었지만 어떻게든 됐다. 그쪽은?
체이시 : 확인했습니다. 바로 사격하겠습니다. (망가진 쉴드 너머, 장치 향해 총구 겨눈다)
총탄이 쉴드에 쏟아져 내립니다.
푸르게 빛을 내던 중앙 관리 체제는 유리창처럼 깨져 나갑니다.
이후, 체이시는 여느 새가 그러하듯 부드럽게 착지합니다.
잠깐 돋아났던 날개가 환상처럼 사라지자, 찢어졌던 군복은 말끔히 복원됩니다.
콰이로 : 수고했다. 곧 그리로 갈 거야. 약속했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군.
체이시 : 예, 기다리겠습니다. ...빠른 복귀 부탁드립니다.
콰이로 : 그래. 얼굴 보고 얘기하지. (그대로 무전이 끊기는 듯했다가) ...보고 싶다. (이야기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는지, 중얼거림에 가깝게 들려옵니다.)
짧게 연락을 주고 받던 중, 휴대용 기기가 탄환에 맞아 박살납니다.
총을 내려둔 나타샤가 이쪽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옵니다.
부서진 잔해 위로 코트자락이 흩날리고, 저 너머에 뒤따라 오는 교주의 모습이 작게 보입니다.
쉴드가 부서졌음에도 중앙 관리 체제는 흉흉하게 빛나며 더욱 더 빠르게 행성을 이쪽으로 끌어옵니다.
체제는 아까 박살나지 않았던가요?
하지만 역시 ‘일반 탄환'으로는 어려운 모양입니다.
중앙 관리 체제의 파괴는 TFR에서도 미고가 준 특수 탄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따라서, 이 모든 일을 막고 싶다면 중앙 관리 체제와 연동된 나타샤를 살해해야 합니다.
잊지 않았겠죠? 저 상태의 나타샤는 이미 로스트된 상태나 마찬가지라는걸.
최종 전투가 시작됩니다. 전투는 나타샤와 체이시의 1:1로 진행됩니다.
교주는 지켜만 볼뿐 참여하지 않습니다.
‘직면' 판정에 성공한 체이시는 크리쳐로서의 자신을 받아들였습니다.
더 이상 능력을 사용할 때 거부감은 없으며, 당신 안의 크리쳐 역시 기꺼이 당신에게 힘을 빌려줄 것입니다.
얼음 방패와 눈의 검이 각각 +1d8로 상향됩니다.
체이시, 원하는 공격 판정.
체이시 : (검날에 공격 스킬 익숙하게 두른다)
체이시 : CC<=80 [ 근접전 (도검) ]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4 > 24 > 어려운 성공
체이시 : 1d8++1D4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피해] (1D8+1D4) > 4[4]+1[1] > 5
체이시 : 1d8 (1D8) > 3
체이시 : ...이렇게 뵙게 되어 유감입니다.
나타샤 폴 블레인 : (짧게 혀 차고는 반격합니다.)
나타샤 폴 블레인 : cc<=95 근접전(단도) (1D100<=9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2 > 82 > 보통 성공
반격 실패.
나타샤는 당신의 공격에 잠깐 대치하나 싶더니, 체이시의 힘에 밀려 깊은 검상을 입습니다.
나타샤 폴 블레인 : cc<=95 근접전(단도) (1D100<=9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4 > 54 > 보통 성공
나타샤 폴 블레인 : 1d3+2d6 피해(맨손) (1D3+2D6) > 2[2]+10[6,4] > 12
나타샤 폴 블레인 : (상처 무시하고 쇄도합니다.)
체이시 : (방패 스킬 몸에 두른 채, 회피 시도한다)
체이시 : CC<=49 [ 회피 ] (1D100<=4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9 > 19 > 어려운 성공
체이시, 피해 없습니다.
나타샤 폴 블레인 : 압니다, 이런다고 에보니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쯤은, 알고 있습니다.
나타샤 폴 블레인 : 하지만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이죠? 어차피 에보니는 이런 저를 용서하지 못할 거고, 죽음 뒤에는 지옥의 끝자락만이 반겨줄 텐데.
나타샤 폴 블레인 : 그럴 거라면 한 사람이라도 더 길동무로 삼을 뿐이에요. 그러면, 적어도…
나타샤 폴 블레인 : 그 인파 속에 묻혀 얼굴이라도 한 번 볼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나타샤 폴 블레인 : 소중한 사람을 잃어본적 없는 당신이 과연 내 생각에 조금이라도 공감할 수 있겠습니까?
교주가 품에서 마도서를 꺼내 영창합니다.
나타샤가 검은 형체가 되어 크게 부풀어 오르더니, 이내 인간의 모습을 잃고 괴로운 듯 울부짖습니다.
……어쩌면 당신이 될 수도 있었던, 혹은 콰이로가 될 수도 있었던 이야기.
이성 판정 1/1d2 후, 전투가 재개됩니다.
체이시 : CC<=50 [ 이성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9 > 99 > 실패
체이시, 이성치 1 감소합니다.
나타샤는 체내에 넘치는 힘과 광기를 견디지 못하고 마음이 꺾여, 결국 폭주했습니다.
이를 끝낼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누구인지는 자명합니다.
당신은 녹취록을 분명히 보았습니다.
자, 나타샤의 소원을 들어줄 것인가요?
체이시, 공격 판정.
체이시 : (검에 스킬 싣는다)
체이시 : CC<=80 [ 근접전 (도검) ]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2 > 52 > 보통 성공
체이시 : 1d8 (1D8) > 8
체이시 : 1d8++1D4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피해] (1D8+1D4) > 2[2]+4[4] > 6
징벌자 나타샤 : (피하지 않고 공격합니다.)
징벌자 나타샤 : cc<=95 근접전(단도) (1D100<=9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4 > 64 > 보통 성공
징벌자 나타샤 : 1d3+2d6 피해(맨손) (1D3+2D6) > 1[1]+5[4,1] > 6
징벌자 나타샤 : (피 3 깎아 피해량 추가합니다.)
system : [ 징벌자 나타샤 ] HP : 12 → 9
징벌자 나타샤 : cc<=80 단죄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8 > 28 > 어려운 성공
나타샤의 단검에 수상한 기운이 서립니다.
체이시, 회피 판정.
체이시 : (방패 스킬로 몸 감싼다. 바닥에 몸 굴려 회피 시도한다)
체이시 : CC<=49 [ 회피 ]
CC<=49 [ 회피 ] (1D100<=4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7 > 67 > 실패
1D8 (1D8) > 3
체이시, HP -6.
체이시의 턴입니다.
원하는 공격 판정.
체이시 : (나타샤 똑바로 응시하며 검에 공격 스킬 입힌다)
체이시 : CC<=80 [ 근접전 (도검) ]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2 > 52 > 보통 성공
체이시 : 1d8++1D4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피해] (1D8+1D4) > 8[8]+1[1] > 9
체이시 : 1d8 (1D8) > 5
징벌자 나타샤 : cc<=49 회피 (1D100<=4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 > 6 > 대단한 성공
징벌자 나타샤 : cc<=95 근접전(단도) (1D100<=9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3 > 83 > 보통 성공
징벌자 나타샤 : 1d3+2d6 피해(맨손) (1D3+2D6) > 1[1]+11[6,5] > 12
징벌자 나타샤 : cc<=80 단죄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4 > 94 > 실패
나타샤의 검에 있던 검은 기운은 사라졌으나, 그 기세는 처절합니다.
체이시, 회피 판정.
체이시 : CC<=49 [ 회피 ] (1D100<=4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8 > 48 > 보통 성공
체이시, 공격 판정.
체이시 : 죄송하지만 당신에게 죽을 수 없습니다. 제 파트너가 이번에도 소중한 사람을 상실하도록 만들지 않을 겁니다!
체이시 : (기도하듯, 검에 스킬 담는다.)
체이시 : CC<=80 [ 근접전 (도검) ]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9 > 29 > 어려운 성공
체이시 : 1d8++1D4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피해] (1D8+1D4) > 5[5]+1[1] > 6
체이시 : 1d8 (1D8) > 1
나타샤는 살짝 웃은 것 같았습니다.
회피하지 않습니다.
system : [ 징벌자 나타샤 ] HP : 9 → 3
system : [ 징벌자 나타샤 ] HP : 3 → 2
징벌자 나타샤 : cc<=95 근접전(단도) (1D100<=9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0 > 70 > 보통 성공
징벌자 나타샤 : 1d3+2d6 피해(맨손) (1D3+2D6) > 1[1]+8[4,4] > 9
징벌자 나타샤 : cc<=80 단죄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2 > 52 > 보통 성공
system : [ 징벌자 나타샤 ] HP : 2 → 1
작지만 선명하게, 나타샤의 단도에 검은 불꽃이 피어오릅니다.
체이시, 회피 판정.
체이시 : CC<=49 [ 회피 ] (1D100<=4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 > 2 > 대단한 성공
체이시는 나타샤의 공격을 간신히 흘려냅니다. 공격 판정.
체이시 : (스킬의 힘으로 벼려진 검 단단히 움켜쥔다)
체이시 : CC<=80 [ 근접전 (도검) ]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8 > 58 > 보통 성공
체이시 : (언어는 더 이상 위로가 되지 못함을 알고 있다. 진심을 담은 검격만이 이 순간의 정답이었다...)
체이시 : 1d8++1D4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피해] (1D8+1D4) > 1[1]+3[3] > 4
체이시 : 1d8 (1D8) > 4
전투가 종료됩니다.
나타샤였던 생명체는 바닥에 쓰러져 천천히 흩어집니다.
듣기 판정.
체이시 : CC<=60 [ 듣기 ]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1 > 81 > 실패
징벌자 나타샤 : 에보니…….
징벌자 나타샤 : 나도, ... ……. 곁에, 있게…
징벌자 나타샤 : 파트너…… 잖….
마침내 흩어져 사라집니다.
체이시 : (겨울이 흩어진 봄날, 머리를 맞대고 잠들던 둘의 모습을 떠올린다.) ...좋은 꿈 꾸십시오.
사로잡혀 괴로워하던 동료는 당신의 손으로 끝냈습니다.
나타샤도, 에보니도 분명 당신에게 고마워할 거예요.
뒤를 돌아보면, 교주였던 존재는 나타샤의 폭주에 휘말려 사망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당신에게 그토록 심한 짓을 저지른 존재이지만, 그 기반에 무한한 동경과 열망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냥 미워하기 힘듭니다.
나타샤가 소멸해도 중앙 관리 체제는 멈추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제 하늘은 거대한 행성으로 가득찬 상태입니다.
정신력 판정.
체이시 : CC<=50 [ 정신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6 > 26 > 보통 성공
콰이로가 연동되었던 건 1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어져 있었기 때문이라는 과거의 사실을 일부 기억해냅니다.
그렇다면, 미고의 도움이 없는 지금 저걸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립니다.
오데트를 업은 콘라드가 이쪽으로 다가옵니다.
콘라드 : 상황은 어떻습니까? 막을 수 있겠어요?
체이시 : (하늘로 시선 돌린다) ...확신할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오데트가 콘라드에게 내려달라는 제스쳐를 취한 뒤 천천히 내려옵니다.
그는 그것조차 숨이 찬 듯 한참을 헐떡거립니다.
바닥이 난 생명력과 변해버린 외형은 분명 체이시를 원래 있던 차원에서 이쪽 세상으로 끌고 오느라 오데트의 능력을 추출, 변형 및 확대하면서 일어난 비극이었습니다.
오데트 : 상황은 조사 보고랑 드론 촬영으로 대충 들었어. 크리쳐가 존재하는 세계라면 어디서도 멸망의 법칙은 깨지지 않았고, 당신은 여기 사람이 아니라는 것까지.
오데트 : 어쩌면 해결 방안이 있을지도 모르겠어.
오데트 : 멸망의 법칙은 깨지지 않았다는 말, ‘크리쳐가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 세계'는 다르다는 거잖아. 그곳에는 모든 답이 있겠지. 그리고…….
무언가 설명하려는 듯 입을 열던 오데트는, 문득 다시 입을 닫고 침묵을 지킵니다.
오데트 : 기억 나? 원래 있던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있었던 일.
그 말에 기억을 되짚어봅니다.
체이시 : 제가 방주와 연결된 선배님을 제압했던 일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런 일들도 있었지만...
당신은 기억해냅니다.
후회 위에 추억을 상기시키듯 덧그려 주었던 콰이로 덕에.
한때 당신에게는 힘들게 손에 얻은 소중한 일상이 있었습니다.
그날의 크리스마스.
콰이로와 케이크를 만들고, 눈사람을 만들던 나날들이 떠오릅니다.
오데트 : 그런 일도 있었어? ...
오데트 : 남아있는, 그리운 사람은 없고?
체이시 : (시선 올려 중앙관리체제 돌아본다) ...방주가 인간형으로 변화했었습니다. 정확히는... 선배님과 유사한 외형으로.
오데트는 체이시의 얼굴을 물끄러미 응시합니다.
오데트 : 그쪽이 멸망하지 않았다면,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네.
그 말에 체이시는 무의식적으로 콰이로를 닮은 방주의 얼굴을 떠올립니다.
말은 이어집니다.
오데트 : 이곳 사람도 아닌 당신이 여길 구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할 필요는 없어.
오데트 : 누군가를 구하고, 돕고, 살리는 것은 의무가 아니고, 그 누구도 강요할 수 없지. 세계 멸망과 수많은 사람의 목숨이 걸려 있다고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건…….
오데트 : 당신 그 자체.
그리고 오데트는 당신에게 묻습니다.
오데트 : 당신을 불러온 건 나의 능력이니, 돌려보내는 것도 내가 해야 마땅해. 그러니 나는 신경 쓰지 말고 당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선택을 해봐.
콘라드 : 오데트, 더 이상 능력을 쓰면…….
그 말을 들은 콘라드가 사색이 되어 말리지만,
오데트 : 이건 내 권리, 그리고 내가 정하는 마지막이야.
오데트는 강경합니다.
오데트의 능력도 한계에 다다르고, 체이시도 단 한 군데 밖에 고를 수 없습니다.
체이시, 선택의 시간입니다.
이 순간에도 행성은 다가오고, 도움을 구하는 목소리가 당신의 발목을 잡습니다.
하지만 결국 어디에서, 누굴 위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는 온전히 당신의 몫입니다.
원래 있던 세계로 돌아 가겠습니까?
아니면 더 머나먼 곳으로 떠나겠습니까?
당신의 고향, 당신이 있던 세계는,
이 세계보다 시간이 아득하게 많이 흐른 곳, 멸망했다는 증언까지 들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떻게 그곳에서 끌려오게 되었는지, 정확한 정황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곳에 아직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것뿐.
더욱 더 머나먼 곳,
체이시는 어쩌면 돌이킬 수 없는 여행을 떠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크리쳐라는 매개를 접한 모든 문명이 스러지고 멸망하는 이유를 찾아내고, 그 모든 차원을 구해낼 수 있는 사람이 당신 외에 또 있을까요. 운명은 끊임없이 박동합니다.
돌아가봤자 멸망하는 세계라면, 콰이로를 구해야 합니다.
체이시 : (입안에서 쇳내가 올라온다. 그제야 입술을 사려물고있었음을 깨닫는다...) ...제발 저를 흔들지 말아주십시오. 부탁입니다...
체이시 : ...이곳에 남겠습니다.
오데트 : 네가 그러고 싶다면, 그 또한 네 선택이지만... (콜록.) ...알잖아. 이곳의 콰이로는 정확히는, '네' 파트너가 아니라는 걸.
체이시는 떠올립니다.
"돌아보지 말고 가."
당신을 믿고 보내주던, 파트너의 목소리.
...여기에서 그만둘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는, 방주도, 당신의 파트너도, 이곳의 콰이로도 구할 수 없습니다.
그런 생각이 문득 듭니다.
체이시, 원치 않았을지언정...
다시 영웅이 되러 가겠습니까?
체이시 : (평범한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쩐지 아득한 과거의 일처럼 느껴지는 시절. 문득, 익숙한 목소리를 떠올린다. 나를 영웅이라고 불러주었던 당신에게 떳떳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의 영웅에게. 한참 입 다물고 있다가 간신히 입 열었다) 보내 주십시오... 제가 어떻게든, 해답을 찾아보겠습니다.
체이시 : 폐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오데트 씨.
오데트 : 그것이 당신의 선택이라면. (손을 꼭 잡았다가 놓습니다.)
오데트 : 새로운 좌표를 찾아, 셀 수 없이 많은 경우의 수를 뚫고 나아가야 해. 나는 한없이 약해져 있으니까……. 안타깝지만 나 혼자서는 할 수 없어.
창백한 안색으로 잠자코 있던 콘라드가 자신의 손을 내밉니다.
콘라드 : 나를 써. 오데트, 그게 네가 고른 정답이라면 전적으로 너를 믿을게.
오데트가 적막을 지키다 대꾸합니다.
오데트 : 둘로도 부족할 거야. 차라리 뭔가 다른 대책을…….
그때, 구석에 숨어있던 어떤 사람이 손을 듭니다.
“저기, 여태까지 지켜봤는데요, 저라도 괜찮으면 써주지 않으실래요?”
아주 평범한, 처음 보는 얼굴입니다.
“당신이 싸우는 거 계속 숨어서 지켜봤어요.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그 사람의 말을 끝으로, 우물쭈물대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대피소에서 빠져나옵니다.
“지켜야 할 가족이 있으니까, 내 목숨 하나로 끝난다면…….”
“정말로 구해주시는 거죠? 정말이죠……?”
“어차피 멸망 때문에 죽을 거라면 걸어보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주변으로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오데트는 주변을 둘러보곤 고개를 작게 젓습니다.
오데트 : 아직 부족해. 체이시는 안전 지대의 테러로 소환됐으니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필요한지는 알고 있겠지?
그때, 안드로이드들이 걸어옵니다.
진압용 인력인가 싶어, 경계해 총을 들어도 그들은 빈손입니다.
그들은 전부 생전의 기억이 있는 고인의 안드로이드들입니다.
“이야기는 다 들었습니다. 부디 저희의 전력도 써주세요.”
“어차피 나타샤 씨의 명령에 의해 원치 않게 많은 사람들을 해친 몸입니다.”
반대편에서는 종교에 속했던 사람들 일부가 아주 조금씩 나옵니다.
“저희는 그저 당신을 존경한다는 이유만으로 종교에 들어갔으나, 뜻이 맞지 않아 테러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미력하게나마 저희 단체가 속죄하게 해주세요.”
좋게 말하자면 헌신적인 희생양, 나쁘게 말하자면 자살 희망자들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그들은 당신을 믿고 뒤를 잇습니다.
후세가 존재한다면, 그들 역시 영웅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오데트가 문을 천천히 엽니다.
하나 둘씩 바닥으로 쓰러져, 곧 A시의 거리는 평온한 표정으로 눈을 감은 시체들로 가득 찹니다.
허공에 반짝이는 선이 긴 직사각형을 이루고, 짙은 나무색의 문짝이 달립니다.
손잡이는 정교하고 아름답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문이 완성되었을 때, 거리에 남은 사람은 오데트와 체이시 둘 뿐이었습니다.
오데트 : 크리쳐라는 매개가 곧 멸망으로 이어지는 이유를 찾아. 당신이라면 할 수 있어.
입가에서 피가 흐릅니다.
오데트는 당신을 향해 한 번 웃고는, 콘라드의 옆으로 천천히 눕듯 쓰러집니다.
이제 당신은 홀로 남았습니다. 문을 열까요?
체이시 : (손잡이 쥔 채 잠시 망설인다. 미련의 원인은 당신이었다. 언제나...)
체이시 : (보고싶다고 말했었는데. 생각은 잠시간 흐르다 멈춘다. 돌아본다면 멈추게 될 것을 알기에, 팔에 힘주어 손잡이 당긴다)
문고리를 잡아당기는 순간, 체이시는 깨닫습니다.
이 문, 힘이 부족합니다.
아무리 잡아당겨도 열리지 않는데다가 곧 사라질 것입니다.
정신력 판정입니다.
체이시 : CC<=50 [ 정신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8 > 48 > 보통 성공
당신은 한 가지 사실을 깨닫습니다.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강력한, 무생물의 에너지원을.
허공에서 빛나며 행성을 끌어당기는 중앙관리체제.
비록 저걸 이용한 사람은 반드시 파멸을 맞이했지만, 이 상황에 이것보다 더 적합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문을 완성할 수 있는 사람이 이제 없는 지금, 체이시에게 선택권은 없습니다.
자, 중앙 관리 체제를 받아들이고 문을 열겠습니까? 아니면 마지막 남은 존엄성을 선택하겠습니까?
체이시 : (멈추기에는 너무 늦었다... 스스로의 의지로 앞으로 나온 시민들, 영웅들을 앞에 두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손바닥으로 잠시 눈가 가렸다가, 가만히 중앙관리체제 올려다본다)
체이시가 그것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면, 계약의 시간입니다.
콰이로의 모습, 그리고 나타샤의 모습이 천천히 기억을 스쳐 지나갑니다.
당신은 한쪽 눈을 바치고 중앙 관리 체제의 소프트웨어를 그 자리에 이식해야 합니다.
마력을 10 소비하면 계약이 성사됩니다.
체이시 : (마력 소비해 중앙관리체제와 계약한다...)
system : [ 체이시 ] MP : 10 → 0
손바닥 위를 구르던 눈알이 푸른 빛과 함께 허공으로 떠오릅니다.
그 빛은 중앙 관리 체제와 이어지고, 복잡한 형태의 사각형 기계는 모습을 재조합해 빛나는 작은 구체를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체이시의 정신과 중앙 관리 체제가 연동됩니다.
아자토스의 정신 침식이 시작됩니다.
머릿속으로 중앙 관리 체제의 연산이 밀려 들어옵니다.
이성 판정 1d100/1d200.
체이시 : CC<=49 [ 이성 ] (1D100<=4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2 > 22 > 어려운 성공
자동으로 지능 판정 성공합니다.
광기: 악인이 시작됩니다.
새하얗게 빛나는 빛의 기둥 속, 입고 있던 제복의 바람막이가 겉부분부터 녹아내려 길게 늘어집니다.
그 기장과 모습은 마치 새하얀 코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흐릿해진 정신 너머로, 주변에 있던 모든 이들의 시체가 보입니다.
그들은 분명히 당신의 곁에 있습니다.
그리고, 콰이로가 당신의 앞에 있습니다.
먼 거리를 달려 온 듯 땀에 젖은 채로 이 상황을 황망하게 지켜봅니다.
만약, 되살릴 수 있다면.
상처 주지 않을 수 있다면, 그리운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시야의 절반이 노이즈 낀 것처럼 혼탁하고 역겹습니다.
바닥에 나타샤가 착용했던 안대가 떨어져 있습니다.
이걸 쓰면 시야에 익숙해지는데 한결 편해질 것 같아요.
콰이로 : 체이시, 어떻게 된 거야. ...네가 왜 그런 꼴을 하고 있지?”
콰이로 : 말 좀 해봐. 설명 좀 해, 어서…
콰이로 : 전부 네가 이랬나?
콰이로 : 아니지…?
문이 열립니다. 이제는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당신은 이제 헤어져야 함을 직감합니다.
또한, 광기: 악인이 발동되어 이곳의 콰이로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할 이유를 잃습니다.
체이시 : ......선배님.
콰이로 : ...가지마.
체이시 : ...저를 증오하시면 됩니다. 영원히 저를 미워하십시오. 부디. (돌아보지 않고, 힘주어 문 열어젖힌다)
콰이로 : 어디 가나, 잠깐… 대답해!!!
그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체이시는 문 너머로 걸어 들어갑니다.
이 아득한 순례의 처음과 끝을 당신에게 바칩니다.
이것은 틀림없는 괴물예찬론.
에필로그로 이어집니다.
체이시는 차원의 틈바구니에서 당신에게 속삭이는 목소리를 듣습니다.
“어떤 기분이신가요? 이제 정말 당신은 한 차원의 위의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제 필요 없는 것은 제가 가져가도록 하겠습니다.”
체이시는 이곳에서 로스트됩니다.
체이시의 시트 소각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트가 지급됩니다.
인공 아자토스, 체이시
근력 : 500 / 건강 : 500 / 크기 : 기존 체이시 크기
민첩 : 기존 체이시 민첩 / 지능 : 기존 체이시 지능 / 정신력 : 500
라운드당 공격 횟수: 1D5
근접전 100% / 피해 1D20점
신의 주사위: 1D9를 굴려 나오는 숫자로 에너미의 다이스 앞자리 숫자를 바꿀 수 있습니다. (에너미의 다이스가 39로 나왔을 경우, 체이시가 1D9를 굴려 6이 나왔다면 에너미의 다이스가 69로 바뀜.)
가장 강력한 크리쳐, 그리고 인간인 당신은 아자토스의 능력을 고스란히 받아냅니다.
그 어떤 중앙관리체제의 주인들 중에서도 가장 완벽하게 융합을 해낸 끝에, 새로운 신화생물이 탄생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당신입니다.
아자토스로 완전히 변하고 생각까지 물드는데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서둘러야 합니다. 당신에겐 사명이 있습니다.
하지만,
잠깐의 여유는 괜찮겠죠.
허공에 있는 수백 개의 문들 중에서 익숙한 모양의 문이 보입니다.
크리스마스 리스가 달린 현관문입니다.
따스한 온기가 당신을 맞이합니다.
입고있던 옷은 어느덧 크리스마스 니트로 바뀌어 있습니다.
거실에서는 TV 소리가 들리고, 탁자 위에는 따뜻한 컵이 있습니다.
당신은 그래야 한다고 정해진 것처럼 컵을 들고 문 밖으로 나옵니다.
시시한 클리셰 영화의 일부가 흘러나오고, 콰이로는 소파에서 자고 있습니다.
홀린 듯이 자다 깬 그가 이쪽을 쳐다봅니다.
놀란듯한 표정이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 창문 밖을 봅니다.
창문 밖에는 체이시의 것과 같은 색의 눈이 빛나고 있습니다.
수십, 수백 개의 세계선, 그리고 어쩌면 우리는 같은 운명을 주고 받으며 빙글빙글 돌고 있었을지도 몰라.
그러니 이건 당신이 두고 온 사람에게 보내는 선물입니다.
당신은 콰이로가 이 문 밖을 나가면 어김없이 괴로워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날의 당신도 그랬을까요?
콰이로는 자리에서 일어나야 합니다.
콰이로 : 나가봐야 할 것 같다.
인공 아자토스, 체이시 : ...영화는 마저 안 보십니까. 선배님 취향은 아닐 것 같기는 했습니다. 취향을 말씀해 주시면, 다음번에는 고려하여 준비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인공 아자토스, 체이시 : TV는 끄겠습니다. (손 움직여 리모컨 움켜쥔다)
콰이로 : 너는 변함이 없군. (체이시 가만히 눈에 담습니다.) 그래. 정확히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널 되돌리고 나면, 언제고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 현실에서 다시 보자.
인공 아자토스, 체이시 : 저에게 화가 나신 겁니까. 저도, 그렇게 이별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한참 전부터 시선을 맞추지 못하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선홍색 눈동자가 조금, 버겁다.)
인공 아자토스, 체이시 : 음료는 마시고 가십시오. ...선배님께서는 짊어진 것이 많은 분이니까, 영원히 남아 주시기를 바라지는 않겠습니다.
콰이로 : 별로. 널 두고 영웅이 되기로 선택했을 때부터, 무슨 결과가 오든 책임질 생각이었다. (시선 맞추려고 하다가, 그냥 담요 들어 덮어줍니다.) 힘들었겠군. ... (그러다 환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고개 젓고 거리 둡니다.)
콰이로 : (잔을 힐끔 보곤 웃습니다.) 사과주스? 그도 아니면 팥사과사이다인가. 사과면 안 먹어.
콰이로가 문 앞에 섭니다.
떠나는 콰이로에게 마지막으로 해줄 말이 있지 않나요?
인공 아자토스, 체이시 : (빠르게 일어나 현관으로 다가가지만 그뿐, 차마 붙잡지는 못한다) 기다리겠습니다. 언제까지든......
인공 아자토스, 체이시 : 영원이 되더라도 기다릴 테니... 그때 다시 뵙겠습니다.
콰이로 : 쓸쓸하게 들리는군, 그 말은. (문고리를 잡고선, 뒤돌아보지 않고 말합니다.) 이리로 돌아오는 일은 없을 거다. 정 보고 싶으면 네가 찾아와, 짐덩이.
센서등이 밝아지고, 나가는 소리가 들리고, 다시 꺼집니다.
크리스마스 조명이 반짝이는 방에 당신은 혼자 남겨졌습니다.
그저, 혼자.
새하얀 코트를 입은 사람이 돌아봅니다.
그 사람은 당신입니다.
자, 이제 남은 시간은…
END. Time limited.
체이시 로스트?
3부로 이어지는 결말입니다.
'티알 > 조사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COC | 조사팀] 괴물묵시록 (0) | 2024.02.08 |
---|---|
[COC | 조사팀] 크리그어 ZERO (0) | 2024.02.05 |
[COC | 조사팀] 크리그어 TFR (0) | 2024.02.05 |
[COC | 조사팀] 크리그어 2 (0) | 2024.02.05 |
[COC | 조사팀] 크리그어 1 (0) | 2024.02.05 |